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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사상과 구글의 검색창

by Plato Won

미니멀리즘은 기본적으로 예술적인 기교나 각색을

최소화하고 사물의 근본 즉 본질만을 표현했을 때,

현실과 작품과의 괴리가 최소화되어 진정한 리얼리티가 달성된다는 믿음에 근거하는

사상적 기조를 말한다.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은 급속도로 변하는

정보사회의 복잡다난한 사회구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이로 인해 정보의 홍수 속에서 피로감을 느껴

단순하고 간단한 형태나 구조를 선호하게 된다.


기업경영에서도 미니멀리즘 전략이 두드러지는데

검색창만 보여주는 구글 사이트가 대표적인 미시멀리즘 전략이다.


미니멀리즘(Minimalism)은 '최소 한도의,

최소의,극미의'라는 minimal에 'ism'을 덧붙인

'최소한주의'라는 의미다.


이는 노자의 사상과 일맥상통한다.

"무위하는 것이 최고의 유위"라는 노자의 '無爲之治'

사상은 미니멀리즘의 효시이다.


구글의 검색창은 미니멀리즘의 대표적 사례다.

구글은 제국을 건설했다.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고 했지만 4차혁명시대의 모든 길은 구글로 통한다.

이러한 구글의 시작은 작고 보잘 것 없었다.작은

네모박스 검색창 하나 이것이 구글의 출발이었다.

우주의 출발이 작은 점에서 출발했듯이 오늘날

구글 제국을 있게한 것은 정보검색에서 극단적 미니멀리즘 전략이었다.


당시 인터넷 세상을 호령하던 거대기업이었던

야후는 맥시멀리즘 전락이었다.초기화면에 최대한

많은 것을 노출시켜 방문자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전략이었다.날씨,뉴스,게임,카페,광고 등을 장황하게 초기화면에 늘어놓고 클릭수를 유도했다.

클릭수가 곧 광고수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글은 거꾸로 갔다.철저한 미니멀리즘이

구글의 전락이었다.초기화면에 검색창 하나만 덩거러니 배치했다.나머지는 사막처럼 텅비어 있었다.

마치 노자의 無의 세계처럼.


구글은 방문자들을 인위적으로 붙잡지 않고 자유롭게

놔뒀다.사용자들이 검색창에 정보를 입력한 후

필요한 정보를 얻으면 곧 바로 해당 사이트로 이동

하도록 설계하고,방문자가 자주 찾은 사이트를

상위에 랭크되도록 했다.


번잡한 것들을 다 드러내고 검색의,검색만을 위한,검색의 구글다움을 추구한 것이다.

이는 당시 인터넷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명적 사고였다. 야후가 검색과 무관한 잡스런 것들을

덕지덕지 붙이는 유위의 전략을 구사했다면

구글은 철저한 무위의 전락을 구사한 것이다.


결과는 구글이 검색시장의 80%를 장악하며

구글 제국을 만들었다.반면 야후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아픔을 겪었다.


이러한 구글의 미니멀리즘 전략은 노자의

무위지치 사상과 연결되어 있다.무위함으로 세상을

편하게 할 수 있고,무위는 세상만물을 낳을 수 있다

는 것이 노자 철학이다.


유가 있어 무가 쓸모 있는 것이 아니라 무가 있어

유가 쓸모 있는 것이라는 것이 노자 생각이다.


비움의 전락으로 세상을 정복한 구글의

창업자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아무리

바빠도 버닝맨이라는 사막축제에는 매년 참석

한다고 한다. 사막에는 팻말도 없고 경계도 없고

정해진 길도 없다.낮에는 해를 따라 밤에는

별을 따라 걷다보면 그것이 바로 길이 되는 것을

경험하는 사막축제에서 두 천재는 혁신의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경계가 없는 길,그것이 바로 노자의 道다.

도에는 경계가 없다.모양도, 크기도, 색깔도, 소리도,

이름도 없다.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것은 도가

아니다.구글은 네모박스 하나를 무심히 던져놓았다.

박스의 안과 밖은 텅비어 있고 소리도 색깔도

어떤 설명도 이름도 없다.어떻게 설명할 도리가 없어

검색창의 테두리는 선으로 그어놨지만 그것은

경계선이 아니다.구글의 첫페이지는 무한한

자유로움이 깃들어 있다.그곳에서 세상모두를

만나고 접촉할 수 있는 그 네모박스는 한없이

고요하고 스스로를 절대 뽐내지 않는다.가히

노자가 말하는 道의 모습을 하고 있다.


노자 도덕경 1장


도가도 비상도,명가명 비상명

道可道非常道,名可名 非常名

도를 도라 부르는 순간 그것은 항구적 도가 아니다.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것은 항구적 이름이 아니다.


무명천지지시,유명만물지묘

無名天地之始,有名萬物之母

무란 천지의 시작이요,유란 만물을 낳는 어머니다.


2500년 전 노자의 도덕경이 오늘날에도 미래에도

항구적으로 그 유용성을 입증할 것이다.

도는 무어라 딱히 말할 수 없으나 현묘하기 때문에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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