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로 떠나는 음악 여행이 시작되었다
여는 글
재즈도 모르면서 뉴올리언스
달라스 포트워스 공항. ESTA 비자를 받고 와서 입국 절차는 꽤나 수월했다. 키오스크에서 여권을 인식하고 사진을 찍고 지문을 인식한 뒤, 출력되어 나온 서류를 가지고 입국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관은 "여기 왜 왔어?" 물었고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가려고!"라고 답했다. 심사관은 "Wow, great!" 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아무래도 잘 온 것 같다.
뉴올리언스 여행을 간다고 하니 사람들은 물었다.
"왜 하필 뉴올리언스야?"
"뉴올리언스는 어떻게 가는데?"
"거기에 뭐가 있어?"
목적은 뚜렷했다.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에 가보고 싶었다. 한국에서는 가기 쉽지 않은 거리라 '꼭 갈 거야' 생각하면서도 막연했다. 뉴올리언스는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해있다. 한국에서의 직항은 없고, 휴스턴을 경유하는 편이 가장 짧게 도달할 수 있다. 우리는 특가 비행기표를 찾느라 인천-달라스행을 택했고, 달라스에서 뉴올리언스로 날아갔다. (하지만 달라스에서 뉴올리언스는 직항이 없어서 '달라스-휴스턴-뉴올리언스'의 루트로 갔다)
여행 기간은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는 4월 말. 페스티벌은 매년 4월 말-5월 초에 걸쳐 2주간 열린다. 재즈가 좋았고, 미국 남부 음식이 궁금했다. 그것만으로 가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루이 암스트롱의 고향이자 재즈의 본고장,
톰 소여가 모험했던 미시시피강,
영화 <아메리칸 셰프>에서 본 루이지애나식 도넛 베녜,
소울푸드 검보와 포보이, 잠발라야, 케이준 음식,
영화 <노예 12년>의 배경이 된 도시,
그래서 아프리카와 스페인/프랑스 문화가 섞여있는 도시.
뉴올리언스의 특징을 찾아볼수록 궁금한 점이 더 많았다. 미국이지만 미국이 아닌, 에너지가 남다른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에너지를 감당할 수 있을까란 우려도 들었지만 기대가 더 컸다. 여행 메이트는 친구이자 같이 일을 하는 사이인 윤이 언니. 나는 재즈 레이블에서 앨범을 기획하고, 언니는 내가 기획하는 앨범의 디자인을 맡곤 했다. 재즈 음악을 둘러싸여 일하는 우리들이 재즈의 본고장으로 재즈 여행을 떠난다.
재즈를 전문적으로 공부해본 건 아니지만,
재즈를 잘 안다고 말할 정도로 깊이 파본 적도 없지만,
재즈의 역사도 물론 모르지만,
재즈 뮤지션들을 줄줄 나열할 수도 없지만,
들으면 좋으니까.
2017년 4월 21일,
열흘 간의 <재즈도 모르면서 뉴올리언스>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