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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주나라의 붕괴로 시작된 춘추 전국 시대 추상화

노자와 장자 시대적 배경인 된 춘추 전국 시대 추상화 읽기 스크립트

by Plato Won

노자의 道徳經과 장자의 荘子 1권 1과

<추상화 읽기> 스크립트


주나라의 붕괴로 시작된 춘추 전국 시대


(1) 신화와 역사 사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많은 나라들이 그들만의 신화를 가지고 있습니다.중국에도 전설적 인물인 삼황과 오제라는 여덟 명의 임금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지요.

‘삼황오제’는 왕위를 세습하지 않고 현명한 신하를 찾아 왕위를 물려주는 전통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태평성대로 손꼽히는 요임금과 순임금 시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삼황오제 시대 이후 최초의 세습 왕조가 시작되는데,

이때 세워진 나라가 하(夏)나라입니다.

하 왕조는 약 700여 년간 이어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전설상의 나라로 불리지요.이후 세워진 상(商)나라는 역사적 기록이 남아 있는 ‘중국 최초의 국가’입니다.

상나라는 세련되고 정교한 청동기를 사용했고,

고조선처럼 왕이 제사장을 겸하는 제정일치 사회였다고 합니다.


당시 제사, 수렵 등의 중대사는 점을 쳐서 결정했는데,

그 내용과 결과를 거북의 등껍질이나 짐승 뼈에 상형문자로 기록한 것이 바로 한자의 기원인 ‘갑골 문자’입니다.


(2) 예(禮)와 형(荊)으로 통치한 주나라


“하늘의 명은 이제 상을 떠났다. 상의 왕은 포악한 정치로 백성의 마음을 잃었고, 하늘은 상을 대신하여 주에 천명을 내렸다. 주는 덕으로써 백성을 다스리며 천명을 받들 것이다.”


기원전 11세기 중반, 주나라는 천명사상을 내세워 건국을 정당화하였고,봉건 제도를 토대로 사회 질서를 확립해 나갑니다. 그리하여 왕을 정점으로, 왕이 임명해서 지방을 다스리는 제후, 그 밑에서 자기 땅을 갖고 높은 직위를 갖는 대부, 하급 관리로 진출할 수 있었던 사(士), 일반 백성인 사민, 최하층인 노비까지 엄격한 서열이 갖춰지게 됩니다.


봉건 제도의 수직적 상하 관계는

가족 구성원들에게 적용되던 규범에서 비롯된 것입니다.부족 공동체에서는 모두가 일가친척이므로

아버지와 자녀, 남편과 아내, 웃어른과 아랫사람 간에

서로 지켜야 할 도리만 있어도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사회 규모가 점차 확대되어 도시 국가가 생겨나면서 정복한 영토와 주민들의 효율적 통치를 위해 새로운 규범이 필요해졌습니다.


이처럼 부족 공동체의 가부장적 가족 제도가

국가 단위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예(禮)’ 문화가 탄생하게 됩니다.


한자 ‘예(禮)’는 본래 의식에 쓰는 그릇 예(豊)에,

제단을 뜻하는 시(示)가 합쳐져 생겨난 말로

‘인간이 신에게 접근하는 데 필요한 의식’이라는 어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후에 ‘인간과 인간 간의 관계와 질서’를 규정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확대되었지요.


예 문화는 왕과 제후, 대부의 권력을 적장자,

즉 정실부인의 장남에게만 물려주는 종법 제도와 결합하여 신분 질서를 유지해 주었습니다.


봉건 제도의 바탕인 ‘예’와 함께

주나라 질서의 근간을 이루었던 것이 ‘형(刑)’입니다.

한마디로 지배층끼리는 고상한 규범으로,

피지배층에 대해서는 가혹한 형벌로 다스렸던 것이지요.


당시의 봉건 제도는 혈연 중심이었고,

결국 주나라 지배층은 모두 혈연 또는 인척 관계였기에

서로를 형벌에서 제외하였습니다.

그래서 고대 유가의 경전인 『예기』에도 “예는 서인까지 내려가지 않고, 형은 대부까지 올라가지 않는다.”라는 기록이 있지요.


(3) 질서의 붕괴와 혼란의 시작


세월이 흘러 제후들과의 혈연관계가 느슨해지고, 외적의 침입까지 겹쳐 주 왕실의 통제력이 약해지면서 혼란이 시작됩니다.왕이 피살되고 수도가 함락되는 치욕을 겪게 된 주나라는 ‘낙읍’이라는 지역으로 수도를 옮기게 되는데,이곳이 예전 수도보다 동쪽에 있어서

그전까지를 서주 시대, 이후를 동주 시대라 부릅니다.


춘추 시대는 동주 시대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춘추오패’라 불리는 제(齊), 진(晋), 초(楚), 오(吳), 월(越)나라의 제후들이 특히 강성했는데, 제후가 왕을 배신하고, 대부가 제후의 자리를 넘보며,

가신이 대부를 농락하는 등, 사회 질서가 무너져 내렸지요.


공자는 이 시기를 가리켜 ‘천하 무도(無道)의 시대’,

하늘 아래 도가 사라진 세상이라 비판했습니다.

이후 진(晉)나라를 장악한 대부 세 명이 주 왕실을 협박하여 정당성을 인정받은 사건은 전국 시대의 서막이자,봉건 제도 붕괴의 신호탄이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춘추 시대 초기의 제후국 140여 개

중에서 제(齊), 진(秦), 초(楚), 연(燕), 조(趙), 한(韓), 위(魏) 이렇게 7개만 살아남으면서 패권 다툼이 한층 치열해졌지요.


(4) 추상화 이해하기



그러면 이제부터 추상화를 통해,

노자와 장자의 사상을 낳은 시대적 배경을 살펴볼까요?


대륙을 집어삼키려는 소용돌이 속에서 우뚝 솟은 하나의 축.이는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 된 문명을 상징합니다.


세계 4대 문명의 하나인 황허 문명의 발상지인 중국은

한국, 일본과 함께 동아시아 문화권의 대표 주자이지요.


불규칙하게 솟구친 땅의 모양은

대륙의 분열과 갈등, 혼란을 암시합니다.

마치 요동치는 황허의 물살 같군요.

강물이 범람과 퇴적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토지가 비옥해지고 문명이 번성합니다.


중국의 고대를 여는 하나라, 상나라, 주나라 역시

황허 유역을 차례로 차지하면서 번영과 쇠퇴를 거듭하게 됩니다.특히 주나라는 이상적인 시대로 후대인들의 칭송을 받았습니다.


빛나는 오색 물방울들은 주나라의 질서를 확립시켜

준 봉건 제도와 예 사상을 상징하지요.


또 한 번 역사의 흐름이 요동을 칩니다.

대륙을 가르며 내리꽂힌 창과 칼.

대혼란기인 춘추 전국 시대의 막이 올랐습니다.


‘춘추(春秋) 시대’는 주나라가 외적의 침입으로

수도를 옮긴 기원전 770년부터 기원전 403년까지를 가리키고,‘전국(戰國) 시대’는 이후 진시황이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기원전 221년까지를 가리킵니다.


무자비한 전쟁의 소용돌이로 인해

대륙은 군마의 말발굽 아래 흙먼지로 뒤덮입니다.

전국 시대, 철기의 본격적인 사용은 전쟁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고, 그로 인한 경제적 변화와 신분 변동은

봉건적 위계질서를 완전히 붕괴시켰습니다.


중앙의 축이 사람의 형상으로 바뀌고,

그 파장이 대륙 전역으로 퍼져나갑니다.

이는 사회적 혼란의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새로운 사상의 등장을 상징합니다.


노자와 장자의 사상이 춘추 전국 시대의 혼란 속에서

하나의 길을 보여 주었다면,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철학 삼대’의 사상 역시

아테네를 혼란에서 번영으로 이끌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마치 인물의 후광처럼 보이는 사상의 빛은

혼란스러운 세상을 비추면서

인류를 따스하고 평온하게 감싸 안습니다.


“세상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삶과 죽음의 의미는 무엇인가?”


오늘날 우리가 배우는 다양한 학문,

그리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 종교는

모두 이러한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탄생했습니다.


역사는 위대한 사상을 낳고,

위대한 사상은 다시 새로운 역사를 만듭니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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