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가 아닙니다.
도시마다 다른 느낌의 나라. 술을 좋아하는 나라, 사람들이 착한 나라. 조지아를 다녀오고 나서 남는 기억들이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 가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조지아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음? 이런 나라가 있었어?’ 싶을 정도로 낯선 위치에 낯선 이름이었는데, 작은 알프스이고, 외세의 침략 속에 버틴 곳이고, 고유한 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다고 하니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다녀오고 나서는, 다시 가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세 도시를 들렀다. 트빌리시, 카즈베기, 시그나기. 세 도시는 각각 다른 나라 같았다. 트빌리시는 마치 우리나라 같아 친숙했고, 카즈베기는 사람의 손이 미처 닿을 수 없는 대자연이었고, 시그나기는 유럽의 작은 도시 느낌이었다.
공통점이 있다면, 영어가 서툴다는 것, 그리고 술을 좋아한다는 것. 여행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 영어가 서툴렀다. 그렇지만 무척 친절해서 눈빛과 표정과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과 미소를 종종 주고 받았는데, 그래서 더 여행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트빌리시와 시그나기는 에어비앤비에 묶었는데, 정말 한 가족이 사는 집의 일부를 내어주는 그런 곳이었다. 포도가 잘 열려서 집집마다 포도주를 담그고 손님이 오면 웰컴 드링크를 준다고 하더니, 정말이었다.
그래서 알아들을 수 있는 보디랭귀지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주인아저씨가 찬장에서 주섬주섬 잔을 꺼내 따라주는 담금주와 함께 여행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