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
"이렇게 고개를 들고 다녀야 돼."
친구가 말했다.
"왜?"
"코끝도 타라고. 그냥 다니면 코끝만 안 타서 이상하더라고."
"뭐? 그게 뭐야~!"
"진짜야~! 코 끝도 이렇게 태워야 해~".
진심인지 아닌지 모르겠는 친구의 행동을 따라 고개를 치켜들었다.
"나는 코가 낮으니까 이만큼만 들어도 되겠지?"
순간 푸른 하늘이 펼쳐졌다. 풍덩 빠져들어도 좋겠다 싶은, 그것은 곧 바다였다.
"아~ 이렇게 하늘도 올려다볼 수 있고... 좋구나?"
덕분에 아름다움에 도취돼 연신 휴대폰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었다.
찬란한 여름, 그 아래 숨 쉬는 나도 뭔가 된 듯한 기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