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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Nov 16. 2020

5. 밀이 정의한 '자유'의 개념

Plato Won 作, 저 잎만 떨어지면 이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도 땅에 떨어질 듯 하다.밀의 자유론을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


밀은 왜 '자유'에 관한 물음이, 

그가 살던 19세기에 그렇게 중요하고 긴급한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밀은 고대부터 시작된

자유와 권력의 다툼에 관련된 역사를 간략히

살펴보고 있다.


그는 역사를 '자유'의 관점에서

세 가지 중요한 시기들로 구분했다.


첫 번째 시기는 국민과 정부의 투쟁이다.


정부는 왕과 같은 단일 통치자나 지배 계급이 될 수 있다.이 시기 자유는 정치적 지배가 휘두르는 폭압에 대한 보호를 의미했고, 지배자들은 지배 받는 백성들과

필연적으로 적대적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두 번째 시기엔 민주주의 개념이 생겨난다.


사람들은 단순히 지배자들에게 저항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것뿐만 아니라, 그 지배자들을 자신들이 스스로

임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대의정부제도가 등장한 시기다.


세 번째 시기는 자유와 권력의 투쟁 속에서 발견된다.


과거 자유주의 철학자들은 권력을 민중에게 맡긴다는

이상에 매혹되어 민주 권력  역시 폭력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지극히 중요한 사실을 잊어버린다.

민중의 힘은 군주와 귀족의 권력만큼이나 개인들의

자유에 엄청난 위험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권력을

행사하는 대중이 권력의 지배를 받는 대중과  항상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인간 정신의 가장 심오한 본질이 <자유>다.

자유란 자신의 본질을 자각하여  본래의 자신에 따라

살며, 다른 어떤 것에도 좌우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자신의 본질을 보지 못하면

자유를 상실하고, 자립성을 잃고 만다.


"물질의 실제가 무게인 데 반해,

정신의 실체, 정신의  본질은 자유이다.

정신의 모든 속성은 자유에 의해서만 성립하며,

모든 것이 자유를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헤겔의 <역사 철학>에서 정의한 자유의 개념이다.


근대 민주 사회에서 말하는 '자유'란 다름 아닌

개인의 자유를 말한다. 이때 '개인'이란 '개체'로서의

인간이다.'개체'란 헤아려 셈할 때 최소 단위로 더 이상

쪼개질 수 없는 단위이다. 그러므로 독특한 성격을

가진 존재자로서 그것이 가진 독특성이 다른 어떤 것과

동일한 것이 되지 않는 그런 존재자를 의미한다.


따라서 자유란 자신만의 개성이 발현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필요로 하며 밀은  이 부분에 주목하면서

자유론을 집필했다.


그러나 환경이 바뀌면 자유의 개념도 변천한다.


아주 오래전, 까마득한 옛날부터

자유와 권력은 다툼의 역사를 이어 왔다.


과거의 자유는 정치 권력자의 권력에서 개인을 보호받는 것을 의미했다. 왜냐하면 그 당시는 개인과 권력의 관계는 적대적이었다. 권력자들은 주로 세습이나 정복을 통해 권력을 잡았다. 이 말은 피지배자의 의사에 따라 권력을 얻은 것이 아니므로  권력자는 피지배자를 위해 권력을 행사할 필요가 없었다는 의미로 여겨졌다.


피지배자들은 지배자들의 권력을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생각했으나, 한편으로는 매우 위험한 것으로도 여겼다.


밀은 피지배자가 처한 이러한 상황을 권력자를

독수리로 비유하여 은유적으로 설명한다.


"공동체의 힘없는 구성원들은 셀 수 없는 많은 독수리들의 먹잇감이 되지 않기 위해 다른 독수리들보다 한층 더 힘이 강한 독수리에게

자신들을 맡길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권좌에 오른 그 독수리 왕도 다른 독수리들

못지않게 무리 전체를 희생물로 잡아먹을 수 있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수리 왕의 주둥이나 발톱에

대해 영구히 방어하는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공동체 구성원들의 목표는 

지배자가 공동체에 행사하는 권력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제한이 바로 자유였다.


사람들이 지배자의 권력을 제한하고자 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하나는 정치적 자유 또는 권리라고 하는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을 인정하게 만드는 것으로

이 영역을 권력자가 침범하면 권력자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그럴 경우 피지배자의 저항이나 반란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국가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피지배자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기관의 동의를 얻도록 헌법으로 규정

하는 방법이다. 의회가 바로 이런 것이다.


그 당시 유력의 권력자들은 대부분 첫 번째 제한을

받아들였으나 자유의 확대를 원하는 사람들은 두

번째 방법을 선호했다.


인간 생활이 발전해 감에 따라, 사람들은 이제 국가의

권력이 국민의 뜻에 따라 교체되는 대리인이나 위탁

관리인이어야 하는 것이 더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오직 그와 같은 방법에 의해서만 정부 권력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남용되는 일 없이 완전하게 보장될 것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지배 권력을 피지배자가 정기적으로 선출하고자 하는

투쟁이 전개됨에 따라  사람들은 지배자의 이익과

자신들의 이익이 꼭 대립하는 것만은 아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국가권력은 자신들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이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바꿔 버릴 수 있는 존재

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점차 지배자의 권력을 제한하는 방법보다

선거를 통해 일정 기간 동안만 일하는 지배자를 뽑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환경이 변하자 사람들은 권력을 제한하는 것에서 벗어나 권력이 제대로 국민을 위해 보필을 못하면 즉시 선거로 물러나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권력이 그 사용처와 사용 방법을 엄격하게 국민이 규정하면 권력을 지배자에게 안심하고 맡겨도 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존재하지 말아야 할 정부가 아니라면  정부가

하는 일에 어떤 형태로든 제악을 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선거를 통해 정부가 수립되자 정부가 하는

모든 일들은 사람들의 관찰과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왜냐하면 '자치 정부'라거나 '스스로 지배하는 대중의

권력'이라는 것이 그 권력을 행사하는 국민이 그 권력의

지배를 받는 대상과 똑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자치정부라고 말은 하지만 각자가 자기 이외 나머지

사람들의 지배를 받는 정치 체제인 것이므로 국민의

의지도 자신의 의지도 아니라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다수의 의지를 뜻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대중의 의사란 것도 실제로는 대중 속에서 가장

많은 다수 또는 가장 활동적인 부류의 의사, 다시 말해

자신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다수라고 인정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한 사람들의 의사를 말한다.


따라서 그들은 대중의 의사라는 것을 무기로 내세워

그 구성원의 일부를 억압하려고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억압에 대해서는 권력 남용에 반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경계할 필요가 있고 , 권력이

개인들에 대한 통제권 행사를 제한하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다.


이러한 '다수의 횡포'는 이제 일반적으로 사회가

경계해야 할 악덕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밀은 다수의 횡포가 정치적 탄압보다 훨씬 더 무섭다고

했다. 그것은 정치적 탄압처럼 눈에 보이는 무서운

형벌을 내리지는 않지만 개인의 사사로운 삶 구석구석

에 침투해서 마침내 그 영혼까지 통제하면서 도저히

빠져나갈 틈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사회의 이런 폭력적 억압은 사회 방식(가치나 관습)

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각 개인의 개성 발전을 막고,

나아가 개성이 형성되는 것 자체를 원천 봉쇄함으로써

모든 사람의 개성이  사회가 일방적으로 설정한 모형에

의해 획일화되도록 강요한다.


사회의 여론이 개인의 독립성에 합법적으로 간섭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를 찾아내 그것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정치적 탄압에 대한 개인의 보호 장치와 마찬가지로 바람직한 인간생활 조건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밀의 자유론에서 말하는 자유란 철학 사조의 자유나

천부적인 자유의 개념이 아니라 근대 시민사회가 형성

되면서 시민으로 당연히 누려야 하는 자유, 개별성을

지칭한다.


따라서 밀의 자유론은 근대 시민사회가 발전하면서

사회가 평균화되고 획일화되는 것을 경계하였으며

여론이나 관습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다수의 횡포가

갖는 위험성과 다수의 횡포가 개인의 자유를

침범하지 못하도록 그 한계를 명확히 규정하고 개인의

개별성을 장려해서 인류발전에 기여하고자 쓴 자유

변론서인 것이다.


다수라는 이름을 내세워 반대편을 겁박하고 법치를

무력화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탈을 쓴 또 다른

독재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밀이 생각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과연 이런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개별성을 보장하고 있는가 심히

의심스러운 형국이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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