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새가 나에게 말을 건다.
우리 집 세탁실 천장은 철판이다.
예전에 남아공(남아프리아공화국)에 살며 듣던 빗소리처럼 들려서 기분이 좋아진다.
탁탁.
척척.
퍽퍽.
방금 그 딱딱하고 재미없게 느껴지는 소리 속에서도 새 한 마리가 휘잇! 하며 지나가고 나에게 '안녕'이라 말하고 지나간다.
나에게 인사를 건넨 새는 저렇게 쏟아지는 비 속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깨고 자유롭게 마음껏 날아다니며 모험을 즐기는 듯하다.
또, 새들끼리의 얘기를 나누는 소리들이 들린다.
나에게도 들어달라며 계속 이야기하는 듯 느껴진다.
빗 속을 난다는 것이
퍼붓고 있는 저 비가 더 마음껏 날지 못하는 방해물로 느껴지기보다 자신들의 틀을 깰 수 있는 기회들로 생각하는 듯하다. 저리 행복하게 계속 얘기하며 날아다니는 것을 보니 말이다.
갑자기 우리 집을 그냥 가지 않아 주고 영감을 주어 고맙게 느껴진다.
인조이풀 아센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귀를 더 기울이고 눈을 더 크게 떠서 바라보는 경청의 태도가 성장했다. 또한 새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틀 깨기 도전을 하듯 나도 내 틀을 깨고 오늘도 도전하자는 다짐을 하게 된다.
오늘도 새의 노래와 속삭이듯 말하는 그들의 이야기들에 더 귀를 기울이나 보니 여전히 귀를 기울여줘야 하는 존재들이 내 주번에 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인조이풀 아이들(쪼이들)의 마음에, 그들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도록 나의 오감을 깨워본다.
-빗소리와 함께 새들의 인사 소리를 들으며 행복했던 어느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