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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혁 Nov 26. 2019

인스타그램, 만들어진 나와 마주하다.

사람들은 SNS에서 실제 자신과는 다른,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마치 게임에서 아바타를 만들 듯, SNS의 나를 선택적으로, 선별적으로 만들게 된다.

 우리의 실제 삶, 면대면에서의 자신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일 확률이 높다. 아무리 페르소나를 만들어낸다 해도 실제 나의 모습이 무의식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이때 우리는 사소한 감정표현, 말투, 가치관을 보다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남들에게 아름다운 모습만을 선택적으로 보여주기를 원한다. 우리는 남들보다 더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어 하고,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 결국, 만들어진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SNS는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장소에서 밥을 먹고, 행복해 보이는 모습으로 가득 차게 된다. 그렇게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나간다. 단순 일상을 공유하자는 의미로 시작했던 SNS가 주객전도 되어버리고 만다. SNS에 올리기 위해 좋은 곳을 찾아가는 우리의 모습까지도 볼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신은 또 다른 타인들을 압박한다. ‘너도 내 SNS의 모습처럼, 이렇게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지.’

 그렇게 우리 모두 ‘SNS상에서의 새로운 나’를 만드는 데에 혈안이 되었다. 아름다운 삶을 살도록, 아니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강요하는 프레임이 만들어진다. 결국, 만들어진 우리로, 아름다운 삶들로만 가득 차버린 SNS가 완성된다. 이 속에서 본인을 다시, 남들보다 ‘더’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게 하도록 자신을 한 번 더 구속하게 된다. 진짜 내 삶은 만들어진 삶의 그림자 속에 갇히고 만다.

 진짜 내 삶이 텅 비어 공허한 자신과 마주하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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