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선의 미래생활사전 7
<남윤선의 미래생활사전>은 KBS 라디오 '성공예감 김원장입니다'의 고정 코너입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 8시 45분 생중계 됩니다. KBS의 간판 경제기자인 김원장 기자와 함께 한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세상의 변화를 짚은 코너입니다.
라디오 원고를 이곳에 기록해 둡니다. 전문가 분들께는 가벼운 얘기겠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 새롭게 쏟아지는 용어가 생소하신 분들께는 세상 돌아가는 걸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도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늘은 어떤 주제로 얘기하나요?
= 최근 대형 스트리밍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스트리밍이란 아시다시피 음악이나 영화 등을 PC나 스마트폰에 저장할 필요 없이 인터넷으로 연결해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하는데요. 대신 서비스를 구독하며 정액 요금을 지불하죠. 그래서 오늘은 ‘스트리밍 서비스 전성시대’라는 주제로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 어떤 기업들이 상장을 하나요? 평가는 잘 받았나요?
= 일단은 ‘중국판 넷플릭스’로 유명한 아이치이가 지난주 상장했습니다. 아이치이는 검색엔진으로 유명한 바이두 계열인데요. 중국 증시가 아닌 뉴욕 나스닥 증시에 상장을 했습니다. 기업가치 127억달러로 평가받았고 IPO, 즉 기업공개를 통해 22억5000만달러를 모았는데요. 기업가치로만 우리 돈으로 13조원입니다. 이 회사는 2010년에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한국 코스피에서 하나금융지주, KT&G, 에스오일 등의 시총이 13조원 수준이거든요. 10년도 안된 기업이 이 정도의 평가를 받았으니 대단한 성과입니다. 역대 나스닥 상장 중국기업 중 2위 성적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서비스는 스트리밍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스포티파이인데요. 2008년 스웨덴에서 시작된 이 서비스가 이번주 역시 뉴욕증시에 상장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직 시장의 평가는 받지 않았지만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최소 230억달러, 약 25조원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입니다. 다시 한국이랑 비교하자면 시총 10위인 네이버랑 비슷한 수준인데요. 창업 딱 10년만에 이뤄낸 성과입니다.
- 얼마나 대단한 기업들이길래 그렇게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나요?
= 아이치이는 회원이 6000만명인데요. 그 중 98%가 정기 구독 회원이라고 합니다. 대략 6000만명이 매달 따박따박 돈을 내면서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뜻이죠. 한국에서는 태양의 후예나 별에서 온 그대 등을 중국에 독점 공급하기도 했습니다.
아이치이는 원래 인구가 많은 중국 기반이니 그렇다 쳐도, 스포티파이는 더 엄청납니다. 유료 회원만 7100만명인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애플도 자사 스마트폰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트리밍 사업을 하는데, 회원수가 3600만명 정도입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서 서비스를 했는데요 애플의 2배에 달하는 회원수를 가지고 있다는 거죠.
특히 스포티파이는 IPO, 즉 주식공개를 하지 않고 직상장을 하기로 했는데요. IPO를 하려면 주식의 일정부분을 일반에 공개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대주주 지분이 희석되죠. 다만 단기간에 돈을 더 모을 순 있겠죠. 스포티파이는 이 길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쉽게 말해 돈이 아쉬워서 상장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죠. 그만큼 탄탄한 기업이라는 얘기입니다.
- 이제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일상화 된 것 같아요.
= 네 대표적인 서비스가 넷플릭스인데요. 세계적으로 1억명이 넘는 유료 회원을 갖고 있는 넷플릭스의 연매출은 15조원이 넘습니다. 이 같은 스트리밍 기업의 실적이 무서운 것이 대부분 자발적 유료구독자 실적이기 때문인데요. 많은 인터넷 기업들은 수입을 광고에 의존하는데, 이 경우 광고주들의 실적이나 경기에 따라 실적의 등락이 심할 수 있습니다. 반면 구독료에 의존하는 경우는 실적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입니다. 요즘은 주로 카드로 정기구독을 하는데, 큰 돈도 아니기 때문에 웬만하면 끊지 않거든요. 넷플릭스의 경우 이렇게 벌어들인 돈의 상당수를 콘텐츠에 투자를 합니다. 올해만 해도 우리돈으로 7조원 이상을 콘텐츠에 투자한다고 하니 대단한 수치죠. 최근 나온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전체 가구의 55%가 적어도 하나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유료 구독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집에서 케이블도 끊고 넷플릭스로만 문화생활을 하는데요. 별 다른 불편을 느끼지 않습니다. 최근엔 유병재 씨의 코메디 등 한국에서도 독점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죠.
- 왜 이렇게 스트리밍 서비스가 부상하는거죠?
= 시작은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됐습니다. 스트리밍이라는게 인터넷 속도가 되야 가능하니까요. 요즘 넷플릭스 같은 경우는 UHD 영상 서비스까지도 하는데요. 그러려면 인터넷 속도가 뒷받침 되야 하겠죠.
이 같은 인프라의 영향과 별도로 이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사랑받는 배경에는…이 코너에서 이 단어가 안나오는 날이 없는데 역시나 데이터입니다. 많은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개인별 맞춤 큐레이션을 해 주거든요. 지지난주에 설명드린 머신러닝 큐레이션입니다. 이 큐레이션이 정교하게 되려면 데이터가 있어야 하고요. 아이치이나 스포티파이, 넷플릭스 모두 개인별 큐레이션이 아주 잘된다는 평가입니다.
심지어 콘텐츠 생산에도 데이터가 들어갑니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말 내놓은 오리지널 영화 ‘브라이트’로 설명을 드려볼게요. 현대 LA에 인간과 엘프, 오크가 함께 공존한다는 스토리인데요. 사실 비평가들로부터는 혹평을 받았어요. 그런데 넷플릭스 측은 이 영화가 대 흥행이 됐다고 밝혔거든요.
이게 단순히 전문가와 대중의 시각 차이가 아니라, 데이터의 힘이라는 설명입니다. 넷플릭스는 충분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떻게 영상을 만들어야 흥행을 하는지 공식을 세운 거에요. 예를 들면 각 씬의 길이는 얼마나, 소재는 어떤 것. 이런 것들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만들어 놓은 거죠. 그러면 초재박 영화는 못만들어도 최소한 ‘망하지 않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거죠. 이런 식으로 자체 콘텐츠를 만들면 투자 대비 손해를 볼 콘텐츠를 만들 확률이 줄어들고 그렇게 고객을 잡아놓는 거죠.
- 한국 상황은 어떤가요?
= 마침 한국 스트리밍 회사 중에서도 좋은 소식이 있었는데요. 한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왓챠가 시리즈C, 즉 세번째 투자로 120억원을 유치했어요. 이 회사는 2011년 창업한 기업인데요. 기업가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보통 회사 가치의 10%전후에서 투자 유치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기업가치가 1000억원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 밖에 통신사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영상,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고요. 다만 넷플릭스가 이미 한국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고 올해는 스포티파이도 한국 진출 예정이라고 하기 때문에 경쟁은 점점 심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