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선의 미래생활사전 14
<남윤선의 미래생활사전>은 KBS 라디오 '성공예감 김원장입니다'의 고정 코너입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 9시 25분 생중계 됩니다. KBS의 간판 경제기자인 김원장 기자와 함께 한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세상의 변화를 짚은 코너입니다.
라디오 원고를 이곳에 기록해 둡니다. 전문가 분들께는 가벼운 얘기겠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 새롭게 쏟아지는 용어가 생소하신 분들께는 세상 돌아가는 걸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도 여기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늘은 뭐에 대해 설명하나요?
= 오늘은 ‘직장인 재교육의 미래’입니다. 원래 직장인이 다니는 학원이라면 영어, 중국어 등 어학 위주였죠. 혹은 야간 대학원 같은 것을 다니면서 자신이 대학때 했던 학문을 더 깊게 파면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식이었고요. 아니면 GMAT, GRE등을 공부하며 유학을 준비했죠. 하지만 요즘 직장인 교육 시장은 이전과 다른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이 역시 4차 산업혁명의 여파인데요. 새로운 개념의 실무 교육을 제공해주고 큰 성장을 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어서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 어떻게 변하고 있는데요?
= 먼저 배경을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예전에는 내가 컴퓨터 공학과를 나와서 프로그래머가 됐다. 그러면 그 지식으로 계속 일을 하면 됐습니다. 저같은 문과생들 같은 경우는 회사에서 적당히 실무만 배우면 됐는데요. 문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예전의 프로그래밍, 즉 코딩은 굉장히 어려웠어요. 말 그대로 ‘전공’을 해야 할 만한 것이었죠. 그런데 이제는 코딩 언어도 쉬워지고 있습니다. 파이썬 같은 언어는 문과생도 한 6개월만 붙들고 있으면 어지간히 할 수 있다 이런 수준이거든요. 자, 그러면 이런 일이 생기는 겁니다. 저랑 옆자리의 김대리가 있다고 치죠. 근데 저는 실적 통계를 엑셀로만 관리하는데, 옆자리 김대리는 파이썬을 쓰는 겁니다. 이를 통해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 할 수 있어요. 그러면 당연히 김대리가 일을 더 잘하게 되겠죠.
이과생의 예를 들게요. 내가 대학때도 엄청 코딩을 잘해서 해킹도 하고 날리는 개발자였다고 쳐요. 근데 AI, 머신러닝이라는 개념이 나왔어요. 구글도 이걸 하고 페이스북도 이걸 한다는데 난 이걸 모르거든요. 블록체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블록체인의 코딩 언어는 기존 언어와 유사성은 있지만 또 분명히 다른 언어거든요. 물론 이런걸 인터넷을 뒤지고 오픈소스를 뒤져서 스스로 학습할 수도 있지만, 힘들거든요.
이렇게 세상이 변하면서 직장인들이 배워야 할 것이 달라지고 있는겁니다. 단순히 프로그래밍 뿐 아니에요. 마케팅의 예를 들면 예전엔 TV에 광고 잘하고 그러면 됐지만 요즘은 소셜미디어를 모르면 얘기가 안됩니다. 그런데 소셜에도 그냥 뭘 올리면 되는게 아니거든요. 소셜미디어별로 알고리즘이 있고, 이걸 알아야 또 노출이 많이 되거든요. 예를 들자면 끝도 없습니다. 디자인도 맨날 유행이 바뀌고, 회계 규정도 바뀌고 등등...이런 수요에 대응하는 회사들이 생겨나는거죠...
-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겠네요. 어떤 기업들이 뭘 하고 있나요?
= 일단 미국 얘길 먼저 해볼게요. 플루럴사이트라는 회사가 있는데요. 최근에 상장을 했는데 30억달러 정도의 기업가치로 IPO를 했습니다. 시총 3조원인거죠. 이런 학원이 또 어떤 면에서 유리하냐하면, B2B 비즈니스가 됩니다. 자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가 인공지능 사업에 뛰어들고 싶어요. 그러면 개발자 역량을 업그레이드 해야 겠죠. 그럴때 직원들을 이런 학원에 단체로 보내버립니다. 아시겠지만 B2B는 항상 B2C보다 관리도 쉽고 이익률도 높죠. 이 회사도 창업한지 이제 10년인데 이런 엄청난 성과를 거뒀습니다. 한해 매출은 2000억원 정도라는데요. 이 회사 대표는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회사가 배울 수 있는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우리같은 회사가 존재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한국에도 있겠네요
= 네, 요즘 IT 기업에 다니시는 분들한테는 정말 핫한 회사, 학원이 패스트파이브입니다. 마케팅, 프로그래밍, 데이터사이언스, 파이낸스,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 외국어 등의 강좌로 구성돼 있는데요. 확실히 기존 학원이랑은 좀 다르죠. 성장세가 정말 빠릅니다. 2013년에 창업했는데 연간 수강생이 벌써 2만명을 넘었고 지난해 매출은 100억원을 찍었다고 합니다. 단순히 이런 종목을 가르치는게 특이할 뿐 아니라 뭐랄까...한번쯤 관심을 갖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드는데요. 최근에는 ‘문과생도 마스터할 수 있는 이더리움 강의’ 같은 걸 하나 페이스북 광고에 올린 거에요. 요즘 블록체인 핫한데...”어 저거 들으면 나도 블록체인으로 무슨 앱이라도 하나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가격이 꽤 비싸거든요. 네번 수업에 100만원이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유행을 선도하는 강의를 남들보다 일찍 만들면서 적절한 강의를 하니까 손이 갈 수 밖에 없는거죠..그리고 개인 수강생 입장에선 100만원이 비싸지만 기업 입장에선 비싼 것도 아니니 그냥 지원해주는 경우도 많고요.
- 창업 4년만에 매출 100억이면 엄청나네요
= 네, 또 요즘이 저출산 시대지 않습니까. 이걸 조금만 생각해보면 고교생 이하 학생은 점점 줄어들고, 직장인은 점점 늘어나는 세대라는 거죠. 또 직장인들은 커리어 발전을 위해서라면 돈을 더 크게 쓸 수 있으니까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입니다.
- 또 어떤 기업들이 있죠?
= 그렙이라는 회사가 있는데요. 이 회사는 주로 온라인 코스를 통해 강의를 제공합니다. 사실 저도 이 회사가 하는 서비스를 통해 파이썬 강의를 듣고 있는데요. 서점에서 책을 사면, 책의 내용을 그대로 온라인에서 강의를 해 줍니다. 저 같은 수학이 싫어서 문과를 간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또 개발자들이 만든 서비스다 보니 개발적으로 훌륭한데요. 온라인에서 예제를 풀면 자동으로 채점도 되요. 이메일로 보내고 할 필요가 없어요.
이런 회사들이 노리는 시장이 어린이 코딩 시장인데요. 벌써 올해부터 초등학교 필수과목이 되지 않았습니까? 온라인으로 어린이들 코딩 교육하는 시장도 빠르게 커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 직장인들 피곤해 지겠어요...
= 네, 사실 직장 상사라는 게 내가 먼저 들어와서 후배보다 많이 알기 때문에 상사 노릇을 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위에서 말씀드린 직무 교육을 받아서 나보다 잘하면? 나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용어로 후배들이 해야할 일을 척척 해낸다면? 직장의 위계가 유지되기 힘들 수도 있죠. 요즘엔 기자들 중에서도 인터넷 크롤링, 즉 정보수집을 통해 의미있는 통계를 알아서 뽑아내고 기사를 쓰는 기자들도 있어요. 대학 나와 30년 직장생활을 성실과 열심으로 버티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