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은 것에서부터 비롯된다

by Plato Won
천연 대리석의 아릉다움의 원인은 수천만 년 묵힌 퇴적층의 조합에서 비롯된다


나무가 크고 뿌리 깊어지려면 커다란 물줄기를

필요로 하고 바람과 비, 때론 한풍과 폭설을

견뎌내야 한다.


기품이 깃든 소나무는 거북등 같은 외피를 가진다.

이런 외피는 무수한 세월 동안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훈장이다.

바위틈에서 뿌리가 자라난 소나무일수록 그 자태가

굽이치며 예사롭지 않다. 이는 뿌리들이 물을

찾아 처절하게 뻗어나가는 시련의 아픔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이처럼 보이는 것들의 원인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서

비롯된다.


"존재하는 것들의 외피는 항상 보이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보이는 것들은 항상 보이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헤겔의 법철학에 나오는 말이다.


헤겔은 국가라는 외피 안에 숨어 있는 법철학을

찾아내는 작업을 통해서, 국가의 구성요소를 인륜

안에서 설명하려 하였다.


헤겔에게 있어서 현실은 이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현실화된 이상의 개념을 찾아서 정리하려고

하는 직업이 바로 법철학의 작업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 녘에야 날갯짓을 한다."

미네르바는 고대 로마 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이다. 미네르바는 해질 무렵이면 언제나 산책을

하고 그때마다 부엉이를 데리고 다녔다.


왜 하필이면 지혜의 여신이 부엉이를 데리고

해질 무렵에야 산책을 했을까? 부엉이는 캄캄한

밤이라도 주변과 사물을 또렷이 살필 수 있는

눈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미네르바가 아무리 지혜의 여신이라 해도

부엉이의 도움 없이는 칠흑 같은 밤에는 사물을

분간하기 어렵다는 것 아니겠는가.


결국 때가 되어야 지혜는 무르익고 밤을 안전하게

거쳐야 새벽녘 희망의 빛 여명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지혜는 더디고, 부엉이는 황혼 녘에야 날갯짓을

해서 위험한 밤길을 밝힌다.


좋아 보이는 온갖 것들은 보이지 않는 피나는

훈련과 고난을 이겨낸 결과물이다. 아름다워서

아름다운 것이 아나라 그 과정이 아름다운 것이다.


투첼로스, 캐롤라인 켐벨, 주미강의 아름다운

첼로 연주는 그저 나오는 소리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시간 동안 수백 번 수천 번의 피나는 훈련

덕분이다.


무대 위에 올려진 안무가의 아름다운 율동은

그저 나오는 동작이 아니고 치열히 사유하고 질문

해서 철학을 입힌 주제를 수백 번 수천 번의 피나는

훈련 덕분이다.


중년의 기품 있는 자태는 그저 꾸민다고

꾸며지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그가 살아온 과정이

기품이 깃들어 묻어나기 때문이다.


외피로 보이는 것에 열광하는 시대,

그 보이는 것의 원인인 보이지 않은 것들에

더 주목해야 한다.


지금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서 비롯되었듯,

지금의 보이는 나는 과거 무수한 시간 동안

내가 살아온 결과이며, 미래의 나의 모습은

치열히 살아갈 앞으로의 나의 결과물이다.


미베르바의 부엉이는 황혼 무렵에야 날갯짓을 하고,

그 날갯짓으로 캄캄한 밤을 견뎌야 마침내

새벽녘 희망의 여명이 떠올라 벅찬 하루를 맞이

할 수 있다.


Plato Won

Plato Won 作.이 석양이 지면 캄캄한 밤을 지나야 여명을 맞이할 수 있다
Plato Won 作,희망의 빛 여명이 떠오르고 마침내 힘찬 하루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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