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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혁 Jan 25. 2020

제목과 댓글뿐인 뉴스, 기레기 - Yolo의 함정

개인화된 행복, 제목과 댓글이 전부가 된 뉴스와 우리가 만든 기레기들


'YOLO의 함정, 나만 행복하면 괜찮아.'


 ‘YOLO, 사바사, 캐바캐, 00이 하고 싶은 거 다 해~’, 중장년층에게는 낯설지도 모르지만, 청소년이나 20대에게는 상당히 친숙한 유행어들이다. 별것 아닌 유행어로도 알 수 있듯, 지금 청년들은 상당히 개인화되어있고, 파편화되어있다. 사회와 독립적으로 자신의 행복을 좇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과거와는 달리 셀 수 없는 취미활동과 엔터테인먼트 활동들, 인터넷 속 영상들을 통한 간접 경험은 개인들에게 각자 자신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자신만을 위한 즐거움을 주는 수많은 채널 속 우리는 사회를 쳐다볼 시간을 갖지 않는다. 이미 우리의 시간은 우리의 관심사를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에어팟 프로가 출시되었을 때쯤 ‘연령별 더 많이 본 뉴스’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약간은 충격적이었다. 20대는 TOP 5의 기사가 모두 에어팟 프로에 관한 기사였다. 좋아하는 것, 자신의 흥미를 끄는 것들을 찾아보는 것, 이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을 찾는 것은 사회를 이루는 개인으로서 비판받을 만하다. 아니, 나아가 스스로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이다. 불안하고 정의롭지 않은 사회 속 개인의 행복이 존재할 수 있을까? 사회에 대한 무심함과 무지는 결국 우리의 행복을 옥죄는 일이다.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자유와 행복은 올바른 사회에서만 실현될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의 행복만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면, 어느 순간 사회는 정상범주에서 탈선하고, 따라서 혼란 속 개인의 행복은 성립할 수 없게 된다.      



 사회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뉴스를 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다. 이제, 우리가 사는 사회에 관심을 가지기 위해 뉴스를 본다고 치자. 그렇다면 우리는 뉴스를 제대로 읽고 있을까?




요즘 우리가 뉴스를 읽는 방법


 최근 유튜브를 비롯한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는 영상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동영상의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짧고 자극적인 정보를 한눈에 스윽 훑어보는’ 정보를 대하는 자세가 문제가 되기 시작한다.

 이는 정보를 제공하는 글도 마찬가지고 인터넷 뉴스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뉴스를 볼 때 극단적인 사람들은 ‘제목-(휙)-댓글’로 넘어간다. ‘짧고 빠른 정보’만을 원하고 이제는 익숙해진 ‘내가 보는 콘텐츠에 대한 시간 장악’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그러니 기자들이 기사 제목에 목숨을 걸고, 특정 집단들이 댓글을 조작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것만 보니까. 이제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

 그럴듯해 보이는 댓글들을 읽고 자기 생각인 것인 마냥 말하고 다니지는 않는가? 금방 올라온 뉴스에 누군가가 댓글을 달고 ‘좋아요나 추천’을 100명이 동시에 누른다고 생각해보자. 그 뉴스의 베스트 댓글은 정해졌다. 우리는 그 댓글을 네티즌들의 여론이라고 생각한다. 100명 남짓한 사람이 그 뉴스에 대한 몇천만 명의 목소리가 되어 버린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인터넷 뉴스의 모습은 제목과 사진, 그리고 댓글이 전부일지 모른다.(모자이크 처리)


 나아가, 언제부턴가 우리는 기자들을 ‘기레기’라고 부른다. 어느 순간 기자는 쓰레기가 되었다. SNS상 특정 뉴스 채널의 기자들은 기레기라고 불릴 만하다. 의미도 없는 기사를 가져다 놓지를 않나, 재가공에 재가공을 거친 기사를 자극적인 사진이나 멘트로 포장해서 보여준다.

 안타깝지만, 이런 기사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타인을 태그하여 그 기사에게 관심을 주는 당신이 기레기를 만드는 것이다. 당신의 생각 없는 클릭이 기자에게 돈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 없는 기사에 응답하고 관심을 표현하는 사람은 기자들을 기레기라고 욕할 자격이 없다.

 모든 기자를 기레기라고 가정한다면, 그래서 기자들을 없앤다면? 그 결과는 모두가 알 것이라 생각한다. 기레기를 만든 것은 우리고, 이런 기레기를 없앨 수 있는 것 또한 우리다. 비판적으로 기사를 보는 자세가 필요하고 '쓰레기 같은 기사'에 관심을 줘서는 안 된다.

        



 주변의 사소한 일들부터, 나아가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관심을 가지고 올바른 정보를 모아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회의 소수인 정치인을 비롯한 권력계층이 사회를 어떻게 이끌어나가는지를 감시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사회에서 우리의 역할이다. YOLO나 개인의 행복도 좋다. 하지만 그들을 감시하지 않으면,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면, 우리도 모르게 사회는 그들의 것으로 바뀌고 말 것이다. 사회를 감시하는 것은 한두 명으로는 턱도 없다. 우리가 그들에게 빌려준 권력은 우리의 것이다. 사회의 주인은 그들이 아니라 우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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