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나라

저 산자락에

긴 노을지면

걸음걸음도 살며시

달님이 오시네

밤 달빛에도

참 어여뻐라

골목골목선 담장은

달빛을 반기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 전시회 프로모션 업체가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송년의 밤 행사를 열었다. 업계 리더들과의 네트워킹과 다음해 전시회 정보 수집을 위해 참석했다.

한 분 한 분 인사하던 중, 팝페라 가수들의 노래가 들려왔다. 중저음의 화음에 이끌려 귀를 기울이게 됐다. 와~ 이 노래 뭐지? 한국의 자연과 사람들의 삶을 무척 아름답게 묘사한 노랫말이었다.

노래 제목이 궁금했다. 그 그룹의 순서가 끝나고 무대에서 내려오는 그들에게 물었다. '아름다운 나라'. 알고보니 크로스오버 뮤지션인 신문희 교수가 불렀고, 음악교과서에도 실렸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선진국중 한국이 코로나19를 팬데믹이 아닌 풍토병 수준으로 낮춰 잡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것이라는 소식이 실렸다. 성인 96%가 백신 2차 접종까지 끝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접종률을 보이는 나라 가운데 하나인 데다, 공중보건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높고 치명률이 미국, 영국 보다 현저히 낮다는 보도였다.

이제 한국은 대놓고 '선진국(developled country)'이 됐다. 코로나19바로 이전, LA에 출장갔을 때, 영화 기생충의 인기가 엄청 났었다. 만났던 모든 우버 드라이버들이 기생충에 대해 이야기했다. BTS는 전세계에 엄청난 수의 아미(BTS팬의 애칭)들을 거느리고 있다. 영화 미나리가 미국 영화계에서 상을 휩쓸고 작년 할로윈 때는 오징어게임 캐릭터들의 복장이 전세계를 휩쓸었다.

화장품 수입국에서 수출국이 됐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위치가 변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 대륙과 대륙을 잇는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를 건설하는 나라가 됐으며, 고급 선박을 가장 많이 만드는 나라이고, 세계 10대 무역 대국이다.

정치는 어떤가. 시민의 힘으로 평화적인 무혈 대통령 탄핵을 만들어냈다. 삼권 분립이 정확히 지켜지는 민주주의 국가이다.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분야에서 이런 저런 일들이 있지만 우리 한국 사회는 충분히 해결해나갈 저력이 있다.

정치, 경제, 문화, 국방, 보건 모든 부문에서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었다. 내가 처음 제품을 수출할 때만해도 한국의 화장품 수출 대상국은 아시아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지금은 구찌, 샤넬 등의 명품 브랜드에도 한국 기업이 생산한 제품이 들어간다. 화장품 트렌드 시장조사하러 파리, 도쿄, 뉴욕으로 가던 글로벌 화장품 기업 제품 개발자들이 명동, 가로수길로 시장조사를 온다.

세계 어느 나라에 가도 한국처럼 대중교통과 인터넷망이 잘 되어 있는 곳이 없다. 해외에서 인터넷 속도에 속터져 본 사람을 알 것이다. 고속도록 휴게소는 어떤가? 주유소에 편의점 그리고 패스트푸드점 두어개가 다인 미국의 휴게소에 가보면 한국 고속도로 휴게소의 편의시설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물론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긴 하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차고 넘치는 저력이 있다. 전쟁의 폐허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열심히 해주신 사회 각 분야의 선배들께 존경을 표한다. 이제는 우리가 우리의 후배들과 함께 더 평화롭고 더 정의로우며 더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