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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Apr 28. 2018

백자 달항아리는 겸손을 아는 철학자 아니던가

순백의 달항아리이고 싶어 나는 달항아리를 매일 어루만진다.

흠결이 있는 듯 반듯하지 않은 그 모습이 너의 인간미 아니던가,그래서 부담스럽지 않은 너가 좋다


태양은 몸 밖의 심장이고,

강물은 몸 밖의 혈관이라


우주만물의 4 원소를 물, 불, 공기, 흙으로 본

고대 그리스 철학


물, 불, 공기, 흙은 

우리를 낳은 어머니요,우리의 근원


그 원소들이 인연을 따라

흘러 흘러 현재의 몸이 되었


그들을 충분히 누리는 자

건강하게 살고 건강하게 돌아갈 것이 ,


물질을 섞는 순간

영혼도 육체도 파멸의 길로 들어선다.


生은

물과 불과 나무와 흙과 금이라

生은 이들 5 원소의 놀이터 아니던가


은 이들의 상생으로 돌아가고

이들의 상극으로 와해된다.


5 원소는 돌고 돈다

상생으로 돌거나 상극으로 돌고 돈다


물이 있어야 나무가 자라고

나무는 불을 만든다

불은 재가 되어 흙으로 돌아간다

상생이다


물은 불을 끄고, 불은 금을 녹이고,

금은 나무를 패고, 나무는 흙의 영향분을 갈취해

성장하고,흙은 물을 흙탕물로 만든다.

상극이다


언제나 강한 존재도 없고

어디서나 약하기만 한 존재도 없다


서로 기대, 힘을 얻고

서로 대립하여 투쟁하는 이 순환에서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


지금 누리는 이 영광도

지금 당하는 이 치욕도

 일 순간 지나가는 순환의 과정일 뿐 아니겠는가


니체가 말했다.

세상 만물은 동일한 것이 영원히 회귀한다고


하이데거도 말했다.

세상 만물은 매 순간 죽었다 태어나기를 반복한다고


우리의 몸이

물, 불, 공기, 흙과 친해지는 것은

나와 친해지는 것


生은 원의 형상을 띠면서 영원히 돌고 도는 것,

부귀영화가 무슨 대수인가, 권력이 무슨 자랑인가

아웅다웅 말자


그저 그렇게 저렇게

우리 生은 흘러가는 순환의 과정인 것을


나는 그저 자연과 벗하여 즐길 뿐,

낙타의 짐을 지고 덧없이 사막을 오가지 않을 것이니,

사자의 자유의지로 들판을 뛰어다니는 자연이고 싶어라

어린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호기심으로 춤추는

꿈꾸는 목동이고 싶어라


달항아리가 어찌 철학을 알았을꼬,

있는 듯 없는 듯 순백의 자태를 드러내는 

백자 달항아리이고 싶어라


Plato Won


가꾸지 않은 너를 보고 나를 본다.
중요한 순간 순간 너를 어우만지며 자연스러운 氣를 받는다.
거실에 놓인 두 점은 항상 나에게 겸손하라고 타이르네
이 달항아리는 힘들 때 큰 위로를 주신 분께 마음을 담아 선물하였다.복 듬뿍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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