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포에버 데이 원
이 책은 '아마존이 어떻게 성장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상당 부분은 이미 잘 알려져, (예를 들면, PPT를 쓰지 않고 줄글로 쓰여진 문서로 소통하는 문화 등은) 많은 기업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매일매일을 창업 첫 날의 초심을 잃지 않고- 긴장하며 성장을 갈망하는 조직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지만, 나는 성장에 대한 노하우보다는 플랫폼 사업에 대한 인사이트, 그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조직 운영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가 고민해야 할 것은, 간단히 정리하자면 이해관계자들의 참여, 빈번한 상호작용, 그리고 다양한 수익모델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이미 많이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첫 번째는 여전히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나는 플랫폼은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태계를 구성하려면 그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들을 우리가 만든 서비스에 참여시켜야 하는데 '혁신'을 내건 스타트업은 주요 플레이어들로부터 배척을 당하거나, 또는 배척을 하고 독자생존해보려 하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라면 성장에의 내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전자의 경우라면 나를 싫어하는 것 같은 친구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을 해봐야 한다. 그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우리 플랫폼을 경쟁자, 혹은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로 생각한다면 그들을 어떻게 우리 편으로 포섭시킬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아마존은 인프라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아마존에서는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살펴본다고 한다. 사실 데이터를 많이 본다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숫자를 표면적으로만 개선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데이터를 통해 근원적인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그 데이터가 담고 있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가-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데이터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사람이 관리자로 있을 수 있다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수직적인 조직문화, 그리고 재정의 되는 관리자의 역할이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봤다. 현재의 조직 관리는 업무보다는 그 업무를 하는 사람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곳들이 많다. 하지만 만약에 데이터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 관리를 맡는다면, 데이터를 읽고 판단해서 필요한 업무가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의사결정에 객관적인 지표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 그렇다면 관리자의 역할이 재정의되면서,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적자를 계속 내면서도 플랫폼으로서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기업가치가 매겨지는 스타트업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왈가왈부가 많다. 그리고 그런 스타트업들이 표방하는 '플랫폼'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여전히 왈가왈부가 많다.
투자를 검토할 때의 재무적 지표의 기준을 바꿀 만큼, 플랫폼 사업에 대한 인식은 보편화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는 개개인의 몫이니까, 이 책을 통해 한번 고민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