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Initial Coin Offering)

남윤선의 미래생활사전 2

by HEROINES

<남윤선의 미래생활사전>은 KBS 라디오 '성공예감 김원장입니다'의 고정 코너입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 8시 45분 생중계 됩니다. KBS의 간판 경제기자인 김원장 기자와 함께 한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세상의 변화를 짚은 코너입니다.

라디오 원고를 이곳에 기록해 둡니다. 전문가 분들께는 가벼운 얘기겠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 새롭게 쏟아지는 용어가 생소하신 분들께는 세상 돌아가는 걸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도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속칭 4차 산업혁명시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공유경제 블록체인 등의 기술이 세상을 바꿔놓을 거라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 생소한 단어들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워 합니다. 트렌드를 상징하는 한 단어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설명합니다.


-이번 주는 어떤 용어가 주인공인가요.

=원래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설명 드리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순서를 조금 바꿨습니다. 이번주에는 ICO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지난주 ICO 관련 소식이 많았고, ICO를 이해해야 블록체인 플랫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먼저 설명드리려 합니다.


-ICO라면 가상화폐를 만들어 외부에 판매하는 Initial Coin Offering을 말하는 거죠? 지난주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보안이 좋은 것으로 유명한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있지 않습니까. 이 회사가 ‘그램스’라는 가상화폐를 ICO해서 8억5000만달러, 우리돈으로 9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습니다. ICO는 주식공개, 즉 상장을 하는 IPO랑 프로세스가 비슷한데요. 예를 들어 우리 회사가 이런 저런 이유로 이런 가상화폐를 발행하려 한다. 이렇게 백서를 냅니다. 그러면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은 이 코인을 사는 건데요. 한국에서도 익숙할 만큼 큰 글로벌 플랫폼인 텔레그램이 ICO를 했고, 또 9000억원이라는 거액을 모았다는 점에서 시장에선 상당히 인상깊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워낙 성공적이어서 조만간 1조원 이상 규모의 ICO를 또 한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것 부터 짚어 볼께요. 기업은 왜 ICO를 하죠? 그리고, 소비자는 왜 이걸 사죠? 투기성은 아닌가요?

=당연히 기업은 자금을 모으기 위해 ICO를 합니다. 이렇게 발행한 코인의 가치가 올라가려면, 코인은 돈이니까 유통이 되야겠죠. 이 코인이 많이 쓰이고 영향력이 생기면 코인 자체의 가치가 올라갈 테니까요. 기본적으로 달러 등 통화의 가치와 마찬가지입니다.

텔레그램은 이런 점에서 ICO를 하기에 매우 유리한 기업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메신저라는게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것이지 않습니까. 당연히 그 사이에서 상거래도 일어나고요. 10억명이 쓰는 거대한 플랫폼 안에서 사람들이 이 ‘그램스’ 코인을 활용해 상거래를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요. 쉽고, 보안 걱정 하지 않고, 국경도 상관없이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단순 상거래 뿐 아니라 계약, 저작권 등 경제활동에 대한 모든 프로세스가 텔레그램 안에서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거래가 편안하게 느껴지면 텔레그램을 쓰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회사의 전략입니다. 플랫폼이 커지면 그램스 가치도 올라갈테고...회사 입장에선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죠.


-텔레그램 외에도 여러 메신저 회사들이 모바일 페이를 지원하지 않나요?

=지금도 중국의 위챗은 물론 한국의 카카오톡 등도 모바일 페이를 지원하죠. 하지만 이들은 말 그대로 플랫폼만 빌려주고 거래를 편하게 해 준 정도입니다. 유통되는 통화는 위안화, 원화 등 ‘진짜 돈’이죠. 은행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글로벌 거래는 불가능하고, 중앙집권적으로 관리가 됩니다. 분산원장 기반인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분산원장도 어려운데, ICO까지 어려운 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가상화폐들이 거래되면, 거래 자체가 관리가 안되잖아요? 불법적인 일에 사용될 가능성은 없나요?

=물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방송에서 드리기 죄송한 말씀이지만 가상화폐 자체가 활성화 되기 시작한 게 포르노 구매에서 시작됐다는 말도 있는데요. 거래 흔적이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텔레그램은 메신저 자체도 분산원장 기반으로 운영할 생각도 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특정 정부나 세력이 메신저를 차단도 못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지금 중국에서는 페이스북 못하지 않습니까. 블록체인 기반 메신저는 이런 식으로 차단도 못하는 거죠. 자 그러면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면 러시아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통해 중동의 테러 세력에게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무기를 사고 파는 것도 가능해지는 것이죠.


-텔레그램 같은 회사 말고, 국가들도 가상화폐를 발행한다죠?

=비슷한 맥락으로 읽을 수 있는 사건이 두개 있었는데요. 지난주 텔레그램 외에도 베네주엘라, 즉 국가가 암호화폐 ‘페트로’를 발행했습니다. 베네주엘라 측은 8000억원 어치를 팔았다고 주장했는데요. 물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러시아도 암호화폐를 발행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서방으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경제는 어려운데 자국 통화는 가치가 낮고, 달러가 유입돼야 하는데 이는 발행국인 미국이 얼마든지 제재할 수 있죠. 이를 돌파할 수 있는 출구가 가상화폐인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발행한 가상화폐가 제대로 유통되지 않으면 현재 베네주엘라 화폐처럼 가치가 낮아지고 아무 의미도 없을 수 있겠습니다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이죠.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지난주 차량공유 문제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스탠스는 애매한데요. 지난해 9월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긴 했습니다. 유사수신 등 불법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죠. 근데 관련 법은 없습니다. 지금 국내 기업이 ICO를 해도 법적으로 처벌할 길은 없는거죠.

설사 법으로 금지한다고 해도 진짜 ‘금지’하는게 가능한지도 의문입니다. 국내 게임 스타트업인 리얼리티리플렉션은 최근 에스토니아에 법인을 세웠는데요. 이 회사는 가상현실, 즉 AR을 활용한 부동산 거래 게임을 내놨는데요. 포켓몬 처럼 폰을 들고 다니면서 실제 빌딩에 AR효과를 입혀 사고 파는 재미있는 컨셉의 게임입니다. 이 게임에서 부동산을 사고 팔기 위한 가상화폐를 마련하기 위해 ICO를 계획 중인데요. 국내에서 금지 방안을 밝히자 해외에 법인을 세우는 겁니다. 요점은, 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법이 금지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막기도, 관리하기도 힘들겠네요.

=그렇습니다. 오히려 한국 입장에서는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전문가들도 많은데요. 한국의 원화는 기축통화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예를 들어, 세계 모바일폰 1위인 삼성이 자사의 폰에서 거래되는 ‘삼성코인’을 만들었다고 치면요. 세계 수억명이 쓰는 폰의 코인이 되는 만큼 어쩌면 원화보다도 힘쎈 통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너무 편리한것이 많다는 점에서 정부의 규제의지가 ‘시장수요’를 이길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그래서 다음주에는 이를 이용한 플랫폼 들을 설명 드리겠습니다. 방송국과 같은 미디어 업계와도 직접적으로 연관 된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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