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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니슨 Mar 20. 2019

독박육아맘이 성취감을 느끼는 방법

독박육아 에세이

잘 알고 있듯 육아와 가사는 열심히 해도 웬만해선 티가 잘 나지 않습니다. 반면, 잠깐만 쉬어도 티가 나 몸을 쉴 틈이 없죠. 그렇게 하루 종일 쉬지도 못하고 고군분투하지만 육퇴, 가퇴(가사 퇴근)를 하고 나면 '내가 오늘 하루 뭐 했지?'라며 허무해집니다.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애 보고, 집안일만 하다가 하루가 지나가버린 느낌이 드는 것이죠. 사실은 한 것이 엄청 많은데도 말이죠.


더욱이 독박육아맘들은 이런 마음이 더욱 강하게 느껴집니다. '나는 매일 집에만 X박혀 애하고 씨름만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육아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독박육아인 전업맘들께 성취감을 느낄 만한 무언가를 찾으시길 권합니다. 전업맘들의 성취감 고취를 위해 제가 추천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다음의 다섯 가지입니다. 상황에 따라 이들 방법 활용이 어려울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취미생활을 하세요


많이들 듣는 얘기죠. 하지만 들을 때마다 콧방귀를 뀌게 됩니다.


흥. 그럴 시간도, 돈도, 마음의 여유도 없는데 무슨 취미생활이야? 장난해??


저도 그랬습니다. 취미생활은 돈 많고 시간 남아돌고, 그래서 심적인 여유까지 있는 사모님들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취미생활을 하기 때문에 성취감을 느끼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취미를 갖느냐예요. '여행하기' 같이 굳이 시간을 내서 어디를 가야 하고, 돈도 많이 쓰게 되는 것이 아닌 집에서도 짬이 날 때 가볍게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독서, 음악 감상과 같은 진부한 것들입니다.


책을 틈틈이 보다가 한 권을 다 보게 됐을 때, 그 성취감은 꽤 큽니다. 동요나 핑크퐁 노래가 아닌 최신가요를 듣다가 쇼핑센터라도 갔을 때 그 노래가 흘러나올 때, 그 성취감도 만만치 않습니다. 컬러링북에 색을 칠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쾌감은 생각했던 것 이상입니다.


거창한 취미생활은 아니지만 육아와 가사가 아닌 '나'를 위해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보시길 바랍니다. 아이가 낮잠을 잘 때, 육퇴를 한 후에,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찾아보면 5분 정도의 시간은 나를 위해 쓸 수 있더라고요. 육아웹툰 <엄마가 되기까지>의 작가 따봉맘 김수희 작가도 엄마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엄마가 되기까지>도 있었던 거고요.


비록 육아와 가사로 지치고 힘들지만 하루 딱 5분이라도 취미생활을 해서 성취감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반찬을 사세요


매번은 아니고 가끔은 그래도 된다는 얘깁니다. 저는 자주 삽니다^^.


SNS를 보다 보면 아이에게 밥 차려준 사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식판 가득 다양한 반찬들이 차려진 그 사진들을 보면 '난 참 못난 엄마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김만 싸 주던 내 모습, 생선 하나 구워 먹이던 내 모습, 참치 캔 하나 따서 먹이던 내 모습 등 그 사진들과 비교되는 내 모습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이죠. 그것도 잘 하고 있는 것이지만 내 아이에게도 맛있는 음식을 다양하게 먹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다는 생각에 좌절감이 밀려옵니다.


좌절하지 말고 반찬가게의 도움을 받아보세요. 요즘은 동네에 반찬가게 한두 곳쯤은 있잖아요~. 그리고 식판에 다양하게 차려준 후에 사진을 찍고 SNS에 올려보는 거죠.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성취감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아, 나도 이렇게 반찬 여러 개 해서 차려줄 수 있다'는 마음이 드는 거죠.


저는 나물 종류처럼 아이들에게 먹여야 하지만 손이 많이 가는 반찬은 사고, 불고기 같은 메인 요리 하나쯤은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매번 그렇진 않지만요.


비록 반찬가게에서 사 온 반찬들로 차려주는 식단이지만 다양한 반찬들을 맛있게 먹는 아이의 모습에서 성취감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나에게 돈을 쓰세요


대부분의 엄마들이 자신에게 돈을 쓰는 데 인색합니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건은 잘 사면서 내게 필요한 것은 '꼭 있어야 하는 건 아니야'라는 마음으로 선뜻 지갑을 열 수 없는 거죠.


그런데 때로는 나를 위해 돈을 쓰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그렇다고 큰돈은 아니에요. 예를 들면, ㅇㅇㅇ영과 같은 드럭스토어에서 매니큐어, 립스틱 하나 정도 사는 것은 괜찮잖아요~. 밋밋한 손톱 컬러 하나만 바꿔도, 생기 없던 입술에 립스틱 하나만 발라도 '나도 뭔가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네일아트를 받은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하는 네일 스티커를 가끔 삽니다. 네일아트를 받으러 갈 수는 없지만 그냥 매니큐어를 바른 것과는 또 다른 기분이 들더라고요.


비록 풀메는 아니지만 손톱, 입술 컬러 바꾸는 것으로 '나도 살아있구나~', '나도 꾸미면 이렇게 예쁘네~'라는 성취감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화를 참아 보세요


아이를 키우며 화가 전혀 나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곧잘 아이에게 화가 나고 소리를 지르게 됩니다. 그리고는 육퇴 후 혼자서 마음 아파하죠. '내가 좀 더 참을 것 그랬어. 나는 왜 이렇게 못난 엄마일까' 하고요.

엄마도 엄마 이전에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리 자기 아이라고 해도 화가 날 수 있습니다. 또 소리를 지르고 회초리를 들 수도 있지요. 하지만 하루만 참아보세요. 많은 육아서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화가 날 때는 잠시 자리를 피하는 등의 방법으로 딱 하루만 아이에게 화를 내지 않는 겁니다.


그렇게 하루를 지내고 느끼는 성취감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나 오늘은 아이에게 정말 최선을 다했어. 오늘은 나도 정말 좋은 엄마였어


비록 단 하루뿐이더라도 '나도 좋은 엄마'라는 성취감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일기를 쓰세요


하루 동안 아무것도 한 게 없게 느껴지지만 엄마들은 사실 굉장히 많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일기를 쓰면서 무엇을 했는지를 떠올려 보세요. 냉장고 정리도 깨끗하게 했고, 집안 곳곳을 청소하기도 했습니다.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였고, 또 깨끗이 씻긴 후에 향기로운 로션도 발라줬지요.


육아와 가사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게 느껴지지만, 그래서 '나는 뭐 하는 사람인가'라며 자존감이 곤두박질치는 기분을 경험하게 되지만 엄마들은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엄청난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아니었으면 우리 집은 돼지우리 같아질 것이며 쾌쾌한 냄새가 나고 벌레가 집을 지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는 제대로 못 먹어서 잘 크지도 못하고 잦은 병치레를 할 것이며, 세수도 하지 못해 얼룩덜룩한 얼굴로 있을지도 모릅니다. 남편도 늘 더럽고 구겨진 옷만 입고 다니겠지요.


또 하나, 엄마인 내가 이렇게 잘 하고 있기에 남편들도 밖에 나가서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는 거고요.


비록 눈에 띄지는 않지만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면서도 '나 없으면 어쩔 뻔했어!', '나니까 이렇게 한다!'라며 자신을 높이 평가하고 성취감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엄마로 산다는 것은 참 쉽지 않습니다. 특히 전업맘들은 갖고 있던 커리어도 포기한 채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취감을 느낄만한 요소들이 필요합니다.


개인차가 있지만 하루에 5분이라도 취미생활을 하시고, 때로는 반찬가게의 도움을 받으시고, 적은 금액이어도 나 자신을 위해 쓰고, 일기를 써서 하루 동안 했던 많은 공적들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을 추천합니다.


엄마인 여러분이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아이를 잘 돌보고, 집안일을 잘 해내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의 가정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하루하루에서 성취감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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