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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니슨 Mar 26. 2019

어느 날 내 가슴을 후벼 판 노래 <어른들은 몰라요>

독박육아 에세이

어느 주말 오후,
언제나처럼 아이에게 텔레비전을 틀어주고
집안일에 한창이었다.


그 날 틀어준 프로그램은
<뽀로로와 함께 노래해요>였다.


집안일을 하며 왔다 갔다 하는데
"어른들은 몰라요" 노래가 나오고 있었다.


Image by drunker from Pixabay


순간, 그 가사가 참 슬펐다.


장난감만 사주면 그만인가요
예쁜 옷만 입혀주면 그만인가요

귀찮다고 야단치면 그만인가요
바쁘다고 돌아서면 그만인가요


함께 있고 싶어서 그러는 건데



아. 이 노래가 이렇게 슬픈 노래였던가.


분명 신나는 리듬의 노래였는데
가사를 생각하며 들으니
진짜 가슴 아픈 노래였다.


노래를 들으며 내 모습을 돌아보니
내가 꼭 그랬다.


Image by PublicDomainArchive from Pixabay


아이가 같이 놀자고 하면
바쁘다고 하거나 피곤하다고 하며
귀찮아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집안일을 하고 있는데 아이가 다가와 매달리면
짜증 내는 일도 다반사였다.


이제 와 그럴 때마다
아이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보란 듯이 좋은 옷, 비싼 옷 사 입히는 건
그저 내 만족일 뿐이다.


하지만 나에게도 핑곗거리는 있다.


하루 종일 아이와 놀고 앉아있을 수만은 없다.
청소며 설거지며 빨래까지
해야 할 일들이 태산 같으니까.

그런 일들을 다 뒤로 한 채
같이 놀자는 아이의 요구만
들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라도
"어른들은 몰라요" 가사를 되새기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 본다.

아이와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자고.


집안일은
아이 자는 틈에 좀 더 부지런히 해보자고.

비록 작심삼일, 작심 세시 간이 될지언정
일단 노력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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