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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Nov 11. 2022

2-2,道는 有無相生의 작용,추상화 읽기


노자의 道德經과 장자의 莊子

2권 2과 <추상화 읽기> 스크립트


도는 유무상생의 작용


(1) 우주 만물의 근원인 도


빅뱅(Big Bang) 우주론에 따르면, 약 150억 년 전에

대폭발이 일어나서 현재의 우주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빅뱅 이전에는 시간도 공간도 존재하지 않는 알 수 없는 세계, 절대적인 무(無)의 세계였다고 하지요.


“무는 천지의 시작이요, 유는 만물의 시작이다.”


중국 철학사에서 ‘무(無)’라는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노자.그는 천지가 생겨나기 이전부터 존재했고,

우주 만물을 생겨나게 한 근원인 ‘도(道)’,

텅 비어 있는 듯이 보여도 무궁무진한 도(道)의 작용을 설명하기 위해 무와 유의 관계를 이야기합니다.


(2) 도의 본질은 무에 가깝다


무와 유는 ‘도’에서 함께 나왔다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도의 본질에 가까운 것은 유가 아니라 ‘무’입니다.


보아도 볼 수 없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잡아도 집히지 않으니

이 셋으로 밝힐 수 없어

세 가지가 하나가 된다.

그 위라서 밝은 것도 아니고

그 아래라서 더 어두운 것도 아니다.

끝없이 이어지니 무어라

이름 부를 수 없다.


노자 14장 구절입니다.

노자가 말하는 도란 있는 듯 없는 듯

그저 황홀할 뿐입니다.


노자는 도를 모르는 것이 바로 아는 것이고,

아는 것이 오히려 모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노자는 도라는 것은 머리로 이해할 수 없고,

가슴으로 느끼고 체험하는 세계라고 말합니다.


‘무’ 역시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묘한 경계를 나타냅니다.이는 nothing, 즉 절대적으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와는 다릅니다.


노자의 도는 오로지 있는 듯 없는 듯 황홀할

뿐입니다.황홀은 없는 듯하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듯하지만 실체를 잡을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황홀 속에 우주 만상이 있고

황홀 속에 천지만물이 들어 있습니다.


나누어 지지 않은 어떤 무엇이

하늘과 땅보다 먼저 있었네

소리도 없고 형체도 없으니

무엇에 의존하지 않고,변하지도 않고

두루 편만하여 계속 움직이나

없어질 위험이 없다.

가히 세상의 어머니라 하겠다.

나는 그 이름을 모른다.

다만 억지로 道라고 불러본다.

구태여 형용하라면 크다고 하겠다.


노자 25장 구절입니다.

노자의 도는 無인듯 하나 有이고 有인듯 하나

無인 세계로, 無와 有가 상호 작용하여

만들어진 세계입니다.


그러나 노자의 도의 세계가 딱히

손에 잡히지 않으니 無에 가깝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3) 0의 발견과 무의 의미


노자의 ‘무’가 철학사에서 지니는 의의는

숫자 0의 발견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0은 태양, 바퀴와 더불어 인간의 사유와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세 개의 원 중 하나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0을 혐오하고 두려워했습니다.

공허와 혼돈을 뜻하는 0이 우주를 원초적인 상태로 되돌린다면 세상의 종말이 올 거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관은 0이 상징하는 무한과 진공을 거부했고,중세 기독교 사회에서는 한때 0을 악마의 숫자로 여기기도 했지요.


하지만 인도의 수학자와 철학자들은

0에서 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적극적으로 수용했습니다.


인도인들은 우주가 무에서 탄생했다고 보아서 무를 중시합니다.모든 존재는 0에서 출발했다가 0으로 수렴되고,0을 무한히 확장해 나가면 전체가 됩니다.


인도 문명이 0이라는 개념을 수용하지 않았다면,

음수와 허수, 좌표평면, 디지털 체계가 존재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오늘날 인류 문명은 이만큼 진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노자의 ‘무’ 역시 추상적 사고의 결정판입니다.

모두가 권력과 지식, 눈에 보이는 이익만을 좇던 혼란의 시대에,보이지 않아도 분명히 존재하는 무엇,

부드럽고 약한 것의 힘을 일깨워 주었지요.


이러한 추상적인 사고야말로

철학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문명 진보의 원동력이 됩니다.


(4) 무와 유의 관계


"언제나 무로써 세계의 오묘함을 보고,

언제나 유로써 그 움직임을 보고자 한다.”


도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무의 상태이고,

경계에 놓여 있어 오묘한 무엇입니다.

따라서 도의 구체적인 작용은 이름이 붙어 있는 만물의 변화를 통해서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세상 만물은 유에서 나오고, 유는 무에서 나온다.”


『도덕경』 40장의 말에서 보듯, 무와 유는 대립적 관계가 아닙니다.무가 있어야만 비로소 유도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둘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입니다.


이 세계는 무와 유의 긴장과 공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바탕에는 유무상생(有無相生)의 원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상반되는 두 요소의 개별적 특징이 아니라

상호 관계에 주목한다는 점이 바로 노자 사상의 특징입니다.


無는 有요,有는 無다.

無가 있으니 有가 존재하고,有가 있으니

無가 존재한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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