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와 氣의 오묘한 조합이 우주에,또 내 마음에 있네

by Plato Won


중국의 공맹사상은 순자를 거쳐서

한비자의 법가사상으로 이어진다.


덕치를 중시했던 공맹사상은 순자에 이르러

예를 사회적 규범으로 강제하여야 한다는 사상

으로 발전하였고 순자의 제자인 이사와 한비자는

이를 받아들여 법가사상을 만들어 낸다.


사회질서를 법률로 강제하자는 이야기이다.


춘추전국시대를 평정한 진나라 진시황제는

이사와 한비자의 이런 사상에 매료되어 한비자와

이사를 중용하여 중국의 통일을 이루었으나

그 과정에서 덕치만을 강조하는 유가사상은

통치이념으로 적당치 않아,이사에 의해 법가를

제외한 모든 서적들을 불태우고 460명이나 되는

유생들을 생매장시키는 분서갱유 사건을

일으켰다.


이후 한나라에 이르러 동서중에 의해 유가사상을

다시 통치이념으로 도입하여 새롭게 부활시켰으며

송나라 주자에 의해 신유학의 체계를 잡았다.


이것을 주자학,신유학이라하며 성리학이라고 한다.

이 성리학의 기본은 맹자의 사상을 근거로 한다.

맹자의 사상은 인간은 기본적으로 선하게 태어났다는

성선설에 근거를 두고 사상을 펼쳐나가는데

이를 받아들인 조선의 성리학자들은 뭔가 불충분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맹자의 성선설은 현실적인 악을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조선의 성리학자들은 그 설명을

좀 더 완벽하게 하기 위해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이란

개념을 만들어 낸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도덕적으로 선한 본연지성을

가지고 태어났으나 후천적인 환경의 영향을 받아 기질지성이 악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성리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의 형체는 기질의 배합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순수한 선인 본연지성은 누구나 같지만

기질지성은 맑음과 탁함,순수함과 뒤섞임 등이

있기 때문에 태어날 때 천부적으로 어떤 기질을

받느냐에 따라 인간의 질은 달라진다고 본다.


인간은 누구나 선한 본성을 지니지만 현실 속에서

성인,현인,범인의 구분이 생겨나게 되는 것은

각각의 성질들이 어떻게 배합되느냐에 따른 것이

라는 것이다.


성리학에서 기질지성은 그 자체가 악은 아니지만

악으로 흘러갈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으로 인간의

사적 욕망이 악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것과 사적 욕망이 육체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은

기질지성을 악과 연관 지어 해석한 것이다.


즉 인간은 기질지성 때문에 악을 행할 수 있지만

그래도 선을 행할 수 있는 근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것은 본연지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선은 개국 초기부터 억불숭유 정책을 폈고

이에 따라 유학만을 진정한 학문으로 생각했다.


조선의 유학,성리학은 중국의 성리학을 기본으로

하였으나 그대로 모방하지 않고 나름대로 독창성을

발휘하여 발전시켰다.


그 대표적 성리학자가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였다.

理와 氣,본연지성과 기질지성,사단과 칠정 등은

성리학에서 나오는 개념과 용어들이다.


理는 우주질서,자연법칙,우주 창조의 근본원리 등을

말한다.氣는 형체를 지니게 하는 것으로 일종의 에너지

와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성리학은 인간을 포함한 만물은 모두 理와 氣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다.氣는 물질적 근거가 되는

것이고,理는 그것을 존재하게 하는 이유 같은 것이다.


성리학의 이기론에 따르면 사물이란

기의 모임과 흩어짐에 따라 생겨나고 소멸되고

한다.인간의 삶과 죽음도 기의 모임과 흩어짐에

따른 것이고,기가 모였을 때가 산 것이고,기가 흩어

지면 죽는 것이다.


理는 일상에서 道理,理致,數理 등으로 쓰이고

氣는 氣運,氣魄,空氣 등으로 사용되는 단어들이다.


理氣가 사용되는 단어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이는 이랬다저랬다 변화무쌍한 것이 아니라 고정되어

있는 것 혹은 가지런함을 의미한다.또 물질이 존재하는

이유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氣는 고정될 수 없는 성질을 나타낸다.

공기의 흐름,기운의 강약 등으로


理와 氣의 개념을 이렇게 구분하는 것에 대해서는

성리학자들 대부분은 의견을 같이하지만,理와 氣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서는 견해가 갈린다.


퇴계 이황은 理氣의 관계에서 理에 주안점을 둔다.

理는 귀하고 氣는 천한 것으로,理는 높으며 氣는 낮은

것으로 평가한 이황의 성리학은 우주 자연의 문제보다

인간의 심성과 의리,인간의 도덕성 등이 주요한

문제로 논의 된다.


반면 이이는 理氣之妙의 차원으로 자신의 철학을

전개해 나간다.


이기지묘란 理와 氣의 관계를 표현한 말로,

"사물이 생겨나는 것은 氣요,사물이 생겨나는 까닭은

理이다.氣가 아니면 사물은 생겨날 수 없고,理가

아니면 사물이 생겨날 존재 근거가 없다."라는

겻이다.즉 理 없는 氣라든지 氣 없는 理는

인정될 수 없다는 것으로 이이의 철학에서는

氣를 떠난 관념적 理의 세계나 理를 떠난 氣의

세계는 인정되지 않는다.


즉,理나 氣의 어느 한쪽만을 강조하지 얂고 理氣의

조화성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것이 이이의 성리학이

갖는 특징이다.


성리학에서 理가 우선이냐 氣가 우선이냐의 논쟁은

결국 인간본성에 관한 논쟁과 연관성이 있다.

철학사에서 인간 본성이 선하냐 악하냐의 논쟁은

끊이지 않았다.


이이의 인간 본성론은 본연지성,기질지성 모두를

언급하고 있지만 기질지성이 주된 논의의 대상이다.

즉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인간,감정을 지닌 인간

그대로를 인정한다.반면 이황이 본연지성만을

인간의 참된 본성으로 보고 기질지성은 본성으로

보지 않음으로써 도덕적 측면만을 강조한 것과

대비된다.


그래서 이이의 철학 근저에는 순수하면서도 훈훈한

인간 존중의 정감과 그 실천이 자리잡고 있다.


49세를 일기로 이이가 별세하기 3개월 전 가을,

10년 동안 알고 지내던 기생 유지와 밤을 지새우며

대화를 나누던 중 쓴 글의 일부다.


"날씬한 몸매에 곱게 단장하여 얼굴은 맑고 머리는

영리하므로 내가 쓰다듬고 어여삐 여기긴 했으나

처음부터 정욕의 뜻을 품지는 않았다.

그 뒤에 내가 원접사가 되어 평안도로 오고

갈 적에 유지는 매양 안방에 있었지마는 하루도

서로 가까이 하지는 않았다."


이이가 평안도에 있는 기생 유지에 대한 마음은

애뜻했지만 하룻 밤도 가까이하지 않았다는 것

아닌가


이이가 인간의 존엄성으로 대한 기생 유지는

이이가 세상을 떠자 곧바로 황해도에서 서울로

달려와 애통해 하고 삼년상을 지냈다고 한다.


"목석같은 사내는 아니지마는

헤어지며 짧은 시나 써 주니 미안하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한 이이의 성품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서양철학이든 동양철학이든 종교든

모든 사상서들이 한결같이 윤리적 덕목으로

강조하는 것이 육체적 욕망의 절제와 정신적

쾌락을 고양시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홉스가 리바이어던에서

말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상태가 된다는

것인데,심오한 인간 내면의 세계를 어찌

알겠는가?


사람이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는데

이것은 사람이 달리는 것인가?아니면 말이

달리는 것인가? 라고 물어 본다면 우문일 뿐이다.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 이성적 사고로

말의 격정에 올라 초원을 달리려고자 하는

것이 삶인데 이를 어찌 이성 하나로만 살 수

있으며 격정 하나로만 살 수 있겠는가?


초원을 달리고자 한다면 사람의 의지와

말의 격정이 다 필요한 것이다.


초원을 달리고자 한다면

굳건한 의지를 지닌 心性과 격한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체력과 格情이 있어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Plato Won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동물농장과 (돼)동단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