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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혁 Nov 26. 2019

광고에 잠식당한 실시간 검색어

 최근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는 광고로 도배되어있다. 토스와 같은 곳에서 진행한 새로운 모습의 이벤트성 광고로 실시간 검색어가 가득 차게 된 것이다.

 우리가 인터넷 앱을 누르면 인터넷 포털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우리에게 ‘인터넷=포털 사이트’이고, 포털의 중심에 있는 것이 실시간 검색어이다. 실시간 검색어는 물론 인터넷 포털 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중 하나이지만 우리의 삶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상당히 크다. 정치, 경제, 사회, 연예 등의 수많은 주제의 이슈들의 순서를 매기어 우리는 그날, 우리의 삶에 중요한 키워드와 소식 나아가 여론을 접한다. 마치 TV 뉴스에서 설정한 ‘중요성에 따른 뉴스 순서’와 준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제 실시간 검색어 1위~20위 중 정말 중요한 내용을 다룬 키워드는 한 손에 다 꼽히지도 않는다. 많아서가 아니라 거의 없어서 한 손에 꼽히지 않는 것이다. 실시간 검색어가 광고판이 되어버렸다.

 이에 네이버의 해결책은 ’사용자의 연령대 등에 맞춘 다양한 모습의 실시간 검색어를 제공하는 것‘이라 한다. 과연 올바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연령대로 나뉜 실시간 검색어, 3040들은 모르겠지만 1020에게는 무지를 전파하는 무책임한 처사이다. 일례로, 최근 ‘에어팟 프로’의 출시가 확정된 날, 1020의 탑5 뉴스는 모두 ‘에어팟 프로’에 관한 뉴스였다. 반면 3040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로 가득 차 있었다. 가뜩이나 분별력이 부족하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10대들에게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아무리 젊은 사람들의 트렌드와 관심을 반영했다 한들, 우리 사회에서 꼭 알아야만 하는 일은 있기 마련이다. 

동일 날짜, 동일한 시간에 캡처한 연령별 많이 본 뉴스 (좌) 20대, (우) 40대

 또한, 정치 관련 이슈를 덮기 위해 실시간 검색어를 조작하는 정황도 보일 때도 있다. 알 수 없는 사람들, 음식들이 갑자기 실시간 검색어를 덮기도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제는 광고에 가려 보이지도 않는다.

 실시간 검색어에는 ‘공익성과 투명성’이 필요하다. 언론에 준하는, 어쩌면 ‘언론의 플랫폼으로서의 포털’은 막강한 힘을 가졌기에 이에 따른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물론, 사기업의 서비스로 함부로 강제할 수는 없지만, 기업 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면 법과 제도를 통해서라도 규제를 강제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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