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설득의 원리,수사학 <추상화 읽기>스크립트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과 정치학 4권 1과 <추상화 읽기> 스크립트

by Plato Won
Plato Won 作

(1) 소피스트와 테크네


기원전 5세기 말,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아테네는 고대 그리스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합니다.


시민들의 정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민회에서 연설을 하거나, 법정에서 원고 또는 피고로서 자신을 변론하는 일은 일상이 되었고,교양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나날이 높아졌지요.


이 무렵,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대중에게 지식을 가르쳐 주고 보수를 받는 소피스트들이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이들은 웅변술과 변론술은 물론,

문법, 윤리, 시, 음악 등 다양한 실용 학문과 기술을 가르쳤습니다.


이러한 전문 기술들은 그리스어로 ‘테크네’라 불렸는데,

테크네는 기술을 뜻하는 ‘테크닉(technic)’과

예술을 뜻하는 ‘아트(art)’의 어원이기도 하지요.


부와 명예, 성공을 갈망하는 젊은이들로 북적이던 아테네는 소피스트들에게 최고로 매력적인 활동 무대였습니다. 이들은 테크네를 상업적으로 포장하여

궤변과 아첨의 기술을 가르치기도 했지요.


플라톤은 『소피스트』라는 저서에서 그들을 인간 사냥꾼에 비유합니다.

‘소피스트들은 무언가를 새로 만드는 제작술이 아니라

무언가를 얻어 내는 획득술을 지닌 사냥꾼이다.

사냥을 위해 산과 들이 아니라 폴리스로 간다는 점에서

이들의 사냥감은 길들여진 동물, 즉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이다.‘


플라톤은 테크네가 참된 진리에서 벗어나 있다며 비판했고,그중 웅변술과 변론술은 ‘영혼을 흐리는 궤변’이라며 혹평을 쏟아냈습니다.

‘윤리를 배제하고 청중의 감정만을 파고들려 한다’는 점에서 소피스트의 웅변술과 변론술을 일종의 ‘사기’라 본 것이지요.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테크네가 ‘한 분야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에 토대를 두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그는 웅변술과 변론술을 잘못 사용하면 진리와 정의를 왜곡할 수 있으나,

잘만 활용하면 궤변을 논리적으로 반박함으로써 개인과 국가를 보호하고,

더 나아가 진리와 정의 수호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2)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총 3권으로 구성된 『수사학』은 세계 최초의 커뮤니케이션 이론서이며,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을 하나의 독립된 학문으로 발전시킨 최초의 철학자입니다.


그가 말하는 수사학의 정의는

‘어떤 경우에도 가능한 설득의 수단을 찾아내는 능력 또는 기술’입니다.


연설의 종류는 선전을 위한 연설, 법정 변론을 위한 연설, 조언을 위한 연설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지요.


연설은 목적과 상황에 따라

전제로 사용할 소재의 성격과 청중을 설득하는 방식이 달라지는데,다루려는 사안을 설명하는 ‘문제 제기’와

그에 대한 생각을 입증하는 ‘증명’의 과정이 연설의 핵심입니다.


문제 제기에 들어가기 전, 서론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청중의 관심을 연설자에게 집중시키는 것입니다.

청중의 관심사를 주제와 연결 짓고,

연설자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리고 마지막 결론에서는 연설 요약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환기시킴으로써 청중으로부터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연설의 유형을 목적과 상황에 따라 구분하고, 설득에 필요한 요소들을 분석했습니다.


그는 수사학이란 단순히 말을 치장하는 기술이라 보았던 플라톤과 달리, 논리학과 쌍벽을 이루는 사고의 학문이라 주장했으며,청중의 감정을 유발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사실 왜곡을 일삼았던 소피스트들과 달리, 논리적 토대 위에 수사학 이론을 전개해 나갔습니다.

플라톤과 소피스트 사이에서 ‘수사학의 중용’을 모색하려 한 것이지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은 최고의 수사학

입문서로 자리 잡았고,이후 로마의 키케로를 거쳐

중세 시대에도 큰 영향을 미쳤으며,오늘날까지도 ‘설득과 소통’에 관한 가장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저서로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


(4) 추상화 이해하기


그럼, 추상화를 통해 효과적인 설득의 의미를 함께 살펴볼까요?


삼각형 무대를 배경으로 연단에 오른 한 사람.

당당한 태도가 인상적인 그는 아테네의 정치가 페리클레스입니다.


아테네의 황금기를 이끈 그가 연설가로서도 명성을 떨친 것에서 보듯,

수사학은 민주정이라는 정치 영역에서 생겨나고 발전해 왔습니다.


갑자기 연단이 어두운 초록빛을 띠며 혼탁해집니다.

이는 당시 소피스트들의 궤변과 아첨의 기술로 인해

정의가 퇴색되고 질서가 무너진 아테네의 혼란상을 암시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소피스트들이 사회에 부정적 영향만 끼친 것은 아닙니다.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는 말로 유명한 프로타고라스도

대표적인 소피스트 중 한 사람이지요.

그들은 절대 진리를 부정하고,현실 세계의 경험에서 얻은 지식이 참된 지식이라 보았습니다.

철학의 방향을 자연에서 인간으로 돌려놓은 그들의 학문적 태도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게 철학의 지향점을 시사해 주기도 했습니다.


검푸른 연단이 사라지고, 페리클레스의 연설이 다시 시작됩니다.


“우리의 정치 체제는 이웃 나라와 다릅니다. 우리가 남의 것을 본뜬 게 아니라, 오히려 남들이 우리 것을 본받고 있습니다. 통치의 책임을 소수가 아닌 모두가 골고루 나누어 맡는데, 우리는 이것을 ‘민주주의’라 부릅니다.


개인 간의 다툼은 모두에게 평등한 법으로 해결하고,

출신에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공직자를 선출합니다.

가난한 사람도 얼마든지 나라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우리는 헬라스 전체의 모범입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한창이던 기원전 431년 말,

전사자들의 공공 장례식에서 페리클레스가 행한 유명한 연설입니다.


그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민주정의 이상을 강조함으로써 전쟁으로 불안해하던 아테네 시민의 기상을 드높이고자 했지요.


삼각형 왼쪽 변의 ‘군중’은 아테네 시민들을,

오른쪽 변의 ‘입’은 연설을,

밑변의 ‘계단’은 체계적인 연구 활동을 상징합니다.


웅변술과 변론술의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한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수사학을 학문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삼각형의 세 부분이 각기 다른 빛깔을 자랑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연설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영혼의 3요소인 ‘로고스, 에토스, 파토스’를 모두 갖추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밑바탕에 깔려 있는 녹색은 품성인 ‘에토스’를,

분홍색은 감성인 ‘파토스’를, 파란색은 이성인 ‘로고스’를 각각 상징합니다.


겹겹이 쌓인 ‘파란색 두루마리’는 연설이 논리를 갖추어야 함을 상징합니다.


‘분홍색 귀’는 연설이 청중의 감성을 자극함으로써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내어야 함을 상징하지요.


이 둘을 든든히 받쳐 주는 ‘녹색 입’은 연설자의

인격을 형상화했습니다.해당 분야의 전문가로서 인품이 신뢰감과 호감을 주어야 청중의 호응을 불러온다는 것을 상징하지요.


이와 관련하여 아리스토텔레스는

“논리와 품성의 토대 위에 청중에게 적절한 공포와 희망을 불어넣어라."라고 조언합니다.


아고라 광장을 화사하게 수놓은 세 가지 색.

이와 마찬가지로 로고스와 에토스, 파토스가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훌륭한 연설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진정한 지혜’란 시의적절한

의견을 효과적으로 말함으로써 사람들과 소통하는 능력이라 말합니다.


"History is communication.

Communication should be simple."


인간의 역사는 의사소통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의사소통은 간단명료해야 하며, 울림이 있어야 합니다.


말하기를 기술에서 학문으로 승격시킨 최초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설득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라는 그의 질문은

2,4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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