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를 셋이나 낳고도 엄마랑 싸운다
이 나라는 결혼 안 한 여자가 돈 쓰는 것에 파르르 떠는 경향도 있고(아니 내가 벌어 내가 쓴다는데!). 그런 거 할 돈 있으면 집안 세간살이를 바꾸자든가, 네 오빠나 남동생 뭐하는 데 좀 보태주자든가, 그 돈으로 가족여행 가자는 식이다. 나는 '맏딸은 살림밑천'이라는 말을 소름 끼치게 싫어한다. 어디 맏딸만 그런가? 한국사회는 여성의 돈은 곧 가족 모두의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제가 열심히 일하고 저축해서 이만큼 모았어요"라고 하면 칭찬하는 대신, "마침 잘됐네, 돈 들어갈 데가 많다"가 되는 것이다.
_<돈지랄의 기쁨과 슬픔>(신예희) p166
돈 쓰는 일에 마음이 불편하고 심란할 땐 가만히 우선순위를 따져본다.
우선순위의 가장 맨 위에 언제나 내가 있다. 무엇도 내 위에 있지 않다. 누가 뭐래도 그건 지킨다. 음식을 만들어 제일 맛있는 부위를 나에게 준다. 내 그릇엔 갓 지은 새 밥을 담는다.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좋은 걸 몰아주지 않고 공평하게 나누어 먹는다. 영 손이 가지 않을 땐 아깝다는 생각을 접고 음식물쓰레기로 처리한다. 난 이거면 된다며 복숭아 갈비뼈를 앞니로 닥닥 긁어먹는 짓은 하지 않는다. 내 몸뚱이와 내 멘탈의 쾌적함이 가장 중요하다. 그걸 지키기 위해 난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_ p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