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스토리, 첫사랑...

우왕좌왕했다고... 그래도 잘했다고.

by INK


브런치 스토리는 나에게 있어, 악연이라면 악연이다.


시간을 지금으로부터 5년 전, 그러니까 2020년으로 돌려보자.
한 여름, 교통사고가 크게 났다.
상방신 뼈가 스물네 군데나 부러지고, 우측 대퇴부까지 골절돼 꽤 오랜 시간 병원 신세를 졌다.

그 무렵 우연히 브런치를 알게 됐고, 솔직히 할 것도 없고 남아도는 게 시간인지라 사고와 치유의 과정을 글로 옮겨 작가 신청을 해 보았다.


... 결과?


“아쉽지만, 이번에는...”

솔직히 말해, 자존심이 상했다.
소싯적에 글 좀 쓴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이거 너무하는 거 아니냐고...


그렇게 또 한동안 글을 접었다.
먹고사는 일이 먼저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또 스멀스멀 글이 쓰고 싶어졌다.

주로 소설과 시나리오를 썼는데, 다양한 플랫폼에 투고도 했지만 브런치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잠깐! 소소한 Tip :

이건 솔직히, 이런 얘기 여기서 해도 되나 싶지만 글 쓰는 사람들은 자신의 글이 읽히는 곳에 써야 한다. 작가는 관종인데 힘들게 쓴 글이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면, 지금 내가 뭐 하고 있나 싶다. 때문에 글을 쓸 땐 장르에 맞는 플랫폼 선택을 잘해야 한다. (실제로 이런거 생각 안하고 글 올리시는 분들이 많다)


브런치 스토리를 쳐다보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이유는, 첫사랑한테 퇴짜 맞은 느낌이 드는 플랫폼이라 많이 망설여졌다는 것.

또 다른 이유는 브런치는 에세이란 공식이 유효할 정도로 선호하는 장르가 명확한데, 난 에세이를 쓰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언젠가 에세이를 쓰게 된다면, 그때는 브런치에서 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했다.


그러다 '아, 이건 써야만 하는 이야기다' 싶은 상황이 나에게 닥쳤고, 아이러니하게 장르는 에세이 아니면 안 되었다.


작가 신청을 하고
하루 만에 회신이 왔다.


... 결과?


"안녕하세요, 작가님!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스토리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묘한 뿌듯함과 작은 승리감.

5년만에 만난 첫사랑이,

너 그동안 좀 멋있어졌다? 라고 속삭이듯.
그동안 많은 글을 쓰며, 닳아버린 손가락 지문에 대한

아주 소소한 보상.


그렇다. 난 오늘부터, 브런치 작가다.


내 글은 연재 형식인데, 어떻게 업로드를 해야 하는지 몰라서 몇 번을 삭제 후 재 업로드를 했고, 익숙하지 않은 플랫폼 UI에 당황하며 우왕좌왕했지만... 그래도 잘했다고 스스로를 독려한다.


브런치 북으로 연재를 시작한 ≪다시... 사랑?≫ 이란 작품은 내 자전적인 이야기다.


아직까지는 에세이이고, 어떻게 끝날지는 나조차 모른다. 얘기 자체가 현재진행형 이기 때문이다.

내가 쓰는 '글'도, 그리고 이 이야기 속의 '사랑'도 함께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몇 자 적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