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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넘기 Apr 19. 2023

<엄마, 뒷산엔 왜 가?>

-비 오는 날의 등산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산 초입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했다. 갑자기 차를 내리치는 비. 차 안에서 듣는 빗소리가 좋아 한참을 있다가 등산화로 갈아 신고, 우산을 들었다.

  등산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구입한 건 등산화였다. 슬리퍼에서 등산화로 갈아 신을 때 설렘이 좋다. 신발끈을 잡아당겨 묶고 나면 등산 시작. 데크길을 걸을 때 등산화가 통통 튕기는 느낌이 든다. 주위에 연두, 초록잎이 가득해지면 소음은 사라지고, 새들의 지저귐만 남는다.


  어제의 산은 젖어 있었다. 비를 맞고, 나뭇잎의 색은 더 진해지고 더 강한 향기를 내뿜었다. 저수지에 비가 내리는 풍경을 바라봤다. 가득 담긴 물에 무수한 빗방울이 떨어졌다.



  한참 올라가는데 보이는 눈에 익은 풀. 어릴 때 살던 집은 비탈길에 있었다. 비탈을 조금 더 오르면 산이 있어 아이들과 자주 산에 올랐다. 산에서 엄마가 집에서 키우던 난처럼 생긴 식물을 봤다. 엄마가 애지중지 아끼던 게 생각나 조심스럽게 뿌리까지 파서 집에 가져갔던 기억이 있다. 내게는 산삼을 발견한 것 같은 기쁨이었는데, 집에 가져간 후가 생각나지 않는다. 엄마는 딸이 산에서 난이라고 캐논 풀을 보고 뭐라고 했을까?

   어릴 때 엄마를 기쁘게 해 주고 싶던 마음이 떠 올라 반가웠다. 그렇게 엄마의 기쁨이고 싶던 시절이 있었구나. 저 풀의 정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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