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집안일을 내팽개치고 널부려져 괴로워만 하는 시기였다면 약을 먹은 후에는 집을 대청소하고 정리하고 부단히 움직였다. 움직일수록 나쁜 생각에만 침잠하지 않게 되었다.
2. 부정적이고 침울한 생각은 아예 없어진 건 아니고 조금 들다가 사그라들었다.
안 좋은 생각이 들 때마다 누가 버튼을 눌러 전원을 끄는 느낌이다. 머릿속을 배경음악처럼 울리던 '살기 싫다, 사라지고 싶다'는 소리가 서서히 줄어들었다.
3.단 음식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었다.
원래는 생리 일주일 전이면 마카롱이나 와플 과자 등 단 것을 냉장고에 쌓아두고 먹었으나 약을 먹은 후에는 냉장고에 쌓여만 있다.
4. 화가 나기보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진다.
비슷한 상황(쌍둥이들이 동시에 울거나 남편이 화장실에 오래 있거나 첫째가 말도 안 되는 고집을 부린다거나)에서 화가 나기보다 또렷이 상황이 보이고 어떻게 문제 해결을 할지 고민한다. 즉, 분노에 너무 오래 침잠하지 않고 바로 빠져나오려고 노력하게 된다. 좀 더 냉철해졌다. 나의 문제점을 남을 바라보듯 한걸음 물러서서 바라보게 되었다
5. 스스로에게 활력이 생기게 하는 일들을 찾아서 만든다.
혼자 영화를 보고 오거나, 맛집을 가거나 친구를 만나는 등의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게 되었다. 예전엔 실행을 할 에너지가 없었다.
이 중에서 일부는 플라시보 효과도 있겠지만 꾸준히 약을 먹는 것이 실제로 도움이 됨을 느꼈다.
까먹고 안 챙겨 먹은 달은 조금 힘들긴 했지만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이번달에 열심히 챙겨 먹은 이유는 더 이상 한 달의 1/4을 괴로움 속에서 보내고 싶지 않아서였다.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길을 찾는 문제다.
임신이 아이를 키우기 위해 몸이 비정상적으로 바뀌는 것이라면,
생리 직전은 뇌가 비정상적으로 바뀌는 것 같다.
혼란스러운 상태, 교란이 되는 상태가 된다.
참고 견디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PMS약의 효과를 직접 경험하면서
PMS는 주기성 우울증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증에 관심이 생겨서 읽은 이 책도
나의 PMS 셀프 치료에 도움이 되었다.
원제는 <The Upward Spiral> '상승곡선'이라는 뜻인데 원제가 더 적절한 듯하다.
우울증이라는 하강 나선에 올라타면 소용돌이처럼 휩쓸려 늪의 바닥으로 끌어당겨진다.
이러한 하강을 멈추고 다시 상승하는 쪽으로 나선의 회전 방향을 돌리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우울증의 하강 나선이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그 저조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인데, 이 책에선 생활의 변화가 뇌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음을 뇌과학으로 설명하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언을 해준다.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구절들은 다음과 같다. (앞의 숫자는 페이지)
5. 주의를 집중하거나 의도적으로 생각을 특정 방향으로 이끌거나 분명한 목적을 품고 감정을 평온하게 가라앉히는 모든 일이 뇌를 바꾼다. 이것이 바로 신경가소성의 정수다. 마음을 사용하는 방식을 포함해 사람이 하는 모든 경험은 실제로 뇌의 활동을 변화시키고 평생에 걸쳐 뇌를 리모델링한다는 것이 바로 신경가소성이 의미하는 바다.
17. 사람들은 모두 동일한 뇌 회로를 갖고 있으므로 우울증에 걸렸든, 불안증에 걸렸든, 어딘가 아프든, 그냥 잘 지내고 있든 누구나 똑같은 신경과학을 활용해 자기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다. 사람의 뇌는 긍정적인 피드백 시스템이다. 아주 미세한 변화 하나로도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64. 일단 뭐라도 결정하라.
확실성이 아니라 가능성이 불안과 걱정을 촉발한다. 대개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가 많을수록 더 불쾌해진다. 걱정해야 할 게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모든 게 불확실하면 편도체의 반응성이 아주 커진다. 그러니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면 선택의 폭을 좁히고 가능한 한 빨리 결정을 내려라.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일단 한 가지를 결정하고 나면 어떤 일이든 더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68.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주의를 집중하라.
미래를 온전히 통제할 수 있다면, 아니 적어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만 있다면 불안해할 일은 없을 것이다.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고 느끼면 불안과 걱정, 심지어 통증까지 감소한다.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면 뇌 활동을 조절하고 신속하게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70. 웬만하면 만족하라.
걱정은 흔히 완벽한 선택을 하거나 모든 것을 극대화하고 싶을 때 촉발된다. 모든 면에서 가장 좋은 것을 원하면 도저히 결정을 내릴 수 없거나 자신의 선택에 불만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런 식의 ‘극대화’는 우울증을 더 심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니 최고의 저녁상을 차리겠다고 무리하지 말고 그냥 괜찮은 저녁상을 차리는 것부터 시작하자. 완벽한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냥 좋은 부모가 되자.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려 하지 말고 그냥 행복해하자.
145. 앉아 있는 것은 새로운 종류의 흡연이다.
앉아 있는 것이 그만큼 나쁘다는 말이다. 당신이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면, 최소한 한 시간에 한 번씩은 일어나 이리저리 걸어 다녀라. 그리고 20분마다 손과 팔과 등을 스트레칭하라.
154. 최선의 결정이 아니라 그럭저럭 괜찮은 결정을 내려라.
결정을 내리려 할 때 우리는 각각의 선택에 어떤 결점이 따를지에 초점을 맞춘다. 결정 내리기를 회피하고 싶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대체로 결정에 확신을 가질 만큼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세상은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하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부분적이라도 맞는 뭔가를 행하는 것이 더 낫다. 그럭저럭 괜찮은 걸로 충분하다고 인식하면 자신이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155. 우유부단함이 행복을 가로막는다. 바른 방향으로 일단 한 걸음만 내딛어라.
공자님은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말씀하셨다. 이는 무엇보다 뇌에 꼭 맞는 말이다. 머릿속에서 결정을 내렸다면 시작은 한 셈이다. 그러나 의사결정 과정은 실제로 한 걸음을 내딛기 전까지는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는다. 슈퍼마켓에서 사고 싶은 물건을 하나 적거나 아니면 일단 자동차 키를 찾는 일부터 시작하라. 행동하지 않는 결심은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생각도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행동만큼 뇌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진 못한다. 결심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은 결심만 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일이다. 그것은 상승 나선을 가동하는 강력한 방법이다.
159.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파악하라.
생활에서 무의미한 세부 정보들을 줄이려면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자신의 가치관에 초점을 맞추면 뇌의 스트레스 반응이 줄어든다는 것을 여러 연구가 밝혀낸 바 있다.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를 떠올려보라. 그때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고,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이었나? 어떤 활동을 할 때 가장 큰 성취감을 느끼는가?
161. 아주 작은 결정이라도 결정을 내리는 것은 삶을 개선하는 방법에 환한 조명을 비추는 일이다. 결정하면 즐겁다. 대개 우리는 좋은 일이 일어날 때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가장 큰 행복을 느낄 때는 특정한 목표를 추구하기로 결심하고 그 목표를 달성했을 때다.
162. 원하지 않는 것을 피하는 결정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결정을 내려라.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부정적인 결과에 초점을 맞추면 결정을 내리기가 더 어려워진다. 원치 않는 것을 피하고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추구하고 싶은 특정한 목표를 능동적으로 선택하면 적어도 잠시 동안은 긍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형편없이 일을 처리하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는 대신 “일을 훌륭하게 해내고 싶어”라고 말하라. 이런 식의 긍정적 사고는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다.
164. 우리는 단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165. 구체적인 장기 목표를 세워라.
우선 자신에게 가치 있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한다. 그런 다음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에 잘 맞으며 자신이 이룰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를 적어도 하나나 두 개 적는다. 구체적인 목표에는 분명하게 정의된 성공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미래의 어느 시점에 자신이 그 목표를 이루었는지 혹은 이루지 못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목표를 찾았다면, 자신이 정말로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 목표를 자신이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작은 목표들로 세분한다.
199. “그러므로 모든 교육에서 가장 위대한 일은 신경계를 우리의 적이 아니라 우방으로 만드는 것이다.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용한 행동을 가능한 한 많이, 자동적 습관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시대에 이미 그는 생활의 변화가 뇌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음을 이해했던 것이다.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은 상승 나선에 강력한 추동력으로 작용한다. 일단 습관이 작동하면 추가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삶을 변화시키는 일에 착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일단 '생산적인 꾸물거림'을 하라던가,
'감정은 통제할 수 없지만 환경은 통제 가능하므로 자신을 둘러싼 환경 가운데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아무거나 하나씩 바꿔보라'는 팁들도 하나씩 일상에 적용해보면서 도움을 받았다.
그렇게 뇌의 상승곡선에 강력한 부스터를 달았다.
아래로 아래로 침잠하려고 하는 관성을 느낄 때마다 핸들을 있는 힘껏 꺾는다.
신경계를 나의 적이 아니라 우방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PMS약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었지만 일단 고장이 난 뇌 회로를 정상으로 돌려주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었다.
그 후에 정상으로 돌려놓은 신경회로를 통해 상승 나선으로 이끌어 내는 것은 나의 노력에 달린 일이었다.
나의 오랜 친구와 같은 병을 떼놓고 바라보니 고작 이렇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왜 이리 불편을 감수하며 달고 살았는가 한심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