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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꽃 Jan 05. 2025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회복의 갈림길

인생은 때때로 우리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나의 삶은 거의 늘 그랬다. 어린 시절, 엄마의 학대 속에서 자라면서 사랑과 안정이 무엇인지 모른 채 성장했다. 주일학교에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통해 따뜻함을 느꼈지만, 집에서의 비참한 현실은 나를 깊은 상처로 이끌었다. 그 상처는 나를 고통스럽게 했고, 청소년기에는 학교에서의 폭력으로 이어졌다. 친구들의 괴롭힘과 갈등 속에서 나는 더욱 외로움을 느끼며 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나에게 위로를 주는 공간이었다. 하나님께 기도하며 나를 지켜줄 힘을 찾았고, 믿음을 되찾으려 애썼다. 고등학교 시절, 나는 다시 교회에 발을 들이며 신앙을 다짐했다. 매일 "공평하신 하나님"이라는 찬양을 부르며 이 고통이 단순한 시련이 아니라 하나님의 깊은 뜻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이 고통이 나의 사명을 위한 단련이라고 생각하며, 하나님께서 나를 준비시키고 계신다는 믿음은 내 마음을 지탱해 주었다.


졸업 후, 취업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고, 새로운 시작을 꿈꿨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취업사기를 당한 경험은 나를 더욱 절망하게 만들었고, 그 속에서 하나님이 나를 지켜보고 계신다는 믿음이 위로가 되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은 나를 다시 찾아주셨고, 그분의 위로로 나는 귀국할 수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 원하던 해외영업 직업을 갖고 대기업으로 이직에 성공했다. 적성에 맞는 동호회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이어갔고, 마침내 내가 꿈꾸던 이상형과의 인연을 맺게 되었다. 100가지 까다로운 결혼 조건에 부합하는 그와의 만남은 간만에 인생 최고의 핑크빛 시대를 열어주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약혼남과의 관계가 파탄에 이르면서 또 다른 상처를 겪게 되었다. 결혼을 앞두고 있었지만, 서로의 가치관 차이로 인해 결국 약혼을 취소하게 되었다. 그때의 상처는 나에게 큰 충격이었고, 다시 한번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힘든 시간을 보내던 중,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던 나는 성령의 역사로 큰 위로를 받게 되었다. 그 순간,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확신을 느꼈고,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성령의 체험은 내 마음에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그 후, 나는 결혼 조건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사랑을 바라보게 되었다. 결국, 사랑 하나만을 믿고 선택했던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여러 갈등을 겪게 되었다. 특히 남편의 아이들을 향한 폭력 문제로 인해 힘든 상황에 내몰리게 되었고, 나는 휴직을 하고 아이들과 함께 캐나다로 도망치기로 결심했다. 새로운 환경에서의 삶은 결코 쉽지 않았다. 생활고와 외로움 속에서 나는 힘들게 방황했다.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난 안도감과 동시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나를 더욱 괴롭혔다.


이 시기, 나는 현지 교회 커뮤니티를 통해 위안을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목사님과 성도들은 나와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생활 지원과 심리적 도움을 제공해 주었다. 현지 교회의 성가대에 참여하며 나의 마음은 조금씩 치유되기 시작했다. 찬양을 통해 내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욱 깊어졌다. 목사님은 나에게 위로의 말씀을 건네주며 힘든 시간을 함께 나누어 주셨다. 그들의 사랑과 지지는 나에게 큰 힘이 되었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귀국 후, 복직하며 일상의 회복을 경험했지만 남편과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사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이혼만을 꿈꾸며 버텨왔었다. 그러나 남편의 결정적 바람 증거와 경찰, 법원까지 갔던 가정폭력 사건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들로 차마 이혼까지는 감행할 수 없었던 무력함에 한없는 자괴감을 느꼈다. 이젠 이혼으로도 내 삶을 바꿀 수 없다는 회의감으로 모든 꿈이 사라져 버린 기분이었다. 게다가 방황 속에서 만난 인연들과의 갈등으로 정신적 모라토리움에 빠지면서, 공황장애와 우울증 진단까지 받게 되었다. 지금 돌아보면, 나의 우울증은 아주 오래전 이혼을 결심할 때부터 만성화되고 있었던 것 같다. 그저 지금 그것이 임계점에 다다라 표면화되었을 뿐이다.


현재 남편과의 갈등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상황이다. 매일이 힘들고 고립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으려 한다. 곧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할 계획이다. 나중에는 성가대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는 것이 목표다. 음악은 나에게 새로운 희망과 치유의 길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방황과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이 나를 인도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으려 한다. 내가 다시 찾고자 하는 그 길로 가는 여정이 쉽지 않은 고비를 맞이할지라도, 이제는 새로운 삶의 불꽃을 다시 피우고 싶다. 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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