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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직장인은 외로운 존재

상사는 멀리하고 싶고 부하직원들은 저를 멀리하죠

by 회사선배 INJI


원래 직장생활은 피할 수 없는 경쟁과 비교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이죠.

처음 시작할 때는 3년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누군가에겐 30년이 되구요.

직장생활은 참을성과 인내심이 없으면 할 수가 없죠.

저는 그 어려운 직장생활을 22년간이나 했구요.

저는 직장생활을 10년이상 한 사람들은 무조건 존경합니다.


그리고 직장인은 성과를 통해 실력을 검증 받고 승진을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 받죠.

승진은 회사에서 유일하게 나를 인정한다는 표시구요.

그래서 모든 직장인들은 승진에서 누락하면 너무 슬퍼하죠.

자신의 존재 가치를 부인 당했기 때문이구요.

내년엔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위로하지만,

막상 승진을 누락했을 땐 내년이 아니라 지금 당장 때려 치고 싶은 심정을 참아야만 하죠.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다음 날 출근 해야만 하구요.



직장인은 승진과 연봉 상승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자리를 찾아가지만,

항상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죠.

그렇다면 도대체 이 느낌은 뭘까요?

직장생활은 원래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이고 회사 업무를 돈을 받고 대신해 준다는 느낌이랄까?

물론 이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진짜 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인의식이 없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거죠.

솔직히 그게 우리 직장인들이구요.

그래서 회사는 조용히 주인의식 대신 책임감을 강요하고,

직원이 주인이란 건방진 생각은 하지도 말고 성과와 업무만 책임지라고 속삭이죠.

직원으로선 왠지 거부하고 싶은 진실이구요.

하지만 이게 현실임을 직장인들은 다 알고 있죠.



갑자기 사무실에서 냉기와 외로움이 느껴집니다.

지금이 겨울도 아닌데 왜 그럴까요?


직장인은 직급이 올라가거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외롭고 집에서나 회사에서도 점점 외로워지죠.

상사는 멀리하고 싶고 부하직원들은 저를 멀리하고 있구요.


그렇다면 직장인은 원래 외로운 존재일까요?

인간에겐 외로움이나 고독이 디폴트 값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일만 하면서 느껴지는 외로움 때문에 가끔은 내 인생이 너무 불쌍하게 느껴집니다.

"이 정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죽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매일이 쉽지 않은 직장생활에서 무엇 때문인지 모르게 감정이 지하실로 숨기도 하죠.

오늘도 또 외로워지려나 봅니다.

아무래도 저녁에 소주 한잔 할 친구를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외로움을 이겨내는 방법은 어깨동무를 하는 방법 밖에 없거든요.

서로 위로하면서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거죠.



만약 생명의 기본이 태어남과 죽음이라면,

직장인의 숙명은 입사와 퇴사일 겁니다.

회사는 내가 선택했지만 입사는 회사가 결정했고 퇴사는 내가 선택하고 회사는 수용을 하죠.

물론 끝까지 버티면 어느 순간 회사가 퇴사를 강요하구요.

모든 것은 시작과 끝이 있는 것처럼 직장생활도 반드시 마무리가 있죠.


그리고 이렇게 치열하게 살다가 어느 순간 퇴사가 보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더 많은 고민이 시작됩니다.

슬프지만 나이가 들수록 용기와 기회는 줄어 들고 무능력해지죠.

실제로 무능력한건지 무기력한건지 잘 모르겠지만 자신감이 없는 것은 확실하구요.

어쩌면 이 모습 또한 직장인의 당연한 모습이겠죠.

어쨌든 죽음은 피했으면 좋겠고 퇴사는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슬프게도 우리는 학창시절부터 시작된 경쟁 속에서 이기면 다행,

지면 좌절하는 삶을 살아왔죠.

대학 입학이나 회사 입사도 모두 마찬가지였구요.

SKY 대학이나 의대, 대기업이나 전문직이 승리자인 요즘,

새로운 승리자가 나타났죠.

이름하여 강남 금수저구요.


이들로 인해 공부를 잘하는 친구보다 100배 이상 부러운 존재가 있음을 확인했죠.

힘든 직장생활을 월급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내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구요.

그래도 나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는데 이들은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존재들이죠.

부러우면 진 거라는데 그렇다면 나는 확실히 진 거구요.

어느 드라마의 "부러우면 다시 태어나세요!"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님을 확실히 느끼게 되죠.

간만에 느껴지는 패배감이지만 이대로 주저 앉을 수는 없구요.

저에게 경쟁자는 이들이 아니라 회사 안에 충분히 많으니까요.



그리고 직장인은 승진과 평가, 인정과 신뢰 등 모든 면에서 경쟁과 좌절을 동시에 하고 있죠.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퍼도 그 땅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

내가 땅을 사면 SNS에 올려야 직성이 풀리구요.

마찬가지로 동기나 경쟁자가 승진을 하면 배가 아퍼도 축하해야 하죠.

내가 승진해도 배가 아프고 내가 떨어져도 그들을 축하해줘야 하구요.

직장인이라면 착한 척을 해야만 하는 슬픈 인맥 관리죠.


인간은 서로 배려하고 소통하면서 문화를 만들었는데,

조직 문화는 경쟁과 비교 속에서 내로남불을 강요하죠.

배려가 아닌 경쟁, 소통이 아닌 비교 속에서 모든 직장인은 외로움을 피할 수가 없구요.

이거 혹시 나만 이렇게 느끼는 걸까요?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의 직장생활에 행복이 힘들다면 만족이나 다행이라도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회사에서는 외롭더라도 집에서는 덜 외로웠으면 좋겠구요.




인자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https://youtu.be/YQh8zDk1j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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