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보내줘야겠어

-진담사주 기초정복 가이드(11)-

by 취중진담

천간글자의 탄생 스토리(2)


우주의 모든 존재는 짝지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말야, 바로 예상되는 게 있지?

丙이라고 이름 붙인 밝고 따듯한 기운이 있으니 반대의 기운도 있다는 사실.

당연히 어둡고 찬 기운이겠지.

그렇지만 우리 수학공식 외우듯, 구구단 외우듯 그렇게 단순하게 외우진 말자. 원리를 이해하고 원리가 살아움직이는 것을 느끼기로 하자.

진담사주는 기운을 몹시 중요시 한다는 것 잊지 말기.


자, 다시 눈을 감아 봐.


광활한 우주야.

밝고 따듯한 기운을 뿜는 병의 곁으로 어둡고 차가운 기운이 다가오고 있네. 마치 오래 헤어졌던 연인을 만난 듯 반가워하고 있어. 밀물이 들듯 착 깔려서 달려오고 있어. 훤히 떠서 빛나는 자기완 완전히 다른 움직임이야.

하지만 병도 무척 반가워 해.

사실 기다렸거든. 왜냐면 병은 아주 아주 먼 과거에 힘든 경험을 했으니까. 몸이 점점 밝아지는데 눈이 부셔서 뜰 수가 없는 경험이었지. 그러다 눈이 멀어버릴 뻔 했구 말이야.

그 뿐 아니야. 따듯했던 몸이 조금씩 조금씩 더워지더니 어느날엔 그만 견딜 수 없이 뜨거워져서 타 버릴 뻔한 일도 있었어. 그래서 좀 어둡고 차가운 기운이 곁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단 말이지.


자, 드디어 어둠고 찬 기운이 丙의 곁으로 왔어.


안녕? 반가워.


어, 안녕? 나두 반가워.


난 병이라고 해. 너는?


어, 어. 나... 나는...


저런! 아직 이름을 못 얻었구나. 그나저나 너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으응. 나 이제 온 거 너무 어두워서 길을 잃어서야. 겨우 더듬더듬 기면서 왔는데 오다가 얼어서 움직이지 못할 때도 있었어. 다행히 조금씩 녹아져서 움직여졌는데 그게 너의 기운 덕분이었구나, 고마워.


그랬구나. 사실 나도 너무 밝아져서 눈이 멀 뻔 했었지. 타서 재가 될 뻔도 했어. 그래도 조금씩 식어서 지금은 견딜만 한데 알고보니 너 덕분이었네. 정말 고마워.


이렇게 해서 둘은 알게 되었지. 우주 어떤 것도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걸. 그리고 보이지 않아도 어딘가는 짝이 있다는 걸.


우리 이쯤에서 어둡고 찬 아이게도 이름을 지어주자.


壬(임)


좋았어.


이렇게 해서 병과 임은 짝이 되었어.

그리고 둘은 여행을 계속했지.

(next)

임.jpg


작가의 이전글아무래도 보내줘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