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吾喪我(오상아), 나는 나를 장례 치를 수 있는가.
by
Plato Won
Aug 17. 2020
Plato Won 作
'吾喪我(오상아)
나는 나를 장례 지냈다.'
가히 충격적인 말이다.
내가 나를 왜 장례 치러 죽게 하는가?
똑똑하건 똑똑하지 않건 우리는 모두
다 각자의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해석한다.
그것이 내가 아는 세상이다.
우리는 자신만의 고유한
이론과 지적 체계를
가지고 있다.
그것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들을 평가한다.
나의
정체성은
내가 지금껏 받아들인 지적 체계들로
중무장한 결탁물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내가 받아들인
지적 체계들, 가치관이나 신념, 이념들은
사실은 생산되자마자 부패가 시작된다.
시간이 지나면 환경이 변하고
환경이 변하면 이전의 지적 체계들은
당연히 부패해진다
그 부패한 지적체계를 근거로
우리는 모두 부패된 신념이나 이념들을
매우 강력하고 분명한 가치관으로
신봉하면서 그것으로 중무장하고 있다.
누가 참된 사람인가?
장자 <제물론> 편 이야기다.
"스승 남백자기에게 안성자유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하루는 제자가 스승을 보고는
"선생님의 모습이 꼭 실연당한 사람 같습니다.
지금 선생님 모습이 예전과는 좀 다릅니다"
라고 말했다.
이에 스승 남백자기가 제자를 칭찬하며
"안성자유야. 너
참 똑똑하구나.
그것을
어떻게 알았느냐.
오상아(吾喪我),
나는
나를 장례 지냈다."라고 답했다."
장자는 가치의 결탁물인 자기를
'아 我'로 표현하고,
가치의 결탁물을 끊고,
즉 자기를 장례 치르고
새로 태어난 자기를
'오 吾'라 하였다.
吾喪我, 오상아.
자기를 장례 치르고 이후 새로운
'나'의 발견
지식을 편안히 받아들여
부지런히 따라하기에
몰두한
나를 버리고
내 고유한 생각으로 내 삶을 꾸리는
사유하고 질문하는 불편한 길을 마다하지 않는
나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자기 삶의 근거를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지식체계나 이념체계에서
찾는
게으른 삶을 장례 치르고,
힘들고 불편하고 불안하지만
다가오는 불안과 고뇌를 감당하며
풀릴 길이 보이지 않는 문제를 붙여잡고
계속
파고드는 '지적인 부지런함'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그것이 眞人. 진인,
진정한 나를 찾는 길이다.
세상을 내 것으로 만드는 힘이다.
나는 나를 장례 치를 수 있는가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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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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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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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작가에 의해 쓰여지지만 그 글을 사유하고 질문하는 누군가에 의해 서서히 완성되어 간다. 지식이 범생이의 모범답안지에 기여하기보다는 야성적 충동가의 혁신도구이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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