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읽은 모든 책이고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다.

by Plato Won
Plato Won作,노을을 머금은 남산

나의 정체성에 의문이 들 때

이 詩를 암송해 보면 어떨까.


<아닌 것>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입는 옷의 크기도

몸무게와 머리 색깔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의 이름도

두 뺨의 보조개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읽은 모든 책이고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다.

당신은 아침의 잠긴 목소리고

당신은 미처 감추지 못한 미소이다.

당신은 당신 웃음 속의 사랑스러움이고

당신이 흘린 눈물이다.


당신이 철저히 혼자라는 걸 알 때

당신이 목청껏 부르는 노래

당신이 여행한 장소들

당신이 안식처라고 부르는 곳이 당신이다.


당신은 당신이 믿는 것들이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당신 방에 걸린 사진들이고

당신이 꿈꾸는 미래이다.


당신은 많은 아름다운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당신이 잊은 것 같다.


당신이 아닌 모든 것들로

자신을 정의하기로 결정하는 순간에는


호주의 젊은 시인, 에린 헨슨의

<아닌 것>이란 詩다.


내 나이도 내 이름도 내 외모도 내가 아니고

나를 규정하는 것은 오로지

내가 경험한 것이고

내가 만난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내가 그동안 읽은 책들이고

이것들을 통해 내가 뱉어낸 말과

얼굴에 나타난 표정이 진정한 나다.


말과 표정의 위력을

실감나게 하는 詩구절이다.


내가 뱉는 말과 쓰는 언어, 표정에는

그동안 내 속에 오롯이 쌓여있었던

내면의 색깔이 담겨 있다.


언어는 기교가 아니라 진정성이다.


언어가 요란한 접시에 담겼다고

상대방 가슴속으로 배달되지는 않는다.


언어 연금술사라 해도

말(言)로 금을 만들 수야 있겠는가.

고작해야 금이라고 구라치는 수작이겠지.


그 사람이 무심코 뱉어내는 말과

일상적 언어, 생각해서 쓴 글들,

무심코 짓는 표정에는

그 사람의 얼,내면의 본심이 담겨 있다.


말과 표정은 기교가 아닌 진정성이다.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읽은 모든 책이고

당신이 미처 감추지 못한 미소다


당신은 당신이 아닌 걸로 당신을

정의하는 순간,당신은 당신을 잃어버린

당신이 된다"



Plato Won


Plato Won 作

2022년 10월 21일 새벽녘 사유는

'오롯한 나는 무엇으로 세상에 드러나는가'

를 품고 관조한다.


나는 내가 쓰는 글이 나이고

내가 품은 사유와 질문이 나이다.


내가 호기심의 눈길을 주는 그곳에

내 모습이 오롯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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