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목사는 자리를 정리하고 집으로 향했다. 예전 같았으면 크리스마스이브 칸타타, 뮤지컬 등 행사 운영으로 교회가 북적였겠지만 오늘은 조용했다. 목회자가 된 이후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거기에 최 목사가 맡은 청년부는 몇 년간 크리스마스 당일 저녁거리 버스킹을 해왔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날에도 긴장의 연속이었는 데, 이번 크리스마스는 코로나 19로 집합을 자제하였기에 아무 행사가 없었고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집에 가면서 지갑에 끼워져 있는 사진을 보았다. 최 목사, 아내, 그리고 세 명의 아이들. 그동안 교회 일을 열심히 해오면서 크리스마스 시즌을 함께 보내지 못한 것이 미안하면서도 이렇게 집에 일찍 들어가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했다.
집에 도착하니 아이들이 반겨주었다. 한편에는 인터넷으로 주문한 아이들의 선물이 쌓여있었다. 식사를 하고 아이들과 함께 선물을 개봉하였다. 한 사람 한 사람 선물을 개봉하면서 환호하고 기뻐했다. 시간이 어느덧 10시가 넘어 아이들을 방에 재운 후 거실로 나와 잠시 소파에 앉아 반짝이는 트리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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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내가 크리스마스 당일에 출근하는 것을 선배들이 왜 부러워했는지 알겠어·······. 코로나야 빨리 없어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