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서비스 스타트업은 정말 개발팀이 필요할까

IT서비스를 운영한다고 개발팀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by Inkspire

미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에 있었던 일이다.

나는 내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고 스타트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개발자가 필요했지만 나는 개발자가 아니었다. 개발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다니던 학교 내 컴퓨터공학과 학생들, 대학원생들 이메일을 수집하여 내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모집한다고 콜드메일을 보냈다.


그중 몇 명의 학생들에게 답변이 왔고 도서관에서 함께 인터뷰를 진행한 이후, 컴퓨터 공학 대학원생인 인도출신 개발자와 함께 하기로 했다. 나의 첫 코파운더였다.


함께 개발 범위, 서비스 범위 등 상세히 논의해 보며 한 명 더 우리 아이디어에 관심이 있고 참여하고 싶은 친구가 있다고 해서 한 명의 개발자가 더 들어왔고, 우리는 함께 아이디어를 실현시켜 나갔다. 서비스의 방향성과 팀의 구성, 앞으로 우리 기업의 방향성 등 모든 것은 같이 논의했으나, 항상 전적으로 내 결정을 존중해 주었고, 결정된 사항은 항상 문제없이 추진되었다. 이 친구가 "너는 CEO로서 너의 영역이 있고 우리는 너의 비전에 맞춰서 가야 해. 그래야 한 팀으로서 성장해 나갈 수 있어."라고 내게 해주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미국에서의 스타트업은 개인사정으로 인해 한국에 들어오게 되면서 정리하게 되었지만, 내 도전은 멈추지 않았고 나는 한국에서 다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또 다른 소프트웨어 아이디어였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미국에서와 동일하게 나는 함께할 개발자를 찾았다. 이후 개발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전적으로 함께하기로 한 개발자를 믿고 따랐다.


이후 우리는 항상 개발팀이 있었다. CTO는 개발자 인건비가 지출이 되더라도 개발팀을 보유해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나는 그의 판단을 따라 CEO로서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개발팀을 꾸리게 되었고, 이는 초기 스타트업으로서 굉장히 큰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았다. 내부 개발팀을 보유함으로써 우리는 빠르게 움직이고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했다는 점은 투자자분들이나 각종 지원사업 평가 심사위원분들도 높게 평가하는 부분 중 하나였고, 이러한 이점 덕분이었는지 우리는 초기 아이디어 단계였음에도 수많은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후 나는 회사에 혼자 남기 직전까지 상황이 어려워졌어도 개발팀을 데리고 있었다. 개발팀의 급여가 나가는 것은 한계를 넘은 지 오래였지만, 이미 개발되어 있고 운영되고 있는 서비스가 있는 상황에서 개발팀을 없애는 것은 사실상 서비스 운영도 종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 라운드를 돌고 있던 상황에서 IT서비스 기업이 개발팀을 정리했다는 말을 하면 결국 투자유치의 기회조차 없어진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초기에 우리 기업에 투자하신 주주 중 일부 역시 현재 상황은 어렵지만 개발팀마저 정리되면 사실상 폐업수순 아니냐며 걱정을 하기도 하셨다. 여러 상황을 기반으로 나는 항상 조금 더 버티자 라는 마음을 기반으로 판단했고, 결정했다.


그리고 결국 이는 옳은 결정이 아니었는지, 끝까지 처참하게 실패했다. 이후 돌이켜보니 나는 우리 기업의 상황에 너무 몰입되어 있는 나머지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라는 생각뿐이었다. 이미 오래전 지출되는 인건비를 모두 정리하고 어떻게든 다시 0에서 시작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일을 겪은 후 생각해 보니) 나는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IT서비스를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개발팀은 절대적으로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스타트업도 사업이다. 흑자가 나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외부 자금 유치가 필요하고, 외부 자금 유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언젠간 망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개발팀을 보유한다는 것은, 매월 어마어마한 비용이 고정적으로 지출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고객 유입을 확인하고 어느 정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전 까지는, 개발팀을 유지하며 프로덕트를 개발하고 개선하는 것은 굉장히 큰 부담이다. 사업 초기에 이런 부담을 지는 것은 창업가 입장에서 절대 좋지 않다. (정말 혁신적인 기술개발을 하는 스타트업이 아니라면)


지원금이나 투자금을 활용해서 무리하게 인건비를 늘리는 것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아무리 비전이 높고 평가가 높은 서비스이고, 많은 지원금과 투자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절대 그 사업의 재무적 가치이거나 사업의 잠재적 성장과 이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초기 창업가들은 명심해야 한다.


자체 개발팀이 없지만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방법은 2가지이다. Outsourcing (외주)를 활용하거나 직접 개발하거나.


코딩이 아니더라도, IT서비스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개발이 되고 운영이 되는지를 잘 알지 못한다면, Outsourcing을 하면서 돈을 낭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니 무작정 맡기기 전에 반드시 기초지식 정도는 공부하고 맡기도록 해야 한다. (외주를 맡기는 방법에 대해선 향후 상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직접 개발을 하기 위해선 시간이라는 비용이 굉장히 크게 소모된다. 직접 코딩이 아니더라도 노코드 툴을 활용해서 개발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지하고 가능하다면 노코드 툴을 활용해 직접 MVP모델을 만드는 정도까지는 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위 두 가지 방법은, 초기 창업가에게는 개발자 혹은 개발팀을 보유하는 것보다 훨씬 더 부담이 적고 유동적인 옵션을 제공한다. IT서비스를 운영하는 초기 스타트업이더라도, 그리고 개발자 출신의 창업가가 아니더라도, 위 두 가지 방법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높은 인건비의 개발팀을 보유하는 것보다 충분히 더 많은 유동성과 이점을 가져갈 수 있다.


5억 원을 날린 스타트업 대표의 '실패하는 법' 매거진 글입니다.
지금도 실패 중인 실패한 스타트업 대표의 아무 생각이나 막 적는 매거진이니 참고 바라며,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 의견 등을 바탕으로 작성된 글이니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한, 아직도 실패 중인 사람의 생각이니, 반대로 생각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조금 더 올라갑니다.
나의 실패를 통해 누군가 배울 수 있었다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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