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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인기 Apr 19. 2016

스웨덴-아비스코(ABISKO)로 떠난 오로라여행

스웨덴 아비스코에 관하여...그리고, 약간의 오로라 tip

어둠을 뚫고 한참을 걷고 또, 걸어서 호숫가에 도착했다. 낮에 숨겨둔 장작을 찾아 불을 지펴보지만 눈에 젖은 장작은 도와주지 않았다.


아무리 북극권에 들어왔다고는 하지만 추워도 너무 추웠다. 간신히 불을 지펴 몸을 녹인다.


열심히 불을 지핀 사이에 하늘에서도 초록색 불 기둥이 타오르고~

그 불 기둥은 봉우리를 벌려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또 다른 하늘,

하늘과 하늘을 비추는 호숫가에 커튼이 움직이며 심포니를 이룬다.



우리는 눈으로 하늘이 뽐내는 예술의 심포니에 넋을 잃었지만

눈이 없는 맥주병은 이 추위가 짜증났는지 맥주를 모두 뱉어내기 시작했다.



모든 하늘의 향연이 마치고,

이젠 머리 위 수많은 별들이 검은 산, 검은 숲, 검은 호수를 감싸주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개울가를 따라 길을 걸었다.

아비스코는 오로라 뿐만 아니라 개썰매, 하이킹 등의 겨울 스포츠로도 유명해서 여러 유명인사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트래킹 길을 걷다보니 사람들은 없어지고,

마법의 나라에서나 나올법한 섬짓한 나무들과 나만 남게 되었다.



땅 자체가 눈과 얼음으로 덮여있고, 하늘도 파란색이 아닌 회색이다보니 나무들은 더더욱 검게 보였다.


인적이 드문 길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 덧 밤에 왔던 호숫가에 도착했다. 이곳의 햇살은 은근히 그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았고, 바람은 차갑기만했다.  



추위를 이기지 못해 다시 방향을 돌려서 산으로 향했다. 눈 덮인 산들을바라보며 소리질러 보았지만 이 추위에는 메아리조차 나오기 싫어하는 지 답을 주지 않는다.



이 곳에 봄이 오면 이 산들은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과연 어떠한 생각을 하며, 어떠한 일들을 하며 살아갈까?

    

언젠가 여름이 되면 이곳을 다시 찾았으면 좋겠다.     


그 때는 여름의 햇살과 산들이 따스하게 나를 반겨주겠지?  

지금처럼 혼자라는 느낌보단 생명이 함께하는 활기찬 기운이 나를 감싸주겠지….

          

- 2015년 늦은 겨울 아비스코(ABISKO)에서



아비스코(Abisko)는 스웨덴 최북단에 있는 지역으로 세계에서 오로가 관측이 잘 되는 곳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오로라를 본다고 하면,   

첫번째는 캐나다의 옐로나이프(Yellowknife), 두번째는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Reykjavik), 세번째는 노르웨이의 트롬쇠(Tromsø) 등 외에 여러 곳이 있는데, 스웨덴 아비스코(Abisko)도 오로라로 유명한 곳 중 하나이다.     


아비스코에 가기 위해서는 키루나(Kiruna)에서 기차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데,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주위에 빛이 없어 상대적으로 오로라를 잘 보았던 기억이다. 또한, 아비스코와 키루나는 오로라 뿐만 아니라 개썰매, 하이킹, 얼음호텔 등의 겨울 레져로도 유명하여 연예인이나 국왕 등의 겨울 휴가지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먼저, 아비스코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포인트는 크게 두 곳으로 나뉘어 진다.   


스웨덴 키루나에서 노르웨이 나르빅(Narvik)으로 가는 기차를 타야만 아비스코에 닿을 수 있는데, 아비스코는 아비스코 역(또는 Abisko Village역)과 아비스코 투어리스트 스테이션 역(Abisko Turiststation)으로 나뉜다. 기차는 아비스코 역에 먼저 내리고, 그 다음 아비스코 투어리스트 스테이션에 내린다. 두 역간의 거리는 약 1.5km 정도 되며, 오후 3시가 되면 어두워지기 때문에 기차 승무원 아저씨가 안전을 위하여 자세히 잘 설명해주고 내려준다.     


나는 아비스코에 총 6일간 머물러 있었으며, 아비스코 투어리스트스테이션 역의 아비스코 마운틴 스테이션(Abisko Mountain Station)에 3일, 아비스코 역게스트 하우스(Guest House)에 4일 머물렀었다. 양 쪽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물론, 이 두 곳 외에 다른 곳들도 있겠지만 내 경우는 이 두 곳을 다녀왔고, 이 두 곳이 가장 대표적인 곳이기 때문에 두 곳을 비교해 보도록 하겠다.    





1. 아비스코 마운틴 스테이션(Abisko Mountain Station)    


기차역으로 아비스코 역 다음역인 아비스코 투어리스트 스테이션 역에서 내리면 갈 수 있는 곳으로 오로라를 산 위에서 가까이 보기 위한 최적의 장소이다.(참고로 사진을 찍기 위한 명소는 아비스코 역의 호숫가가 더 좋았다. 이는 뒤에서 비교해 보도록 하겠다.)


ㅁ장점         

- 산 위에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면 오로라 스카이 스테이션(Aurora Sky Station)에 다다를 수 있어서 오로라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 스카이 스테이션에서 볼 시에는 두께가 내 팔뚝보다 두꺼운 옷과 긴 부츠를 빌려주기 때문에 눈 위에 파묻혀서 누워서 하늘을 보아도 전혀 춥지 않다.

- 밤에 산 꼭데기 구름위로 올라가면 별과 달, 아래의 마을이 훤하게 보여서 풍경 자체와 눈 위에 누워있는 경험으로도 만족하는 사람들도 있다.

- 산과 계곡 등의 하이킹 코스가 발달하였으며, 향후 아비스코 역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숙박 시에도 경치를 보기 위해 이곳에 일부러 찾아 왔었다.

- 투어리스트 스테이션 내부 카페와 식당의 분위기가 좋아서 여행 동행자 세 사람도 이 곳에 다시 와서 커피 한잔 마시는 것을 좋아했다.

- 아비스코 오로라 관측의 전문 여행지로써 여러 기념품 들을 살 수 있다.

- 이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전반적으로 오로라에 대하여 잘 알고 있어서 사진 찍는 요령이나 관측 시간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단점         

- 이 곳에 마트가 없기 때문에 슈퍼마켓을 가기 위해서는 1.5km 떨어진 아비스코 역의 COOP 마트에 가야한다.

- 1~2인실 이용의 경우 부엌이 없기 때문에 저녁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없다. 그래서, 사 먹을 수 밖에 없는데, 레스토랑의 저녁 식사 가격이 상상보다 더 비싸다. 나는 첫째 날만 먹었고, 둘째 날부터는 그 곳에서 알게 된 중국사람들과 일부 한국 분들에게 컵라면을 얻어서 먹게 되었다. 참고로 방에 물 끓이는 기계는 있다. 8인 이상의 캐빈을 이용할 경우 부엌은 확인해 보아야 한다.

- 전반적으로 시설이 좋지만 그만큼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비싼 가격을 내고도 있을만한 곳이다.





2. 아비스코 게스트하우스(Abisko Guest House)  


아비스코 역(또는 아비스코 빌리지)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는 호숫가에 비친 오로라 사진으로 유명하다. 아비스코 투어리스트 스테이션이 숲 안에 있다면, 이 곳은 숲 밖에서 숲의 전체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참고로 이곳에서 본 아비스코 마운틴 스테이션의 산과 호숫가의 풍경은 아비스코 최고의 풍경이라고 할 수 있다. 장단점을 비교해 보겠다.



□ 장 점         

- 호숫가에 비친 오로라 사진이 멋지게 나오고, 이 곳에서 바라 본 오로라 마운틴 스테이션 등 주변 산의 경관은 아비스코 최고의 절경이라고 생각된다.


- 마을이 가깝게 있어서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으며, COOP 마트가 바로 앞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살 수 있다. COOP마트가 꽤 큰 편이다.

- 4인실 캐빈을 쓰면 음식을 직접 조리하여 먹을 수 있다.


- Bar가 가까워서 저녁에 맥주 한잔을 즐길 수 있다. 다만, COOP 마트에서 사먹는 것이 저렴하겠지만 우리가 머물러 있었던 날에 스웨덴 VS 덴마크의 축구경기가 있었던 날이어서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BAR에 모여서 맥주를 마시며 축구경기를 보았다. 다행히도 즐라탄이 골을 넣어 스웨덴이 이겨서 이날 축제 분위기였다.


□ 단 점        

- 하이킹 코스가 마땅치 않고 투어리스트 스테이션보다 잘 갖추어지지 않아서 하이킹과 좋은 무드를 위해서 우리 일행은 1.5km 떨어져있는 투어리스트 스테이션으로 다녀온 적이 있다. 참고로 오후 2시반에는 무조건 돌아와야 한다. 길이 어두워지기 때문이다.

- 투어리스트 스테이션으로 하이킹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면 낮에 마땅히 할 것이 없기 때문에 하루종일 상당히 심심할 수 있다.

- 실내 장식과 분위기, 카페 등의 여건은 투어리스트 스테이션이 조금 더 팬시하다.




※ 오로라를 보기 위한 팁 또는 쇼핑 팁    

    

1. 알래스카 리서치 등 인터넷 싸이트 확인

* 여행시 이용한 알래스카 리서치 싸이트 : www.gi.alaska.edu


오로라 지수 1~9까지 일자 별로 나와있는 오로라 지수를 확인하자. 단, 바람과 날씨에 따라서 오로라 지수는 처음 측정값에서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자주 확인이 필요하다. 내가 아비스코에서의 숙박을 6일 잡은 이유도 첫 3일간 높았던 지수가 뒤로 밀려났기 때문이었다.      

     

2. 구름이 관건이다.

개인적으로는 오로라 지수도 중요했지만 구름이 관건이었다. 아무리 좋은 오로라도 하늘이 구름으로 막혀있으면 볼 수 없는 법!! 구름이 없는 날이 중요하다. 구름 낀 날은 이렇게 보일 수 있다.

더~ 멋있나?!^^


3. 무조건 많이 껴입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내 개인적으로는 내복 + 달라붙는 바지 + 힙합바지 이렇게 세 겹을 입었다. 참고로, 스웨덴 생필품 가격은 한국에 비해서 저렴한 편이다. 나는 여름에 여행을 시작했기 때문에 러닝화나 가을 바람막이 정도 밖에 없어서 스톡홀름 시내에서 옷을 구매하였다.   

스웨덴 물가가 비싸다고 하지만 할인점 등을 우연히 방문하니 부츠, 목도리(H&M), 코트, 스웨터 등을 한국보다 저렴하게 구매하였다. 가방을 비우고 가서 새로 샀기 때문에 지금 한국에서도 잘 입고 있다.         


4. 저녁이라고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래의 사진은 저녁 8시반에 찍은 사진이다.

대부분이 오로라는 새벽에 관측이 잘 될 것이라고 착각하는데, 시간은 시도 때도 없이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해가 지면 따뜻한 음료 등을 가지고 무조건 나가 있어라. 이 정보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듯~


5. 마지막으로, 오로라는 사진기 조리개 값만 잘 맞추면 눈으로 보는 것 보다 사진이 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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