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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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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혁 Jun 12. 2019

'시즌제'로 돌아온 검법남녀

 <검법남녀 시즌 1>은 전형적인 상승곡선을 그린 드라마였다. ‘첫 시청률 4.5%’로 시작해 오르막길을 걸으며 마지막 회에는 ‘9.6%’라는, 월화드라마로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끝을 맺었다. 성공적인 시즌 1을 뒤로하고 MBC는 시즌 2의 편성의사를 밝혔고 시즌 1이 끝난 지 약 1년이 지난 지금, <검법남녀 시즌 2>가 시작되었다.


한국에서의 ‘시즌제 드라마’


 1990년대 한국은 ‘시즌제’에 대한 해석이 부족했다. 수입하는 방송사 측에서 드라마 시리즈 후속작의 여부를 모르거나 계약을 시리즈 초반 부분만 진행하였다. 따라서 드라마 중간에 서사가 끊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00년대 중후반에는 여러 방송사들이 ‘한국의 시즌제 드라마’ 도입을 고민해왔다. 이후 지금은 수많은 해외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을 시즌제에 익숙하게 해주었고, 우리는 빠르게 받아들였다, 케이블 채널들을 선두로 <구해줘 시리즈>, <보이스 시리즈>와 같은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검법남녀> + ‘시즌제’ = 찰떡궁합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구성의 3요소 : 인물, 사건, 배경’을 들어봤을 것이다. 일반적인 드라마는 제작할 때마다 3요소 모두를 고려해야한다. 하지만 시즌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만들어둔 인물과 배경은 기존의 흐름을 따라가고 ‘사건’만을 변형, 창작하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송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안정적이기에, 사건에 ‘색다른 변형’을 가해 새로운 시도까지도 해볼 수 있다.

 <검법남녀>, <보이스>, 나아가서 미드 <본즈 시리즈>, <CSI 시리즈>의 장르적 특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바로 ‘범죄/수사물 장르’를 채택했다는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시즌제는 인물, 사건, 배경 중 사건에만 변형을 가하면 된다. 같은 수사관, 같은 장소에서 매일매일 다른 범죄사건을 다루는 범죄/수사물이 위의 상황과 가장 잘 어울린다.

 따라서 ‘친숙한 서사 + 사건의 색다른 변화’는 제작자에게도, 시청자에게도 Win-Win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된 것이다. 그러나 시즌제는 장점만 가지고 있지 않다. 시즌 간의 흐름이 있는 서사이기에 전작을 시청하지 않았다면 서사를 따라가기에 벅찰 수도 있을 것이다.



시즌1을 안보고 바로 <검법남녀 시즌 2>를 봐도 될까?  

  

 허전한 부분이 있긴 하다. 하지만 MBC에서는 매 화 시작 전에 ‘이전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시즌1을 요약한 13분짜리 <검법남녀 시즌2 미리보기>라는 영상을 제공해주었다. 영상에는 인물들의 과거 행적과 성격, 관계까지를 되짚어주는 내용이 담겨있다. 나는 그 영상을 보고, 인물관계도를 본 후 드라마를 시청했다. 시즌1과 관련된 모든 내용이 완벽히 이해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전의 단서들과 드라마의 분위기를 조합해봤을 때 어떤 시청자라도 ‘80% 이상’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범죄는 진화했고, 공조는 진보했다>


 첫 주는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시청률만 봐서 ‘이게 뭐가 성공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첫 번째로, 시즌1의 첫 화 시청률보다 높다. 두 번째로, 드라마의 구성이 꽉 찬 서사로 이루어져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1화에서 4화까지 ‘조직폭력배의 마약 밀수 사건’과 ‘직장 내 성추행 사건과 죽은 여직원’의 2가지 사건들을 병행하며 보여주었다. 내용이 어렵게 느껴졌다면, 아마도 두 가지 내용을 함께 다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범죄-수사-처벌’의 구조를 가지고 있고 어디선가 볼 수 있을 법한 범죄 내용이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또 마냥 쉬운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극적 재미로 각자 ‘반전’을 가지고 있었다. 조직폭력배 마약 밀수 사건의 범인은 조직의 ‘큰 형님’이었고 성추행 당했던 여직원은 상사에 의한 ‘살해가 아닌 자해’로 인한 죽음이라는 반전을 보여주었다.

 5화-6화에서는 법정상속과 관련된, 교과서에서도 아주 예외적으로 다루는 ‘부부가 거의 동시에 사망 시 상속에 대한 문제’를 다루기에 흥미로운 전개가 기대된다. 


 다양한 사건들, 시즌제다운 시즌2를 시작한 검법남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


<검법남녀 시즌2 미리보기>

http://www.imbc.com/broad/tv/drama/forensic2/v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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