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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ks Jan 02. 2020

[조지아] 트빌리시

조지아의 수도

우리가 조지아에서 첫번째로 방문한 도시는 트빌리시였다. 조지아는 위치가 위치이다보니 여러 나라의 침략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일까 도시의 겉모습에서도 다양한 문화가 느껴졌다. 그리고 과거의 모습과 발전에의 열망(?)이 느껴지는 현재의 모습이 섞여있는 듯해서 마치 서울 같았다.


트빌리시 전경

사람 사는건, 어디나


트빌리시에서는 매일 정오에 중앙광장으로 오면 가이드가 무료로 씨티워킹투어를 해준다길래 갔다. 시간에 맞춰 미국인 가이드가 나타났다.


그 가이드는 트빌리시에서 몇년째 살고 있다는데, 사실 전문가라기 보다는 그냥 용돈벌이를 하는 사람 같았다. 약간은 껄렁껄렁한 모습으로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에 구렁이 담 넘듯 얼렁뚱땅 답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도시 구석구석을 여섯 시간 정도 걸으며 구경했다.


그리고 저녁 6시쯤 다시 중앙광장으로 돌아왔는데, 어디선가 또 가이드가 나타나 씨티워킹투어를 해주겠다고 하는게 아닌가?! 우리는 점심에 출발하는 코스로 해서 이미 다녀왔다고 하니, 그 가이드는 미국인이고 자기는 현지인이라며 무척 억울해했다.


말인즉, 외국인들이 여행사를 차려 현지인들의 밥그릇을 빼앗는다는 거였다. 속상한 표정으로 조지아 사람의 설명을 듣는게 맞는거 아니냐며, 다녀보지 않은 곳을 보여줄테니 자기랑 조금 더 돌아보지 않겠냐고 설득하길래, 우리는 다시 출발했다. (+ 그래서 이날 모두 합쳐 10시간은 걸은 것 같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당연히 현지 가이드가 인솔해주는게 훨씬 좋았다. 구도심을 돌면서 특이한 집의 구조를 보여주면서 커뮤니티 문화가 있어 통로가 이어져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고, 동네의 10대 날라리 청소년들이 우리를 인솔하는 가이드에게 빈정거려서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응?)



트빌리시는 수많은 침략, 그리고 지키기 위한 노력이 도시 곳곳에서 보였고, 거기에 현대식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묘한 느낌을 주었다.


그런 풍경에 더해 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가이드를 하는 미국인과 현재의 삶을 지키려는 현지인, 그리고 그 노력을 놀리는 10대 청소년들을 보면서 여러모로 감정도 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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