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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비 Sep 01. 2019

90년생이 온다

임홍택 지음// 웨일북(whalebooks)

따끈따끈할 때 구매했다가 활활 타오를 때 읽게 된 책.







<90년생이 온다>는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전 직원들에게 선물한 책'이라는 타이틀로 책에 대한, 90년생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끄트머리긴 하지만 90년생이라는 구성원 안에 속해있기 때문인지, 스스로나 또래에게 크게 특별한 점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90년대에 태어난 세대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큰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그렇다면 90년대생이 궁금한 90년대생이 있을까?


작년 말 이 책을 알게 됐을 당시에 나는 내 세대가 크게 궁금하진 않았었다.  위에도 적었지만 생각이나 행동에 크게 다름을 느껴서 불쾌하거나 당혹스러웠던 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90년생이 온다>에 대한 관심도 적었으며, 오히려 다양한 매체에서 이 책이 오르내릴 때마다 내심 이 책이 흔히 멘토라는 사람들의 불편한 격려와 위로로 범벅인 '열 받게 만드는 책'들과 같진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올해 초 나는 <90년생이 온다>를 구매했다.  책에대한 관심과 세대에 대한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책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때마다, 'n년대 생이라고 칭하며 10년 단위로 세대를 묶기에는 세상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러한 현상의 중심에 있는 현 90년생 세대를 관찰했고 분석했다는 이 책이 궁금해졌다.



<90년생이 온다>는 가장먼저 '세대'의 개념을 정한다. 

이 책에서는 세대의 개념을 첫 번째 분류인 같은 시기에 출생한 집단으로 한정하고자 한다. 동년배들은 같은 시기에 출생하여 나이를 먹고 살아가는 동안 비슷한 생애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41p>

그리고 각 세대별로 당시 시대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이나 보편적인 특징들을 비교한다.

표 [각 세대별 특징 비교] <27p>


위 표처럼 <90년생이 온다>는 하나의 세대를 묶을때 시대별 큰 사건이나 현상들과, 그로인한 세대들의 선택을 원인과 결과로써 보여주었다.  이를통해 90년대 세대의 가치관의 바탕에는 부모와 형누나 세대들을 보고듣고 자라온 경험과, 새로운 시대의 기술을 반발감 없이 받아들여 신체기관의 한 부분처럼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됐다.


나머지 2부와 3부는 90년생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써 생산자일때, 소비자일때 그 위치에 따른 행동과 그 바탕이 되는 것들을 설명해준다.



<90년생이 온다>를 읽으면서 제일 마음에 와 닿은 문장은 책의 맨 앞에 적혀있는 '추천의 말'에 적혀있었다.


..(전략)..
젊은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니라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것이다.
..(후략)..
<7p>


나는 책을 처음 읽을 때 추천사가 책에 대한 선입견을 만드는 것 같아서 보통은 읽지 않고 넘어가곤 했다. 그 덕분에 이 문장은 책을 다시 한번 읽기 시작하면서 보게 되었다.  이 한 문장 덕분에 평소에 고민하고 있던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갈등에 대한 적절한 표현과 그 속의 핵심 단어들을 써낼 수 있게 되었다.


위로나 격려가 아닌 이해와 공감

기성세대들의 말이나 행동, 선택들은 자신의 삶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경험'이 바탕이 된 합리적이고 올바른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들이 '꼰대'라는 단어 하나에 모조리 부정당하는 세상이다. 이 한마디로 자신들의 경험이자 삶이 낡고 쓸모없는 도구들로 격하되었다고 생각할 것이고 큰 모멸감을 느꼈을 터이다.  이 '꼰대'라는 단어와 사용되는 모습들이 너무 극단적이고 파괴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바탕이 되는 관점에는 공감을 한다.


<한겨레> 인터뷰에서 "노인들이 저 모양이란 걸 잘 봐 두어라"라는 촌철살인으로 화제가 된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은 오늘날이 '먼저 안 게 오류가 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중략)..
그의 말처럼 과거 경험이 이젠 판단의 기초 혹은 가르침의 근거가 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67p>


축적된 삶의 경험이 편견이 되는 세상.  내 경험들로 다 설명하기에는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한다.  누군가의 조언은 당사자도 모르는 사이에 낡은 것이 되어있을 수 있다.  그 괴리감은 신세대일수록 더 깊이 느껴진다. 세대와 시대에 공감되지 않는 위로와 격려는 오히려 반발심리만 부추기게 되는 것이다.



<90년생이 온다>는 주관적인 경험이나 생각보다는 객관적인 자료나 지표들을 통해서 세대를 관찰했다는 점에서 불편함 없이 읽은 책이었다. 책 속의 주된 내용은 90년생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나보다 위에 있는 세대들에 대한 내용들을 많이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중에서도 너무나 빠른 시대의 변화와 이해의 결여에 대한 부분에서 정말 많은 공감을 했고, 결국 우리는 서로에게 바탕에 대한 이해없이 표면적인 부분만을 바라보며 헐뜯고 비난한것은 아닐까 다시한번 생각하게 됐다.


의문과 우려 속에서 집은 책이었지만, 이 책을 통해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데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분별하고 해석해낼 수 있는 지혜가, 거대한 흐름에도 휘둘리지 않는 무거움이 필요한 요즘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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