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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OINES Jun 07. 2018

요즘 젊은 애들은 뉴스를 안봐
블라블라...

아냐, 봐. 그 누구보다 열심히.

여러분, 특히 미디어 업계에 종사하는 여러분. 밀레니얼을 어떻게 보십니까. 거의 대부분 '사고뭉치' 개념으로 보지 않습니까. 신문사에 있으면서, 뉴미디어 플랫폼을 하면서도 밀레니얼은 골치거리였습니다. 모든 고민은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요즘 젊은 애들은 뉴스를 안봐."


뭘 보더라도 당장 eye catching이 되는 스낵 콘텐츠, 웹소설, 웹툰 이런 것만 본다. 신문을 안 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젠 네이버도 안본다. 정치, 사회, 경제에 관심이 없다. 조금만 어려우면 읽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세상을 모른다. 무식하다. 눈앞의 재미만 찾는다. 그러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그래서 애들이 지력이 떨어지고 글을 읽을 줄도 모르고 이러다가 나중이 되면 유튜브가 세상을 지배하고 다들 필터버블에 갇혀서 바보가 되고 bla bla shit...


눈이 번쩍 뜨이는 글을 한편 찾았습니다. 이것인데, 영어가 되시는 분들은 직접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CNN출신인 버즈피드의 Gabriella Schwarz 에디터가 쓴 글입니다. 이 사람도 밀레니얼에 대해 저와 비슷한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밀레니얼은 컨텐츠를 어떻게 소비하는지 조사를 제대로 해 봤습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래는 원문을 요약하고 제 감상평을 붙인 글입니다.





버즈피드는 분기별 연구 과제로 '밀레니얼 콘텐츠'를 연구했습니다. 밀레니얼들은 스낵 컨텐츠를 좋아하고 B급 감성의 low quality 컨텐츠를 좋아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밀레니얼(19~29세)의 83%는 최근에 일어난 이벤트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92%가 자신이 관심 있는 특정 분야의 뉴스를 깊이 파고듭니다. 이건 다른 어떤 세대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즉 다른 모든 세대보다 밀레니얼이 가장 진지한 태도로 뉴스를 소비합니다.




플립보드 내에서 보면 밀레니얼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카테고리는 뉴스, 비즈니스, 테크놀로지, 도널드 트럼프, 과학, 엔터, 정치, 연예 순이었습니다. 네, 밀레니얼은 연예 기사만 보고 히득거리며 살지 않았습니다.



'읽는 것'과 '공유하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좀 있었습니다. 공유를 많이 하는 것은 주로 레시피, 요리, 여행, 스킨케어 쪽이었습니다. 필자는 결론을 "밀레니얼은 이 세상에 대한 것을 읽고, 삶에 밀접한 것을 공유한다"고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깊다. 컨텐츠가 길고 짧은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질이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히려 고민은 컨텐츠 생산자가 해야 하는 부분으로 "더 심도 있는 리포팅과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컨텐츠를 만들어야 밀레니얼에게 먹힐까요. 필자는 지난 SXSW에서 뉴미디어 전문가들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합니다. 플립보드의 Gabriella Schwarz, PureWow의 Mary Kate McGrath, 워싱턴 포스트의 Phoebe Connelly, 마이크닷컴의 Stephanie Clary 그리고 악시오스의 창업자 Sara Fischer가 같의 토의했다 하네요.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신뢰가 중요하다: 진실해야 한다. 밀레니얼은 진실에 민감하다. 뉴스룸을 밀레니얼로 채워놓고 그들의 눈높이를 알아야 한다.

2. 제대로 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뭘 취재했는지 뿐 아니라 왜, 어떻게 취재했는지도 중요하다. micro, macro가 중요한 게 아니다. 'why'가 있어야 한다. 혹은 아주 micro하게 가되 사람을 앞에 끄집어 내야 한다. 사람 중심의 스토리텔링이 되야 한다.

3. Visual Cue: 신문에는 팩트를 보는 면과 사설 칼럼 면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다.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는 그렇게 구분하기 힘들다. 그래서 비주얼로 힌트를 줘야 한다.

4. 긴 글이나 비디오: 많이 본다. 가장 많은 트래픽을 일으킨 콘텐츠를 보면 긴 컨텐츠가 거의 빠짐없이 낀다. 이런 컨텐츠를 이메일이나 앱의 푸쉬 알람으로 전달한다. 특히 이런 긴 컨텐츠는 저녁때 트래픽을 만드는데 유용하다. 사람들은 아침에 팩트 중심 컨텐츠를 보고 저녁때 긴 것을 본다. 정보에 목마른 사람들이 저녁때 긴 글을 많이 본다.



5. 민주적인 컨텐츠: 밀레니얼 독자들에게는 그들이 뭘 궁금해 하는지 계속 물어야 한다. '하나님 말씀'처럼 그들의 의견을 떠받들어야 한다.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IMF즈음에 태어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그리고 (한국에선) 사상 최악의 실업난을 겪은 세대. 그러면서 자기 손으로 대통령을 갈아버린 세대.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들에게 기성세대는 실망감을 줬고, 그걸 신뢰하지 않을 뿐이죠. 젊은이들은 뉴스를 안보는 것이 아니라 (누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시일야 방성대곡' 이후로 한번도 포맷이 바뀌지 않은 작금의 뉴스들을 보지 않는 겁니다.


팩트, 스토리텔링, 비주얼 등 저널리즘이나 컨텐츠의 본질이 어디 가겠습니까. 중요한 건 시대에 맞게 본질을 재해석 할 수 있느냐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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