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현 Feb 19. 2024

Houseless or Homeless

nomadland

nomadland, 2021

 때로 뛰쳐나가고 싶다. 지난한 삶과, 해묵은 욕망과, 풍화되지 못한 닳고 닳은 감정들로부터. 그러나 지난한 삶을 택하고, 해묵은 욕망와 무던히 타협하고, 감정을 응축시키며 나는 살아간다.


 ‘Home’과 ’House’의 차이를 내가 가진 언어로는 잘 설명하지 못하겠다. 다만 기능과 수단의 차이 정도로 차치하자. 예컨대 ‘House’는 안락한 삶을 위한 필수불가결해 보이는 수단이다. 반면 ‘Home’은 보다 직관적으로 안락에 가깝다. 그 자체로 안락을 준다. 본질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으려나.


 지향이 분명하다면 수단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노인의 말처럼, 생명이 꽃피는 강가를 바라보며 느꼈던 순간의 전율은 삶과 대체될 수 있다. 나를 둘러싼 수많은 겉치레를 버리고 내가 쌓은 삶의 지향을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어쩌면 ‘House’를 소유했으나 ‘Homeless’일지도 모르는 내 삶을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구원은 어디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