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미디어 플랫폼

남윤선의 미래생활사전 3

by HEROINES

<남윤선의 미래생활사전>은 KBS 라디오 '성공예감 김원장입니다'의 고정 코너입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 8시 45분 생중계 됩니다. KBS의 간판 경제기자인 김원장 기자와 함께 한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세상의 변화를 짚은 코너입니다.

라디오 원고를 이곳에 기록해 둡니다. 전문가 분들께는 가벼운 얘기겠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 새롭게 쏟아지는 용어가 생소하신 분들께는 세상 돌아가는 걸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도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늘은 어떤 키워드로 얘기하나요?

= 지난주에 이어 블록체인 얘기를 한번만 더 하겠습니다. 지난주엔 코인 얘기를 했으니, 이번주엔 블록체인을 활용한 플랫폼 얘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사실 일반 대중분들에게는 블록체인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만드는 기반 기술 정도로만 알려져 있습니다. 맞긴 한데, 단순히 코인 만만들 때만 쓰이는 기술은 아닙니다. 쓰임새가 무궁무진해서 우리가 아는 인터넷 생태계의 지형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먼저 블로그와 같은 콘텐츠 플랫폼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보통 네이버 블로그나 카카오의 브런치 같은 곳에서 여러 분들이 식당 리뷰를 쓰거나 IT 제품 리뷰를 하거나 등등 각종 글을 쓰지 않습니까? 그런데 요즘 얼리어답터들이 빠르게 네이버나 카카오를 떠나 옮겨가는 곳이 있습니다. 스팀잇이라는 사이트인데요. 기본적으로 글 써서 공유하는 건 똑같은데요. 블록체인 기반이라는 것이 다릅니다.


- 블록체인 기반이면 뭐가 달라요?

= 지금의 네이버나 유튜브를 생각해보시면요.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열심히 만듭니다. 그리고 그 콘텐츠를 보러 들어오는 사람들 때문에 트래픽이 생기고요. 대부분의 수익은 이 트래픽에 기반해서 나오는 광고로 생기죠. 물론 이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플랫폼을 만든 건 맞지만, 트래픽을 만드는 큰 축인 콘텐츠의 생산자들은 거의 보상을 못 받습니다. 물론 블로그에 광고를 달 수 있게도 하고, 구글 같은 경우는 스타 콘텐츠 크리에이터한테는 별도의 보상을 하기도 하지만, 그 역시 구글이나 네이버가 벌어들이는 전체 수익에 비하면 말 그대로 조족지혈이죠. 처음에야 내가 쓴 글이 공유도 되고 사람들이 댓글도 달아주고 하니 좋긴 하지만, 계속 하다보면 이상한거죠. 왜 재주는 내가 넘고, 돈은 플랫폼이 버느냐 이런 의문이 드는 거죠.

네이버든 구글이든 다 중앙집권적 플랫폼입니다. 광고비는 다 회사로 들어오죠. 이걸 분배하는 권리도 다 회사에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선 당연히 공유 안해주려 하겠죠.

블록체인 기반은 다릅니다. 중앙 집권적이 아니라 말 그대로 ‘분산원장’ 기반이지 않습니까? 관리하는 ‘중앙’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 그럼 어떻게 운영해요?

= 회사는 ICO를 합니다. 지난주에 설명해드린데로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거지요. 그리고 사용자는 블록체인 플랫폼 위에서 글을 쓰고 공유를 합니다. 그러면 누가 와서 댓글도 달고 좋아요도 누르고 그렇겠죠. 그러면 그 자체가 하나의 실적이 됩니다. 스팀잇이라는 회사의 표현에 따르면 콘텐츠를 생산한 사람은 회사한테 채권자가 됩니다. 채권의 증빙은 좋아요나 댓글 수로 하는 거죠. 그러면 기여한 만큼 코인을 받게 됩니다. 주는게 중앙집권적으로 회사가 주는 게 아니라 모두에게 공개된 알고리즘에 따라 알아서 분배됩니다. 시중에 돈, 즉 가상화폐가 있고 그 알고리즘에 따라 분배가 되는 거죠.


- 콘텐츠 만드는 사람한테는 상당한 모티베이션이 되겠네요.

= 그렇습니다. 물론 네이버 같은 곳도 콘텐츠 크리에이터에 대한 보상을 높일 순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중앙’에서 관리가 일어나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는거죠. 블록체인 방식이 훨씬 민주적인거죠. 스팀잇에 글을 올리면, 그 글로 얼마를 벌었는지가 쫙 눈에 보입니다. 하루밤에 글 하나로 6000달러를 벌었다는 사람도 있고요, 아직 사용자가 적은 한국에서도 좋은 글 하나에 수십달러는 버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 그런데 중앙에서 관리가 안되면, 더군다나 블록체인 기반이면 글 삭제나 이런게 안되잖아요. 욕을 하든 야한 동영상을 올리든…그러면 어쩌죠?

= 네 관리가 안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에서는 회원 하나하나가 협동조합 회원이 됩니다. 지난주 말씀드린데로 플랫폼이 잘 되야 코인도 큽니다. 코인이 커야 결국 그 코인으로 보상을 받는 회원들도 이득을 보는 거고요. 결국 회원 개개인이 플랫폼을 지켜야 하는 당위를 갖게 됩니다. 블록체인이라는게 모든 기록이 각자에게 남기 때문에, 회원간 등급도 알아서 결정이 되거든요. 안에서 알아서 계급이 생깁니다. 그 계급에 따라 권력도 갖게 됩니다. 스팀잇 같은 경우는 계급이 높으면 좋아요도 많이 할 수 있고 글 수정도 빨리 되는 등 여러 이점이 있습니다. 이들이 플랫폼의 명성을 자연스레 지키게 될 것이다 라는게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지지하는 분들의 주장입니다. 혹은 플랫폼 자체가 야한 동영상 천지인 곳으로 바뀔 수도 있겠지만, 이 역시 해당 참가자들이 가장 많은 이익을 보기 위해 선택한 것이니 문제될 건 없다는 거죠.


- 미디어 업계에 상당한 지형 변화가 생길 수 있겠네요.

= 네 그렇습니다. 콘텐츠 측면에서만 보면요. 예전에는 KBS같은 방송사들이 거의 나라에 한두개밖에 없는 ‘허브’를 차지하고 우수한 인재를 뽑아서 콘텐츠를 만들게 하고 그걸 전국에 뿌렸어요. 인터넷 시대에는 일부 분산화 되면서 방송국 외에도 수 많은 플랫폼들이 생겼고, 플랫폼 특성에 따라 알맞은 콘텐츠 제작자들이 모였죠. 블록체인 기반은 이 같은 분권화를 더 가속화 할 겁니다. 예를 들어 김원장 기자께서 최근에 쓰신 부동산 기사, 페북 등에서 정말 화제가 됐었거든요. 그런데 그런거 써 봐야 김 기자께서 10원 한장 못받거든요. 그런데 그걸 스팀잇에 올린다면 어떨까요. 아예 지금 KBS에서 받는 것 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확신만 들면 KBS를 떠나실 수도 있겠죠. 콘텐츠의 권력이 흩어지고, 전통적인 ‘언론’의 개념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미 외국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언론사도 나온 상태고요.


- 미디어 외에도 여러 군데서 쓰일 수 있겠어요.

= 네 요즘은 정말 블록체인을 언급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인데요. 일단 음악 같은 경우 위의 블로그와 완전히 똑 같은 이슈에 봉착해 있어서요. 작곡가나 가수분들의 큰 사랑을 받을 것 같고요. 이미 SK, KT 등 대기업들이 주요 제작사와 협의해서 블록체인 기반 음악 거래 플랫폼을 만들고 있어요.

SM엔터테인먼트는 재미있는 실험을 하고 있는데요. 아예 자체적으로 ICO를 해서 팬들이 서로 상거래도 하고 정보도 주고받을 수 있는 플랫폼도 만든다고 합니다. SM코인으로 팬들이 예를 들어 엑소 오빠 사인 같은 걸 거래하고, 응원글도 쓰고 하는거죠. 그러면 그 안에서 계급도 생기고 SM이라는 회사에 대해 영향력도 갖게 되는 겁니다. 아주 우수한 팬일 경우는 SM의 주주처럼 될 수도 있는거고요. 이 밖에도 택배도 각 택배의 현 상태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블록체인의 활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고요. 이 밖에도 행정, 교육 등 저작권이 필요하고 물류 흐름이 투명해야 하는 곳에서는 어디든 쓰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이쯤되면 인터넷을 아예 바꿀 수 있다는 설명도 과장은 아니죠.


매거진의 이전글ICO(Initial Coin Offe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