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선의 미래생활사전 9
<남윤선의 미래생활사전>은 KBS 라디오 '성공예감 김원장입니다'의 고정 코너입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 8시 45분 생중계 됩니다. KBS의 간판 경제기자인 김원장 기자와 함께 한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세상의 변화를 짚은 코너입니다.
라디오 원고를 이곳에 기록해 둡니다. 전문가 분들께는 가벼운 얘기겠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 새롭게 쏟아지는 용어가 생소하신 분들께는 세상 돌아가는 걸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도 여기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단어인가요?
=영화에서 많이 보는 장면인데요. 최근 마블의 영화 ‘블랙팬서’의 가상 아프리카 국가 와칸다 주민들이 이 기술이 적용된 자체 개발 스마트폰을 쓰기도 했었죠. 바로 증강현실, AR입니다. 어떤 사물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대면 관련 정보가 뜨는 화면이 많이 나오죠. 우리 실생활에서는 ‘포켓몬 고’ 게임이 AR 개념을 대대적으로 활성화 시킨 계기였고요. 최근에는 게임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AR 기술이 적용되고 있고, 관련 기술에 매진하는 스타트업들도 늘고 있어서요. 이 얘기를 좀 드리려고 합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그냥 현실을 보면 거기에 가상의 캐릭터가 떠 있는거죠?
=네 요즘은 그 뿐만 아니라 실제 사물 위에 가상의 사물이 얹어 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고층 건물을 비추면 그 위에 가상의 킹콩이 올라가서 소리지르고 있는 거죠. 실제와 가상의 이미지가 어색하지 않게 결합돼야 합니다. 또 내가 어느만큼의 거리에서 실제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크기가 다르잖아요. 그러면 가상의 사물도 그 크기에 맞춰져야 하죠. 상당히 어려운 기술이지만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여러 업체들이 잇따라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또 예전에는 스마트폰의 스펙이 AR을 뒷받침해주기 어려웠는데, 요즘 스마트폰은 스펙이 좋아져서 기술개발이 가능해진 것도 있습니다.
-어떤 서비스들이 나왔죠?
=일단 단순히 즐기는 용으로는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갤럭시폰에서 모두 사용자의 표정을 기반으로 AR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기능을 기본 탑재했죠. SK텔레콤은 통화 중에 AR을 활용해 얼굴을 꾸밀 수 있는 ‘콜라’라는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고요. 네이버는 웹툰에 AR을 적용하기도 했는데요. 웹툰을 보다보면 웹툰의 캐릭터가 현실의 내 방에 들어오는 듯한 장면을 AR을 통해 구현하기도 했었습니다. 신선한 시도여서 소비자의 반응이 좋았죠.
-단순히 즐기는 것 말고, 실생활에 도움되는 서비스들도 나왔나요?
=네 최근들어 많이 확산이 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중구 본점 지하 1층에 AR 기술을 도입한 가상 피팅 서비스를 도입했었죠. 거울만 보면 옷이 입혀지는 거죠. 화장품 쪽에서도 거울만 보면 색조 화장이 AR 기술을 통해 가상으로 입혀지는 서비스가 실제로 올리브영 일부 매장에서 활용되고 있고요.
교육 쪽에서도 활용이 됩니다. 아이들이 캐릭터에다 색칠을 하고 스마트폰 앱을 비추면 그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효과를 주는 교재도 나왔습니다.
-가구 쪽에서도 많이 나오던데요.
=네 해당 기술이 게임을 제외하고는 제일 활발히 쓰이는 곳이 ‘홈퍼니싱’ 시장입니다. 옷은 가서 입어보고 사는데 가구는 놔보고 살 수가 없잖아요. 워낙 부피가 크고, 일단 배달되면 반송도 힘들고요. 가전제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AR 기술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죠. 해외 사례로는 이케이가 개발한 앱이 AR을 활용했습니다. 이케아에서는 가구 뿐 아니라 조명 등 다양한 제품을 팔지 않습니까. 앱을 활용해 이 같은 제품들을 집안에 배치해 볼 수 있습니다. 실내 공간 크기에 따라 제품 크기도 자동으로 조절해주고요. 한국의 가구업체 한샘도 비슷한 서비스를 내놨고요.
스타트업 중에서는 어반베이스라는 곳이 홈퍼니싱 AR 앱을 내놨습니다. 이 업체는 가구업체가 아니고 여러 가구업체랑 제휴한 뒤 이들의 제품을 AR로 집안에 배치해주는데요. 단순히 실내 공간 크기와 제품을 맞춰줄 뿐 아니라 주변 조도, 즉 밝기 까지 고려해 사물의 색감과 질감을 표현합니다. 왜 매장에서 보면 색이 아주 예쁜데 집에 놓으면 이상하게 보일 때가 있잖아요. 조도 때문이거든요. 이런 점까지 고려해 사물을 배치해 볼 수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제품을 놔 보고 좋으면 바로 구매할 수 있고요. 업체는 AR 기술을 활용해 일종의 가구 앱 마켓플레이스를 구현하는 거죠.
-그래도 가장 많은 건 게임이죠?
=네 앱스토어에 들어가면 AR 게임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로 활성화 돼 있습니다. 저도 집에서 한 게임을 하는데요. 저희집 테이블 위에서 로봇의 전쟁터가 펼쳐집니다. 집안의 익숙한 풍경 속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것 처럼 아기용에게 밥도 주고 훈련도 시키면서 거대 용으로 키우는 게임도 있고요.
이전에 이 방송에서 ICO, 코인 발행할 때 소개했던 리얼리티리플렉션이라는 한국 스타트업도 있는데요. 이 회사가 ICO로 모은 돈으로 AR 게임을 만듭니다. 부동산 게임인데 예를 들면 KBS 건물을 카메라로 비추고 여기에 각종 데코도 할 수 있습니다. 건물색을 칠한다든지 등등. 그래서 나중에 이걸 사고파는 겁니다. 실생활 버전 부루마블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게임이 당장 아이템 거래 등으로 현금이 오고가다 보니 유능한 개발인력들이 이쪽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 AR은 프로그래밍 기술도 어렵지만 3차원 그래픽을 실시간으로, 그것도 사이즈를 수시로 조절하면서 통신하는 것은 결국 통신 속도가 중요한데요. 최근 5G 기술이 발전하면서 AR 개발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입니다. 가장 편리한 형태는 한때 구글이 시도했다 실패한 안경 형태가 될텐데요. 어디를 가나 사물을 보면 가격이나 사이즈, 소재 등의 정보가 뜨고 이를 바로 구매하는 형태가 나올 수 있을 겁니다. 단순히 쇼핑 뿐 아니라 공항에서 짐을 검사할 때 스마트글라스를 통해서 보면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를 알 수 있는 형식도 이미 해외에서는 상용화가 됐다고 하고요. 일본에서는 공사 현장에서 AR 앱을 통해 집이나 건물의 완성된 형태를 미리 보면서 작업을 할 수 있는 앱도 나왔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