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n music うさぎと猫と少年の夢 OST
일본 KONAMI 사의 음악게임 팝픈뮤직(이하 팝픈), 그 중에서도 24번째 시리즈인 ‘うさぎと猫と少年の夢(이하 우사네코)’ 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음반입니다. 이 음반은 특별히 코나미스타일에서 게임의 20주년을 기념하여 아기자기하고 정성스러운 패키지 디자인의 한정판으로 나왔습니다.
음반 리뷰에 들어가기 전에, 다소 장황하기는 하지만 제가 팝픈을 입문하고 덕질해 왔던 흐름에 대해서 짚지 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팝픈이 20주년을 맞이하여 나온 이 음반이 담은 가치가, 제가 이 게임을 입문하고 느꼈던 정서와 매우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부터 음악게임을 좋아하고 즐겨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게임센터에서 아케이드 기종을 플레이 하는 것은 꺼려했던 저였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팝픈의 한 캐릭터를 접한 것을 계기로 저는 팝픈의 세계에 완전히 빠지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장르는 물론이고 개성적인 감성까지 듬뿍 들어간 수록곡에, 그만큼이나 독특하고 귀여운 캐릭터들, 그 모든 것을 한껏 즐길 수 있는 게임 시스템에 저는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그래서 입문한 2016년부터 약 5년정도 팝픈의 세계를 종횡무진 탐험하며 여러 요소들을 깊게 파고들었습니다.
저는 팝픈의 캐릭터와 수록곡을 아주 좋아하여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있으면 그 캐릭터가 담당한 곡을 찾아 전부 플레이 해보거나, 마음에 드는 아티스트가 있으며 그 아티스트의 다른 곡을 찾아서 플레이 해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팝픈을 즐겼습니다. 무언가 취향의 결이 맞는 요소를 새로 발굴하고 탐구하는 재미가, 당시 현실적으로 매우 힘들었던 저의 마음을 많이 위로해 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좋아하는 만큼 애증이라는 것도 있었습니다. 당시의 저는 사고방식이 미숙하여 곡을 클리어하지 못하면 쉽게 짜증을 냈고, 더 잘하는 사람에게 질투를 하는 일도 빈번했습니다. 그래서 애써 열심히 달성해둔 게임 기록을 일부러 파기하거나, 모아둔 굿즈를 쉽게 양도해버리는 등의 미련한 행동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실망감이나 환멸감을 느끼더라도 ‘마음의 고향’ 이라는 것은 마음대로 바꾸거나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취향의 근본’이라는 것은 저의 마음을 완전히 차지한 뒤였고, 그것을 외부적인 요인으로 함부로 뒤집는다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저에게 있어 팝픈은 저의 취향의 굳건한 뼈대가 된 소중한 세계였던 것입니다.
서두가 너무 길었습니다. 이 한정판 패키지 음반은 크게 세가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먼저 우사네코 사운드 트랙(전 시리즈인 에클랄 사운드트랙에 실리지 못한 에클랄 사운드 트랙도 포함)이 4디스크 분량으로 들어있습니다. 두번째로 롱버전 악곡꽈 새로운 트랙이 역시 4디스크 분량으로 들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캐릭터 아트와 설정을 볼수 있는 DVD가 들어 있습니다.
사실 팝픈을 전작인 에클랄이 현역일떄 입문했던 저는 우사네코의 운영에 다소 불만이 많았습니다. 네비게이터를 진화시키는 시스템은 사실상 플레이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고, 음악성을 파악하기 힘든 보스곡의 퀄리티 역시 이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우사네코 사운드트랙을 음반을 지금에 와서 다시 주행하며 들어보니, 굉장히 좋은 수록곡들이 많았다는 것을 새삼 깨닿고 깜짝 놀랐습니다. 단순히 좋다고 느끼는 것을 넘어서, 기존 코나미사 소속 아티스트의 걸출한 저력과 공모전으로 입상한 신진 아티스트의 놀랄만한 잠재적 역량이 트랙을 들을 때 몸소 느껴졌습니다.
유저들 사이에서도 공모전으로 신진 아티스트의 악곡이 실리는 것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나, 저는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파입니다. 애초에 게임이라는 것은 다양한 사람들이 힘을 합해서 만드는 정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뿐더러, 음악게임의 경우에는 보다 더 폭 넓은 장르의 곡이 들어오면 음악이라는 문화의 다양성이 존중되며 향유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저는 음악게임에 있어 마무리를 지어주는 엔딩곡의 존재를 무척이나 중요시 여기는데, 우사네코의 엔딩곡인 ‘No NAME Colors’ 의 경우, 비마니에서 전부터 활약하던 NU-KO님, mami님, 아키나리님과 같은 기존 보컬과 우사네코때 처음으로 데뷔한 보컬 MarL님이 함꼐 화합의 정신으로 어우러져 부르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마음이 뭉클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롱버전 악곡이 든 디스크의 경우, 팝픈 17 더 무비때부터 팝픈 에클랄까지의 사운드트랙 음반에 실린 롱버전을 변동없이 그대로 가지고 온점은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게임에 수록되어 있던 곡들을 풀버전으로 한껏 즐길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어서 아쉬움을 덮을 정도의 수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브랜드 뉴 트랙이라고 했으면서 달랑 신곡이 4곡(그것도 2곡은 기존곡의 리믹스)인 점은 결코 부정할 수 없는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코나미사는 현역 시리즈의 전작인 팝픈 피스의 사운드트랙조차 내지않는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팬들의 실망감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2021/9/28 기준 발매 발표) 그래서 20주년을 정성껏 챙겨줬던 이 음반 기획이 더욱 그립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지도 모릅니다. 제가 팝픈을 마음의 고향으로 느끼고 소중히 여기듯, 이 음반도 팝픈이 팝퍼(팝픈 유저)를 향해 소중한 감정을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그러한 소중한 마음이 쭉 이어질 수 있기를, 이 음반을 들으면서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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