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분을 걸어 도착한 그 곳은 내 기대와는 많이 달랐다. 더군다나 오픈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깜깜했다.
근처의 다른 카페를 급히 검색했으나 이미 단체 손님으로 북적이는 상태였다. 카페의 고요함이 필요했기에 등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오늘의 혼카는 실패구나, 아쉬움으로 다리가 유독 무거웠다.
꽤 많은 시간을 걸었던 탓에 이미 지친 상태였다. 옆에 작은 카페가 눈에 들었다. 커피 맛이 꽤 괜찮았다. 조용한 음악도 좋았다. 알고보니 사장님이 직접 로스팅까지 하는 곳이었다.
원래의 목적지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우리는 매번 정해놓은 한 점만 보며 나아간다. 그곳에 이르지 못하면 실패자 혹은 낙오자라 단정짓는다. 목적지에 닿지 않아도 실패한 것은 아니다. 둘러보면 다른 선택지는 많다. 그것이 초기의 목표보다 오히려 더 나은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우연히 발견한 곳에서 느껴지는 위로가 매 순간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우리는 왜 모두 같은 목적지로만 내달려야 할까, 생각하게 되는 아침이다. 나는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