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면 달라질 줄 알았다.
강해지는 줄 알았는데
그저 조금씩 무뎌지는 거였다.
마음은 그대로인데
기댈 곳은 점점 줄어들었다.
단단해지는 줄 알았던 내면은
어느 순간
소리도 없이 금이 갔다.
한 번은
정말 버거워서 말을 꺼낸 적이 있었다.
“나 요즘 좀 힘들어.”
큰 걸 바란 건 아니었다.
그냥
내 말을 조금만 받아주면 됐다.
돌아온 건
“그 정도는 다들 안고 살아.”라는 말이었다.
나는 웬만하면
말하지 않게 됐다.
그래서였을까.
“괜찮아?”
그 말은
내 상태를 묻기보다
괜찮기를 바라는 말 같았다.
힘들다고 말하는 순간
왜 그런지부터 꺼내야 했다.
설명하는 일도
생각보다 버거웠다.
그렇게 다 털어놓고 나면
다시 괜찮은 얼굴을 해야 했다.
사람들은
괜찮은 사람 앞에서야
마음을 놓았다.
그래서 나는
괜찮은 쪽으로 서게 됐다.
몸이 아파도 괜찮아
마음이 아파도 괜찮아
버거워도 괜찮아
무너져도 괜찮아
눈물이 나도 괜찮아
나는 괜찮다고 했다.
괜찮아야 하니까.
괜찮아야
괜찮아지니까.
그런데
한 번쯤
다시 물어봐 주면 좋겠다.
“진짜 괜찮은 거 맞아?”
나도
괜찮고 싶은데,
잘 모르겠다.
아니,
나 좀 버겁다.
연분홍빛 꽃비가 내린다.
벚나무의 눈물일까.
괜히 그렇게 보였다.
#INKiTH #잉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