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해 보자. 어느 해외영업사원이 있다. 365일 24시간 쉬지 않는다. 열정적으로 세일즈 한다. 바이어가 가진 고민을 한눈에 파악하고, 순식간에 해결한다. 월급을 주지 않는데 불만도 없다. 그와 만난 잠재바이어들은 이렇게 요청한다.
“무척 흥미롭군요. 당신의 제품과 회사에 대해 더 설명해 줄 수 있나요?”
“그런 멋진 제품이 있었나요? 어떻게 하면 가능한 빨리 샘플을 받아 볼 수 있을까요?”
“혹시 우리나라에 출장 올 계획이 있나요? 아니, Zoom으로 화상미팅을 합시다. 언제가 좋을까요?”
이 사원은 여전히 열심히 일한다. 그리고 회사의 생산역량을 뛰어 넘는 발주가 밀려들어온다. 이런 해외영업사원이 있다면 어떻겠는가?
글동화(글+(au)tomation)란
글동화는 지난 100년 동안의 영미권 세일즈 레터에 사용된 여러 개념에서 파생됐다. ‘눈길을 사로잡는 제목’, ‘마음에 꽂히는 카피’, ‘클릭할 수밖에 없는 문구’ 등을 해외영업 실전에 맞게 재정립했다. 해외영업시에 글, 이미지, 영상으로 소통하는 것은 기존에도 중요한 부분이었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환경이 급격히 확장된 지금, 그 중요성은 더더욱 커졌다.
한마디로, 글동화란 바이어의 구매욕구를 높이는 해외영업 자동화 글쓰기이다.
그렇다면 글동화는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일까? 읽기를 멈추고 5초만 생각해보자.
거래를 시작하기 위해서 우선, 우리가 어떤 능력이 있는지 밝혀야 한다. 회사소개서. 우리가 어떤 제품을 파는지 알려야 한다. B2B라면 제품소개서. B2C라면 상세페이지. 바이어에게 텔레파시로 연락하지 않는 이상,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연락해야 한다.
그 밖에도, 홈페이지, 브로셔, 뉴스레터, 제안서, DM, 온라인 광고, SNS 포스트, 제품 데모, 미디어 광고, 영상 대본, 포스터, 소책자, 전시장 배너, 카탈로그, FAQ, 구독신청 양식, 랜딩페이지, 웨비나 안내, 산업 보고서, 매뉴얼, 계약서, 기사, 블로그 포스트, 프리젠테이션 등에 쓰인다. 글동화를 적용하면 심지어 사내 보고서,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에도 사용해 타겟을 설득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글동화의 심리학
글동화에는 인간의 심리가 반영된다. 예를 들어 보자. 인간 심리는 질서가 없으면 불안해진다. 복잡한 걸 싫어한다. [항공권을 싸게 사는 많은 비결] 보다 [항공권을 싸게 사는 5가지 비결]을 선호한다. 몇 가지가 있다고 정해주면 더 끌린다.
다른 예이다. 인간 심리는 비어 있는 부분을 채우고 싶어 한다. 우리의 타겟바이어가 제품 수입상이라고 가정해 보자. [수입상이 유통상보다 우위에 서려면 컨셉있는 제품을 취급해야 한다]보다 [수입상이 유통상보다 우위에 서려면?]을 클릭할 가능성이 더 높다. 여기서 비어 있는 부분은 '컨셉있는 제품을 취급해야 한다'이다. 답을 보여주면 궁금하지 않은게 인간의 심리이다.
이렇듯 인간의 심리는 A라는 버튼을 누르면, B라는 행동을 하게 되어 있다. 인간의 심리가 작동하는 방식이 적용되어 있다.
같은 의미, 다른 표현
화창한 봄날, 눈먼 노인이 길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다.
“저는 장님입니다. 도와주세요”
라고 적힌 푯말이 옆에 놓여 있었다. 깡통엔 동전이 서너 개 뿐이었다. 지나가던 남자가 길을 멈추고, 푯말을 뒤집어 무언가를 적어 놓았다. 남자가 가고나서 깡통에는 돈이 쌓이기 시작했다. 남자를 다시 만난 노인이 물었다.
“뭐라고 적으셨나요?”
“의미는 같지만 표현을 다르게 했을 뿐입니다.”
그 푯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화창한 봄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걸 볼 수가 없네요.”
광고계의 전설, 데이비드 오길비의 일화이다. 같은 뜻이어도, 무심코 지나치게 하는 글이 있고,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글이 있다. 같은 의미여도 다르게 표현하면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잠재바이어의 마음을 움직여 구매 단계로까지 움직일 수 있다.
목적에 맞게 제대로 쓴 글이 365일 24시간 돈 잘 버는 해외영업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