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인혁 Aug 29. 2020

감정 전달자? 감정 파괴자!

메신저 속 이모티콘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만남보다는 연락을 주로 한다. 그러나 우리는 메신저를 사용할 때, 상대방의 감정을 제대로 느낄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글로 표현되기에 말투가 딱딱하게 보이고, 의미없는 이모티콘을 남발하는 상대를 볼 때, 우리의 표정은 일그러진다.     


우리는 왜 이모티콘을 쓸까?     


 글은 딱딱하다. 메신저 내용의 맥락에 따라 보낸 이의 감정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는 있다. 하지만, 글로 표현된 감정은 읽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보낸 의도와는 다르게 읽히기 쉽다. 내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나를 위로하는 ‘괜찮아?’라는 단어도 말뿐인 위로라고 생각하기 쉽고, 상대의 ‘미안해.’라는 사과도 진정성 없이 느껴질 때도 있다. 

 이렇듯, 스크린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는 모든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요소들이 사라진다. 오직 글만이 남는다. 따라서, 읽는 이는 대화의 온도를 파악하기 어렵고, 그 일부를 파악하더라도 상대방의 감정과 의도를 읽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경직된 커뮤니케이션에 부드러움을 주기 위해 이모티콘을 사용한다.

 감정이 없는 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 이모티콘이다. 이미 Z세대에게는 이모티콘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간단한 감정을 표현하는 원시적인 이모티콘을 넘어서, 다양한 감정과 웃음을 줄 수 있는 요소들로 무장한 새로운 이모티콘들이 등장했다. 이모티콘은 메신저 회사의 기본 제공 이모티콘에서 나아가, 다양한 아티스트, 컨슈머들이 참여하며 하나의 큰 시장을 형성했다. Z세대는 이제는 이모티콘을 선물로 주고받으며, 말끝마다 상황에 맞는 이모티콘을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감정 전달자라는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모티콘은 감정 전달자의 역할을 한다?     


 감정 전달자라는 이모티콘은 과연 감정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물론, 얕고 가벼운 감정은 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모티콘의 방향은 즐거움과 가벼움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진정성 있는 감정들을 표현하기보다는 대화 내용을 부드럽게 하기 위한 부차적인 요소로써 작용되고 있다.

 카카오톡 인기 이모티콘을 보면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이모티콘은 하나같이 다 귀여운, 재미있는 이모티콘이 전부임을 볼 수 있다. 이는 나아가 유행어나, 인터넷 밈, 귀여운 캐릭터를 중심으로한 주류 이모티콘 문화가 형성되었다.

 오히려 이모티콘은 감정의 교류를 헤친다. 대화에서 진정한 감정을 끌어내기 전에, 이모티콘 사용하여 이모티콘이 만들어낸 가벼운 가짜 감정으로 진정한 감정을 덮게 된다. 그래서 이모티콘은 감정 전달자라고 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표현할까?


 물론, 간단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라면, 메신저가 편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기 위한 연락이라면 메신저보다는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목소리가 담긴' 전화로, 전화보다는 '모든 것을 읽을 수 있는'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으로 대화를 해야 한다.

 만약, 메신저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메시지가 짧을 필요는 없다. 그 누구도 메시지는 짧고 간결하게 보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혹여 길어지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확실히 표현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읽는 이도 분명 알아볼 것이다. 짧은 대화라도 진정한 감정의 교류로,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디어의 미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