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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노 Jan 04. 2020

알게 되면 보이고, 그땐 사랑하게 된다

제1001 열차. 

맨 뒷자리 숫자가 짝수면 상행 
홀수면 하행
 열차이다. 
1001 열차는 하행이다. 

(여기서 상행은 북쪽이 아니다. 서울로 향하는 열차를 말한다.) 


앞의 두 자리는 열차의 종류를 말한다.   

KTX는 100과 300 단위로 시작한다.    

ITX 새마을호는 1000 단위를 쓴다. 

(제1001 열차는 서울역에서 부산역으로 가는 새마을 첫 열차이다.) 

1200번은 무궁화호 경부선

1500번은 무궁화호 호남선, 

1700번은 무궁화호 충북선 열차이다. 


1호차.
호차는 객차의 번호를 말하는데 이것도 서울 기준이다. 
'1호차'는 서울에 가장 가까운 호차를 말한다.   
기관차를 제외하고 객차는 방향을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언제나 1호차는 서울 쪽이다. 

(반대로 8호차는 부산 쪽이다.)  

기차 여행에 번호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알면 쓸데없지만 

알고 나면 즐길 수 있는 일들은 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 교수의 말이다. 

사랑을 해야 알게 되는 걸까? 

나는 아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알게 되면 눈에 보이고, 

눈에 보이는 것이 예전 같지 않아서 소중한 마음이 들면 비로소 사랑하게 되는 건 아닐까? 

유홍준 교수의 말을 인용해 나는 이렇게 말한다. 


"알게 되면 보이고, 그땐 사랑하게 된다"

                                                                                -레이노


노래 한 곡을 소개한다.  

가수 이적의 노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에 나오는 가사의 일부분이다.  


다시 돌아올 거라고 했잖아 
잠깐이면 될 거라고 했잖아 
여기 서 있으라 말했었잖아

....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철석같이 믿었었는데
하염없이 기다렸는데 


거짓말이 무려 세 번이나 반복되는 이 노래를 

연인들이 겪는 흔한 이별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우연히 노래의 뒷 배경을 알게 되었는데 이야기는 이렇다. 


찢어지게 가난한 엄마는 아이를 꽃단장시켜 평소엔 가보지도 못하던 동물원에 데려간다. 

세상에서 가장 기쁜 표정으로 마냥 즐겁게 놀고 있는 아이와 잡은 손. 

엄마는 손에 힘을 뺀다. 

그리고 살며시 아이와 잡은 손을 놓는다. 

"잠깐 있으면 올게 기다려"라는 말을 남기고 

엄마는 사라진다.  

가난한 엄마의 마지막 선택. 

아이는 엄마의 거짓말을 철석같이 믿고 하염없이 기다린다. 


나는 이적의 노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을 사랑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2TK0eL50E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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