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3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기형도 시인의 원작 시를 그대로 각색한 것이 아니라, 극단에서 원작을 깊이 탐독하며 느낀 심상을 표현하기 위해 극본을 새롭게 썼다는 인상을 받았다.
권력 관계를 향한 냉소주의 등 원작에서 그려낸 리얼리즘을 담아낸 것은 물론,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와 무대 밖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극의 결말은 연극에서만 접할 수 있는 개성을 지녔다.
기형도 시인은 희망을 갖지 못하였지만, 극단은 재창작과 연기를 통해 원작에 국한되지 않는 희망의 여지를 부여해 주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