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수행정진 5일 차
마음이 어지럽습니다. 속상합니다.
별거 아닌 일에 아이를 다그치고 비난하는 말을 내뱉는 제가 보입니다.
순간 감사로 가득 차던 어제 새벽과 달리 저녁에는
미운말 제조기가 되어 차가운 말을 내뱉습니다.
매일 기분이 출렁대는 것에서 조금 벗어났다 싶은 순간에 이렇게 후회하고 참회할 일이 생깁니다.
셋째를 보면 제 고집을 닮아서인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고집스러운 그 모습이 제 모습 같고 거울처럼 내가 싫은 모습이 아이에게서 보이니 더욱 괴롭습니다.
괴로움이란 화살이 마음에 콕 박힙니다. 아이도 화살을 받았습니다. 다행히도 스쳐 지나간 듯한데 그래도 조심해야 함을 알아차립니다. 이미 쏜 화살을 거둘 수 없기에 0.1초라도 먼저 알아차리기 위해 더욱 발버둥 치는 저를 봅니다.
저녁 6시 11분, 전화가 온다.
"엄마, 라면 먹고 싶어~"
"라면 먹고 싶어? 어떤 라면? 근데 지금 저녁 식사시간이니 밥준비 다 했으니 나중에 먹자."
"그래도 먹으면 안 돼?"
"알겠어. 그럼 카드에 라면 값 보낼 테니 사서 집에서 먹자."
"아, 편의점에서 먹고 싶은데."
"아니, 밥 준비 다 했는데 라면 먹는다고... 집에서 먹든지 나중에 먹든지!"
"알았어."
다시 전화가 옵니다.
"엄마 그럼 사서 집에서 먹을게."
지난 통화내용을 복기해 보니 아이는 오랜만에 라면을 먹고 싶었는데 엄마는 따갑게 쏘아붙이다가 마음을 내려놓는다. 더 말하기 귀찮아진 거다.
더하면 더할수록 이야기가 길어지고 설득이 안되니
저녁 준비 시간에 바쁘니 어서 대화를 끝내고 싶어 진 거다. 아이를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거다.
내 욕심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자꾸 올라옵니다. 아이는 그대로인데 제 마음이 자꾸만 출렁거림을 뒤늦게서야 알아차립니다.
이미 쏜 화살을 되돌릴 수 없으니 0.1초라도 되돌리려고 애써봅니다. 그래서 수행의 끈을 놓지 못하나 봅니다.
(그제 일을 되돌아보니 참 어리석었던 순간임을 더욱 느낍니다. 수행정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