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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니슨 Jun 24. 2019

출산은  엉덩이에서 로켓이 발사되는 느낌

독박육아 에세이

#육아 #육아에세이 #육아일기 #독박육아 #독박육아에세이 #출산후기 #버럭엄마 #가끔은엄마도퇴근하고싶다



애 낳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출산후기 보고겁 먹을 필요 없다. 어차피 케이스 바이 케이스. 그 사람들이나와 같으리란 법이 없다. 인터넷에 무수히 많은 출산후기는 그냥 참고만 하는 걸로

~!



출산을 앞두고 있는 모든 예비부모에게 출산은 그 자체로 무섭기만 하다. 두려움반 호기심 반으로 여러 출산 후기들을 찾아보지만 ‘10시간 진통하다가 안 돼서 수술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대학병원으로 실려갔다’는 등 왜 비극적인이야기들만 눈에 띄는 건지.. ‘나는 잘 할 수 있을 거야!’라고마음을 다잡아보지만 두려움을 떨쳐내기엔 역부족이다.


1호 출산을 앞두고, 예정일이돼도 아이는 나올 기미가 없었다. 이미 체중이 3.8kg으로추정되는남자아이. 우려했던 것과 달리 병원에 도착하고 4시간만에 아이를 품에 안았다. 수많은 출산 후기를 보며 겁도 나도 걱정도 많이 됐었는데 생각보다 수월했다. 애 낳는 체질이라도 되는 걸까. 그러고 보면 2호도 빠르게 또 쉽게 낳은 편인 것 같다.


나의 출산 소식에 병실로 달려와 준 친구들과 모여 앉아 애 낳는 게 어떤 건지 한 마디로 설명했다. 그 친구들은 모두 출산의 경험이 없는 여자 혹은 남자 사람이었기에 나의 출산후기를 몹시도 궁금해했다.


음.. 그건 말이지. 엉덩이에서로켓이 발사되는 느낌이야!!!


아기가 나올 때가 되니 여러 후기들이 얘기하는 ‘항문에 수박이 낀것 같은 느낌’이 강해지고 아이의 머리가 빠져나오려는 순간, 딱로켓이 발사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로켓을 발사시키고 아이를 품에 안았는데.. 뭔가 이상했다! 왜 이렇게 쭈글거리고 못생긴 거야? 이마에 주름하며 팅팅 부은 눈까지.


서.. 선생님…!! 이애가 진짜 제 애가 맞는 건가요??


다른 사람들은 아이를 낳고 처음 품에 안으면 눈물이 난다는데 나는 감정이 메마르기라도 한 걸까. 그 당시 내겐 모성애 따위는 없었던 모양이다. 아이에게 내가 건넨첫 마디는


아가야! 왜 네가 우니~ 낳느라고고생한 건 난데!


임신 중 나의 가장 큰 걱정은 오직 ‘출산이었는데 더 큰 문제는 그 이후부터 시작됐다. 아이를 어떻게 안아야할지도 모르겠고, 모유를 먹이려고 해도 나오지 않았다. 이러다가모유 수유를 못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태산이었다.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계속 목이 찢어질 듯 울어대기만하는 아기를 바라보며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발을 동동 구르며 ‘내가 대체 뭘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 좌절을 거듭하는 것뿐.


사실, 처음에는 ‘~ 내 자식이다는 느낌이 없었다. 그냥 ‘신생아다는 신기함뿐. 내가낳았지만 뭔가 낯설기만 한 아기. 하지만 아기를 품에 안으면 따뜻하고 그냥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날이 갈수록 처음 봤을 때의 그 주름들도 없어지고 뽀얘지는 게 점점 인물이 사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수시로 아이를 안고 모유 수유를 하면서 비로소 모성애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내 자식이구나. 내아들이구나~’


그랬던 아이가 벌써 초등학생이다. 엄마가 로켓을 발사하는 느낌으로힘들여 낳은 걸 아는지 모르는지 하루에도 여러 번 엄마 속을 썩이는 녀석을 보면서 가끔은 ‘내가 저걸낳고 미역국을 먹었네~’ 한탄을 하기도 하지만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는 데 감사하다.


 


에필로그.

몸의 중요한 곳을 외간 남자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여자 선생님에게 진료를 받았다. 그런데, 내가 아이를 낳으러 갔을 때는 새벽. 당직하던 선생님이 분만실로 올라왔는데, 남자 선생님이었다. 그렇게 여자 선생님만을 고집했는데 가장 추한 꼴을 외간 남자에게 보이고 말았다.





제 육아에세이를 모은 책 <가끔은 엄마도 퇴근하고 싶다>가 출간됐습니다.
임신/출산/육아 전문 [리드맘]을 통해 연재하고 있는,
170만 뷰를 기록하고 있는
<독박육아맘의 애 키우는 이야기>의 책 버전입니다.


육아에 대한 환상을 깨고 100% 리얼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육아로 힘들어하는 당신과 옆집 엄마, 또 옆집 엄마들의 모습을 이 책에 그대로 담았습니다.



아이를 키워본 사람은 알겠지만 출산 전에 상상했던 육아와 현실의 육아는 많이 다릅니다. 결혼해 아이를 낳기 전에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엄마의 모든 감정을 경험하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육아 체질이 아니다', '쓰레기 엄마다'라고 표현하는 저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지보단 툭하면 아이에게 화를 내고 힘들다며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출산 전에는 아이를 낳고 나면 아이와 행복한 시간만 보낼 것 같았는데 지금은 화만 가득함 엄마가 됐습니다.



아이는 사랑스러운 존재이지만 키우는 것이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든 부모가 그렇듯 사랑하는 아이를 보면서 살아갈 힘을 얻고 내일을 준비합니다. 다만, 사람들이 육아하는 부모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헤아려주고 이해해주 바랄 뿐입니다.


이 책은 육아 퇴근을 기다리는 엄마들에게 숨 쉴 틈을 주고,
육아의 고충을 모르는 아빠들에게 육아의 현실을 보여줄 것입니다.


8년째 육아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초보맘'이고 기본적으로 화가 잠재돼 있는 '버럭맘'이며 바쁜 남편을 대신해 두 아이를 돌보는 '98% 독박육아맘'이기도 한 제가 이 책을 통해 육아를 하며 알게 된 여러 경험과 감정들을 공유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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